'잠원동 사고' 생존한 예비신랑이 예비신부 생사 묻지 않은 이유

2019-07-05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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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원동 붕괴사고로 매몰된 예비부부...예비신부는 결국 숨져
예비신랑 아버지가 병원에서 취재진에 전한 말 안타까움 줘

잠원동 붕괴사고 현장 / 이하 연합뉴스
잠원동 붕괴사고 현장 / 이하 연합뉴스

서울 잠원동 붕괴사고 현장에서 구조된 예비신랑 황모(31) 씨가 예비신부 이모(29) 씨 생사를 묻지 않은 사연이 안타까움을 줬다.

예비신랑 황 씨 아버지는 지난 4일 취재진에게 예비신부 이 씨가 숨진 사실을 황 씨가 알고 있느냐라는 질문을 받았다. 황 씨 아버지는 "(황 씨가) 얘기도 안 하고 물어보지도 않고 있다"며 "자기 품에서 죽은지 아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취재진이 아들 상태를 묻자 오른쪽 허벅지를 가리키며 "감각이 없고 현재 수액을 맞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황 씨 아버지는 불안한 듯 연신 응급실을 드나들었다. 황 씨 어머니는 응급실 대기실에 켜진 TV에서 붕괴사고 장면이 나오자 "어떻게 저런 일이..."라며 말을 잇지 못하고 흐느꼈다.

잠원동 철거업체 관계자들 조문 오자 '분을 참지 못한' 예비신부 부친 붕괴사고 당시 차량을 타고 가다 참변을 당한 예비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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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예비신랑 황 씨와 예비신부 이 씨는 차량을 타고 잠원동을 지났다. 그때 도로 옆에 있는 철거 중 건물이 갑자기 붕괴되면서 날벼락을 맞았다. 무너져 내린 건물 외벽이 예비부부가 타고 있던 차량을 덮쳤다.

이들은 잔해에 깔린 차량에서 4시간가량 갇혀 있다가 구조대에 의해 바깥으로 나올 수 있었다.

황 씨는 이날 오후 5시 59분쯤 중상을 입은 채 구조됐다. 황 씨는 구조 당시 의식이 있고 대화도 가능한 상태였으나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의식이 혼미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약 30분 뒤 구조된 이 씨는 결국 숨졌다.

내년 2월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는 이날 결혼반지를 찾으러 가기 위해 휴가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예비부부가 탔던 차량
예비부부가 탔던 차량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