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방 조주빈, 평소 했던 말과 글... 소름 끼치도록 '이중적'이다

2020-03-23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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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방' 조주빈 평소 생활
봉사활동에서 한 인터뷰, 칼럼 등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6)이 지난해 한 봉사활동에 참석해 매체와 인터뷰를 했다.

지난해 11월 인천시 부평구에서 조 씨는 보육원과 지역사회가 함께한 봉사 활동에 참여했다.업코리아

이날 행사 인터뷰를 맡은 매체에 조 씨는 "여러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으며 살아, 나 역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하다 군 전역 후 봉사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보육원 아이들과 더불어 운동회에 참여하니 내내 친근하면서도 새로웠습니다"라며 "어느새 봉사자와 수혜자의 관계가 아닌형과 동생, 오빠와 동생이 되어 편안히 즐길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봉사를 삶의 일부로 여기고 지속적으로 봉사할 계획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평소 특별할 바 없는 조용하고 평범한 학생이었다. 대학교 재학 당시에는 학보사 편집국장을 맡고 교내 독후감 대회에서 책 '개조심'을 읽고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평균 학점은 4.0 이상이었다.

조 씨가 졸업한 대학교 학보사
조 씨가 졸업한 대학교 학보사

학보사 편집국장 당시 학보사에서 낸 실수와 관련해 칼럼을 쓰기도 했다. 그가 쓴 칼럼 제목은 '실수를 기회로'다.

안녕하십니까 학우 여러분 언론해방의 신 새벽을 여는 인XXX 학보사 편집국장 조주빈입니다.

여러분은 뉴스를 자주 보시는지요? 요즘 뉴스 채널을 보시면 펑펑 수능 관련 이야기가 늘어가고 있다는 걸 느끼실 수 있으실 겁니다.

그걸 볼 때면 전 1년 전 제가 수능시험을 봤던 것이 떠올라 소름이 돋곤 합니다. 수능 때 큰 실수를 저질렀기 때문입니다.

당시 제가 가장 자신 있었던 과목은 바로 한국지리였습니다. 수십 번 수백 번 외우고 또 외웠기에 우스갯소리로 제가 선생님보다 더 잘 안다고 친구들에게 자랑할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수능 날, 전 한국지리 문제를 막힘없이 잘 풀었습니다. 시간도 많이 남아서 두 번 세 번 검토까지 해봤지요.

그 후 정답을 수혐표 뒤에 적고 의기양양하게 집으로 돌아와 답이 발표되기를 기다렸습니다. 몇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기다리던 답이 나왔고 전 좌절했습니다. 절반이상이 틀렸었기 때문입니다. 분명히 시험지를 들여다보고 있을 땐 보이지 않았던 오답들이 그제야 눈에 들어오더군요. 하지만 이미 지나간 시험 시간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이건 비밀인데, 몇 번 남몰래 침대에서 간절하게 기도도 해봤었습니다. 제발 시간을 돌려달라고 말입니다.

학보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번 발행하면 돌이킬 수 없지요. 그래서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저희 학보사 기자들은 꼼꼼하고 세밀하게 두 번 세 번 작성한 기사를 읽습니다. 그리고 발행할 때가 되면 더 이상 잘못한 점은 보이지 않게 되고 완벽하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없을거라 생각했던 실수들은 신문이 종이로 인쇄되어 나오는 순간부터 보이게 되더군요. 그럴 때면 머리를 움켜쥐고 책상에 몇차례 내려박습니다. 매월이고 속이 타고 가끔은 눈물이 질끔 나올 때도 있습니다. "정말 노력했는데, 왜 이런 실수를 했을까..." 하고 자책도 끊임없이 합니다.

지난 324호 신문에서도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큰 실수라서 굳이 적지는 않겠습니다. 지금 이 글을 적는 순간에도 귀가 벌겋게 달아오를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 또한 위안삼아 좋게 생각하려고 합니다.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테니까요. 무결점의 학보를 목표로 달려가겠습니다. 저희가 발전할 수 있도록, 따듯한 격려와 따끔한 질책 부탁드립니다!

편집국장 조주빈

조주빈 씨는 키 170cm정도에 80kg이 넘는 체형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8년 대학교 졸업 이후 그는 본격적으로 텔레그램 '박사방'을 만들어 활동했다.

박사방에서 그는 미성년자에 대한 성 착취물을 제작·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의자는 악랄한 수법으로 미성년자에게 접근해 그들의 성 착취 상황을 영상으로 녹화, 유포했다.

“중대한 범죄로 판단..” SBS가 '박사방' 운영자 신상을 그대로 공개했다 23일 오후 발표된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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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8시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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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한제윤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