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으로 위장해 범죄자들 신원 까발렸다” 텔레그램 방 '주홍글씨'
2020-03-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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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신문, 중앙일보 등 보도
범죄 의심자들 신상 공개하고 신원 추적

끔찍한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에 '눈에는 눈, 이에는 이'식으로 보복에 나선 사람들이 있었다. 텔레그램에는 자경단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만든 '주홍글씨' 방이 가해자들의 신상을 공개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6일 서울신문에 따르면 지난 14일에 만들어진 텔레그램 '주홍글씨' 방은 n번방 찾는 가해자들의 신상을 공개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성착취 영상물을 찾아 이 방을 찾은 사람들의 신상을 공개하고, 조주빈처럼 불법 비밀방을 운영하는 범죄자들의 신원을 추적해 경찰에 넘겼다.

"디지털 성범죄자를 음지로 끌고 와 갱생 시켜 양지로 돌려보내는 것"이 목적이라고 소개한 이 방에서는 반성문을 든 미성년 가해자의 얼굴과 나체 영상이 공개됐다. 이 방 운영자는 가해자가 컴퓨터 '메인보드'에 간장을 붓게 하는 등 엽기적인 행위를 시키기도 했다. 이 대화방 운영자는 다른 텔레그램 단체방에서 "협박할 거리 하나 잡고 천천히 죽이는 게 예술"이라며 "솔직히 사회정의보단 누군가의 사회적 인격을 살인하는 기분으로 한다"라고 말했다.
26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이 텔레그램 방 '주홍글씨'가 공개한 범죄 의심자 수는 200명 이상이고, 그들의 직업은 대부분 중고등학생이었다. 이 밖에는 회사원, 의사, 공기업 직원, 경찰, 군인 등이 있다고 밝혔다. 주홍글씨는 "범죄자의 인권은 고려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고, 만일 주홍글씨에서 삭제되고 싶으면 1만BTC(가상화폐 비트코인 단위, 800억 원 가량)을 내면 된다고 공지해 사실상 삭제가 불가능하게 했다.

주홍글씨가 공개한 범죄 의심자 중에는 '박사방' 관계자, 딥페이크 계정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방 운영자, 피해자를 찾아가 성관계하도록 초대된 남성을 뜻하는 '초대남' 등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범죄 의심자뿐 아니라 '리벤지 포르노'(보복성 음란물) 피해자라는 여성의 사진도 올라와 있어 2차 피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범죄 의심자의 여자친구, 가족 등 무고한 사람들의 사진이 공유되고 있어 허위사실 유포 위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