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명 사망한 '광주 붕괴 사고'… 시공사 현장소장, 사고 발생시각도 모르고 있었다

2021-06-10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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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나서 고개숙여 사과하면 뭐하나
권순호 대표도 현장소장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실제로 몰랐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이 10일 오전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광주 철거건물 붕괴 사고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뉴스1
정몽규 현대산업개발이 10일 오전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광주 철거건물 붕괴 사고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뉴스1
HDC(현대산업개발)이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철거 건물 붕괴 사고의 중요 쟁점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해 비난을 받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친 이번 사고의 발생지인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의 시공사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10일 오전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광주 철거건물 붕괴 사고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이번 사고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리며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면서 “사고 피해자와 유가족분들의 피해 회복, 조속한 사고 수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했다. 아울러 “이런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전사적으로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권순호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도 이날 붕괴 현장을 찾아 "일어나지 않아야 할 사고가 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신 분과 유가족, 부상 치료를 받는 분들께 말할 수 없이 죄송하다"고 했다.

그 역시 정 회장처럼 "사고 원인이 조속히 밝혀지도록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며 "원인 규명과 관계없이 피해자와 유가족에 대한 지원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10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지역 건물 붕괴 현장에서 국과수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전날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붕괴되면서 주행 중이던 시내버스가 매몰, 9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을 입었다. / 뉴스1
10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지역 건물 붕괴 현장에서 국과수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전날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붕괴되면서 주행 중이던 시내버스가 매몰, 9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을 입었다. / 뉴스1

문제는 권 대표와 현장소장 등이 사고 과정과 책임 소재 등 중요 쟁점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실제로 권 대표는 사고 당시 어떤 작업을 했는지 묻는 물음에 명확히 답변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비난을 샀다.

현대산업개발 보고 체계도 엉망인 것으로 밝혔다. 권 대표는 철거 작업자들이 이상 징후를 발견한 뒤 사고가 발생할 때까지 아무런 보고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장소장 역시 사고 전후 사정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식으로 답해 논란이 일고 있다. 그는 붕괴 현장 근처에서 작업 과정을 지켜봤다면서도 작업자들이 대피한 시각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심지어 사고 발생 시각조차 제대로 모르는 것은 물론 철거 공사 감리자가 현장에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해 취재진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