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29층' 걸어서 배달하고 내려오는데...다시 올라와서 '가져가라' 합니다”

2022-11-16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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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고장 났는데 배달 앱으로 주문
찜닭 들고 땀과 눈물 뒤범벅 된 배달 라이더

한 배달 앱 기사의 사연이 모두를 공분하게 했다.

기사와 관계 없는 사진 / Ki young-shutterstock.com, MBC '자체발광 오피스'
기사와 관계 없는 사진 / Ki young-shutterstock.com, MBC '자체발광 오피스'

지난 14일 JTBC '사건반장'에서는 여성 배달 기사 A 씨가 겪은 사연이 소개됐다.

직접 제보한 A 씨는 경기도 시흥 소재 한 찜닭 가게에 들어온 배달앱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 배달 목적지인 한 아파트로 향했다.

아파트에 도착한 A 씨는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 바로 엘리베이터가 고장 난 상태였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최종 배달 도착 층수는 무려 '29층'이었다. 배달 앱 요청사항에도 '엘리베이터가 고장 났다'는 내용은 적혀있지 않았다.

A 씨는 다른 배달도 밀려있던 탓에 직접 걸어 올라가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해 주문자 B 씨와 통화를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생각을 바꾼 A 씨는 옆 아파트에 다른 배달을 먼저 다녀오기로 했다. 그 사이 주문자 B 씨와 통화가 성사됐다.

그러나 B 씨는 다짜고짜 "우리 아들도 좀 전에 걸어 올라왔다. 여기까지 오는 것은 배달원의 책임"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결국 A 씨는 29층까지 계단으로 걸어 올라가 배달을 완료했다.

문제는 이때부터 시작됐다. A 씨가 14층까지 다시 내려왔을 무렵 B 씨가 갑자기 "찜닭을 회수해가라"며 환불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환불 이유는 배달 시간 50분을 넘겼다는 이유였다.

결국 A 씨는 29층으로 다시 올라가 찜닭을 갖고 내려왔다. 모든 과정을 겪은 A 씨는 땀과 눈물로 뒤범벅된 상태였다.

B 씨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배달앱 리뷰란에 해당 가게에 별점 1점을 주며 "여기 음식 신중하게 주문해라. 태어나서 부정적인 리뷰나 사소한 컴플레인도 해본 적 없는 사람이다. 피해구제 요청 소보원에 하겠다"고 오히려 목소리를 높였다.

찜닭집 사장 C 씨는 "가게를 운영하는 것에 회의감이 들었다. 스트레스로 두통이 심해 이틀간 가게를 닫았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누리꾼들은 "진짜 참교육 하고 싶다", "똑같은 사람 만나서 당하길" 등 주문자 B 씨의 태도를 비판했다.

home 김유표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