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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나이테(1) 2012.01.27 17:16 u_level달나시

 

이 사진을 보세요. 뭘까요? 징글징글 지긋지긋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징글지긋한 기생충입니다. 인체도, 동물의 체내도 아닌, 우리 뒷산의 소나무에서 끄집어 낸 기생충, ‘소나무 에이즈’로 더 알려진 재선충의 정체입니다.

‘그런데 이걸 어디서 찍었어?’

이러한 말 못하는 나무들의 병을 돌보고 있는 ‘나무병원’이 있습니다. 앞산 뒷산은 물론 우리 집 정원의 병든 나무도 진료해 주는 병원이 있다는 것을 아셨는지요. 전화상담에서 출장진료까지 돕는 경기도 공립 나무병원을 다녀왔습니다.

 

 

지난 15일, 경기도 오산 물향기수목원에선 작은 현판식이 있었습니다. 원내 소재한 ‘경기도나무병원’이 ‘경기도 공립 나무병원’으로 개명하며 새 이름을 얻은 거였죠.

하지만 중요한 것은 개명에 앞서 나무병원의 존재였습니다. 분재에 정원가꾸기에 이젠 도심에서도 녹지바람이 불건만 아직도 많은 이들이 나무를 돌보는 병원의 존재는 모릅니다. 우리 집 뜰 앞의 나무가 병들었을 때 처방전을 내려줄 병원을 알고 있다면 마음 든든하지 않겠습니까.


 

경기도 나무공립병원은 97년 ‘경기도 나무병원’으로 개원했습니다. 녹지의 커다란 나무들은 물론 도민들의 자택 내에 아름드리 자리 잡은 나무까지 그간 도내 수목들을 진찰하면서 ‘나무들의 진료소’ 역할을 해 왔습니다. 담당자는 녹지연구사 2명과 예찰원 5명으로 지난 한해 일반 도민들에게서 받은 ‘우리 아이가 아파요’ 상담건수만 200건. 이 중 50~60퍼센트는 전화상담만으로 그치지 않고 나무의사가 직접 댁을 방문해 진찰 및 처방전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지난 15일, 십수 년 간 수목원 자체 비용만으로 운영되던 이 병원은 산림보호법 확대개정 시행을 맞아 산림청의 지원을 받는 ‘공립병원’으로 이름을 바꿔달았습니다. 이젠 기존의 수목피해 민원처리와 소나무에이즈 퇴치뿐 아니라 수목을 가꾸는 조경수의 관리교육까지도 맡으면서 보다 큰 병원이 됐습니다. 
 


그런데 소나무 에이즈라니. 이미 그 높은 악명을 접한 분도 있겠으나 생소한 분도 있을 겁니다. ‘재선충’이란 벌레가 기생해 소나무를 말라 죽이는 병을 일컫는 것으로 매해 수많은 나무가 이 병으로 목숨을 잃었죠. 한번 걸리면 거목도 피해갈 수 없습니다. 도내에서 이 병을 앓는 소나무를 찾아내어 확산을 막고 연구하는 것이 이 병원에서 맡는 또 하나의 주 임무입니다.

사진은 어느 나무의 조직샘플입니다. 샘플에 시약을 넣어 재선충의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는데 어떻게 벌레를 바깥으로 나오게끔 할까요?


 

각 샘플엔 이렇듯 시약이 타고 아래로 흘러내리도록 망이 씌워져 있습니다. 여기에 재선충이 시약을 따라 흘러들어간다는군요. 연구원 말에 따르면 “심할 경우 샘플의 50퍼센트가 소나무에이즈에 걸려있다”고 합니다.

이 병은 아직 치료제가 없습니다. 게다가 하늘소 벌레를 통해 옆 나무로 전이되는 매개체에 의한 유행병이라 더욱 문제가 큽니다.


 

재선충의 크기는 1밀리미터가 채 되지 않아서 육안으로 식별하긴 힘듭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육안으로도 뭔가 미세한 것이 보이는데요, 안타깝게도 이 샘플엔 재선충이 득시글하군요.

자 시간이 됐습니다. 현미경을 통해서 확인을 하는 시간입니다. ‘으윽 또 보여줄 거냐’ 하시는 분들 정답입니다. 두 번 보여드립니다.


 

현미경에 카메라를 들이대어 안을 살폈더니 이렇습니다. 
그런데 이 미세한 벌레가 어떻게 소나무 같은 커다란 나무를 말라죽게 하는 걸까요. 권건형 경기도산림환경연구소 나무연구팀 녹지연구사, 그러니까 이 나무병원의 의사선생님은 “일단 나무속으로 단 한 쌍만 들어가면 불과 20일 후 20만 마리로 개체가 늘어난다”고 밝힙니다. 하루 평균 1만 마리가 늘어나는 셈입니다. 이렇게 되면 나무속에서 수분이 통하지 못하고 막히면서 말라죽게 된다는군요. 인체로 따진다면 혈관을 막아버리는 무서운 증식력의 기생충입니다.


 

불행하게도 병에 걸린 소나무는 회생 불가능 판정을 받고 처분됩니다. 더 이상 확산을 막고자 비닐로 봉해진 뒤 베어진다고요. 그러나 증세가 의심된다고 함부로 베진 않습니다. 재선충이 아닌 다른 기생충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DNA실험실에서는 샘플의 유전자까지 분석하여 재선충이냐, 일반 ‘선충’이냐를 판독한 뒤 후자일 경우는 그냥 둔다고 합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이 병이 일반 가택 내 정원의 소나무로까지 옮는 경우는 드물다고 합니다. 권건형 연구사는 “가끔 ‘우리 나무가 말라죽어가는데 소나무에이즈 아니냐’고 문의하는 분이 있어 방문하지만 대개는 다른 이유”라고 밝힙니다.

그럼 도민들이 가장 많이 문의해 오는 ‘우리집 나무가 아파요’ SOS구조신호의 나무종과 확진 병명은 무엇일까요. 그런데 이것도 우연찮게 소나무입니다. 권건형 연구사는 “민가의 정원에서도 가장 많은 상담 및 방문 요청을 받는 것이 소나무”라며 “가장 흔한 병은 소나무류 잎떨림병”이라고 서적을 펼쳐 증상을 보여줬습니다. 다행히도 이 병은 80~90퍼센트의 치료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전국엔 9개의 나무병원이 있으며 모두 같은 날 공립병원으로 이름을 바꿔 달았습니다. 권건형 담당자는 4천만 원짜리 라이카렌즈 현미경을 보여주면서 “9개 병원 중에서도 우리 병원이 시설 면이나 효율 면에선 가장 뛰어날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상담 및 방문진단 접수 절차는 간단합니다. 다만 증상 설명이 너무 간단하면 서로 간에 애로사항이 많다는 게 병원 입장입니다.

“우리 병원에 상담을 요청하고 싶다면 전화를 주셔도 되고, 인터넷 홈페이지로 하셔도 돼요.”

“인터넷이라면 거기서 증상 확인하고 곧장 처방이 내려질 수도 있겠네요.”

“그런데 그러질 못해요. 게시판에 올라오는 증상 태반이 ‘우리 나무가 말라죽어가요’거든요. 이것만 가지고선 가늠을 못해요. 그나마 사진파일을 첨부해 주시면 그걸 보고서 뭔가 알 수도 있지만 결국엔 전화상담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그 중 상당수는 현장방문으로 이어지죠.”

 

 

공립나무병원에서 내리는 처방전입니다. 97년 개원한 이래 여기다 ‘진단불명’이 찍힌 경우는 한두 건에 불과했다고요.

중요한 것은 이러한 상담과 진단, 현장방문과 처방 서비스가 유료냐 무료나 하는 점입니다. 진단을 받고 싶은데 유료면 부담스럽다는 분들 안심하세요. 공립나무병원은 전액 무료입니다. 
“대신 우리 진료는 진단과 처방전발급까지예요. 외과수술이나 시술, 약재살포 등 치료나 수술 단계는 원칙적으로 직접 하지 않고 주인에게 ‘이런 약을 뿌려라’하고 알려주거나 사립병원에서 시술 및 수술을 하도록 맡깁니다.”

“말하자면 나무들의 보건소라 할 수 있겠네요.”

참고로 전국엔 150여 사립나무병원이 있으며 때로는 여기서 현미경 연구가 필요한 ‘환자’의 샘플을 보내와 의뢰하기도 한다는군요.


 

진료상담을 원하시는 분은 경기도산림환경연구소 홈페이지( http://forest.gg.go.kr )나 전화 031-8008-6657을 이용하시면 됩니다. 샘플을 채취해 우편으로 보내주시거나 분재의 경우는 직접 가져와 방문하는 분도 있다고 합니다.

현장방문을 의뢰할 시 대기 소요시간은 약 일주일입니다. 가장 문의가 많은 4~5월, 그리고 추석 전후엔 열흘 정도 걸리기도 합니다.

권건형 녹지연구사는 “나무에 애정을 갖고 문의한 분들의 경우는 설령 회생이 불가능하더라도 하는 데까지 해보고 싶다며 부탁해온다”며 “그럴 경우에도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건 다 처방해 드린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방문해보면 실제로 병에 걸린 경우도 있지만 나무가 생육하기에 부적합한 장소나 환경 문제일 경우도 많다며, 이럴 땐 해결방법이 더 빠르다고 고민만 말고 한번 상담해보라고 말합니다. 그러니 나무를 가족처럼 돌보는 분이라면 치료가 필요할 때 부담 없이 상담을 요청해 보세요. 경기도 공립나무병원은 지하철 1호선 오산대역을 나와 도보 5분인 물향기수목원에 있습니다.

 

글 사진 경기도청 블로그(달콤한 나의도시 경기도) 권근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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