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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나이테(1) 2012.12.13 15:00 u_levelposco

 

"중국 발 세계 철광석 선점 전쟁"

 


2009년 7월.  중국 당국은 세계 최대 호주 철광석 기업인 리오 틴토(Rio Tinto)그룹의 중국지사에 근무하던 중국인 4명을 스파이 등 혐의로 구속했다.  앞서 2004년경부터 리오 틴토와 국제 철광석 메이저들의 카르텔 앞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던 중국의 이 보복성 극약처방은 피의자가 자국민이었기에 국제적인 파장이 크진 않았으나, 세계 철강산업 전반에 큰 충격파를 던졌다.

 

 

[중국지사 직원 구속 후 재판을 위해 상하이인민법원에 들어서는 리오 틴토 소송 관계자들.  세계 최대 철강업체 리오 틴토에 대한 중국 당국의 사법적 압력행사는 이미 5년 이상 물밑에서 가열돼 온 글로벌 철광석 선점경쟁을 표면화하는 상징적 사건이었다.]

 


바오스틸, 서우강, 안강 등 당시 성장가도에 들어선 중국 철강업체들의 과도한 원료 수요가 몰고 온 철광석 선점전쟁은 이 사건을 계기로 가열됐다.  사실 이미 발레, 리오틴토, BHP빌리턴 등 3대 철광석 업체와의 가격협상에 실패하고 수세에 몰린 중국 철강회사들은 점점 오르는 철광석 원가압력을 감당하지 못하고 급기야는 2001년부터 시작해 온 호주 철광산 지분확보에 본격 나선다. 

 


결국 중국의 철광석 욕심은 산지가격을 톤당 100달러 위로 훌쩍 올려놓고 만다.  세계 철강업계는 안정적인 철광석 수급을 위한 한바탕 전쟁에 나섰다.  2010년 초부터 상승압력을 받던 철광석 가격은 하반기 들어 톤당 109달러~159달러대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글로벌 철강업계를 궁지로 몰아가게 된다.

 


2011년 들어 유럽과 미국의 경기침체 여파로 중국 철강업체들은 이미 확보한 막대한 철광석을 제대로 써보지도 못한 채 큰 폭의 적자행진을 거듭하게 된다.  급기야 항구마다 철광석이 산더미로 쌓이고, 누적재고가 1억 톤에 이른다.  중국 발 철광석 전쟁은 글로벌 철강업계에 큰 짐을 지운 채 이렇게 끝난다.

 

 

[중국 산둥성 칭다오(靑島)항 화물 부두에 산더미처럼 쌓인 1500만t의 철광석.  중국이 시작한 철광석 전쟁의 결과는 처참했다.]

 


"인도 발 철강 M&A 광풍"

 


2006년 6월.  글로벌 철강업계는 인도 발 대지진을 겪게 된다.  당시 세계 1위 철강업체인 인도의 미탈이 2위 철강업체인 프랑스의 아르셀로를 합병하면서 조강능력이 2위 신일본제철의 3배에 달하는 초거대 기업 아르셀로미탈로 우뚝 선다.

 

 


[아르셀로미탈의 락슈미 미탈 회장.  타고난 상술을 지닌 그는 세계 철강산업에 인수합병 쓰나미를 일으켰으나, 결국 그 최대 피해자가 됐다.]

 


아르셀로미탈 락슈미 미탈 회장은 철강공장 한번 짓지 않고 인수합병만으로 세계 철강 선두에 올라서서 부실화 조짐만 보이면 사정없이 M&A에 나선다.  글로벌 철 기업사냥이 시작된 것이다.  아르셀로미탈은 카자흐스탄, 브라질, 프랑스 등 국가와 기업을 가리지 않고 철강 인수합병에 나섰고, 큰 몸집은 더욱 부풀려졌다. 

 


미탈 회장의 타고난 상술과 M&A 비법, 그리고 개인자산 세계 5위(34조원)인 그의 엄청난 자금력으로도 '달리는 코끼리'의 가속력을 감당하기엔 어려웠다.  2008년 하반기에 들자 이 거대한 미탈은 눈덩이 적자를 내기 시작한다.  2008년 11월 아르셀로미탈은 결국 9천여명의 직원을 감원하면서 구조조정에 들어간다.  이미 당시 세계 많은 철강회사들도 적자를 내기 시작했으나, 미탈의 그것과는 규모도, 양상도 달랐다.  여러 계열사들을 매각해 대규모 자본을 회전했지만 자금순환은 개선되지 않았다.  2012년 11월 현재 미탈의 신용도는 정크본드 수준(Baa3)까지 추락했다.

 


요 며칠 전인 26일, 프랑스 아르노 몽트부르 산업장관은 아르셀로미탈에 "프랑스 내 모든 사업에서 철수하길 원한다"면서 심지어 "아르셀로미탈은 거짓말쟁이, 공갈범"이라는 모욕적인 표현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앞서 아르셀로미탈은 지난해부터 진행 중인 구조조정 과정에서 프랑스 플로랑즈 지역에서 두 개 용광로를 폐쇄하고 629명을 감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EU 경제위기 속에서 악전고투하던 프랑스 정부에 큰 짐을 지웠다.

 


2012년 현재 전 세계 철강 생산능력은 20억t 수준.  이 중 4분의 1인 5억t이 남아돈다.  미탈의 인수합병 쓰나미가 몰고 온 치킨게임의 결과이기도 하다. 

 

 

[중국 철강공장마다 재고가 쌓여가고 있다.  글로벌 철강업계는 저마다 몸집 부풀리기에 나서면서 얻어진 막대한 생산력으로 인해 판로를 찾지 못하는 신세가 된다.]

 


"포스코,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글로벌 철 전쟁은 무조건 몸집을 키우기만 하면 되는 무제한급 복싱게임이나 스모는 아니었다.  몸집이 너무 작은 철강기업들은 인수합병의 먹잇감이 되었고, 너무 큰 기업들은 부실화로 전락했다.

 


정부의 강력한 계획경제 그늘 아래 있는 중국 철강업계를 제외하면 그나마 생존능력을 가졌다고 평가되는 대표적인 사례가 포스코와 신일본제철 정도다.  두 회사는 기술력에서 세계 선두그룹에 속한다는 공통점을 지니며, 아르셀로미탈의 적대적 인수합병 앞에서 ‘적과의 동침’으로 강력한 공조를 유지한 바도 있다.  현재까지도 신일본제철은 포스코 지분을 5%, 포스코는 신일본제철 지분을 3.5% 가량 확보하는 등 동반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포스코는 지난 7월 신일본제철이 제기한 특허소송에 대해 강하게 대응하는 등 경쟁우위를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모습이다.

 


독자 기술력.  기업 생존능력을 설명할 수 있는 핵심요소다.  규모와 자금력은 시장상황 변화에 대응하는 데 한계를 가지지만, 기업이 시장을 스스로 지키고 그 시장을 배경으로 경쟁사와 맞설 수 있는 유일한 무기는 기술력뿐이다.

 


포스코가 보유한 ‘파이넥스 공법’ 등 낮은 원가와 친환경 기술을 비롯해 열연강판 가공기술 및 니켈합금 기술은 세계 독보적 기술력을 대변한다.  포스코는 현재 2만 건의 출원특허 중 권리가 소멸되거나 취소된 것을 제외한 1만5천여건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신규 출원 건수가 더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면서 제철, 제강, 합금, 주조, 강판도금 등 거의 전 분야에서 일본과 독일기업들을 제치고 독보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조강능력에서는 세계 5~6위를 다투는 포스코가 세계 최고 철강회사로 통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파이넥스 공법 개념도.  2007년 5월 포스코가 상용화한 이 공법은 석탄과 철광석을 사전에 가공하지 않고 사용하는 코렉스 공법을 더욱 발전시킨 것으로 기존의 용광로 공법에서는 가루형태의 철광석과 유연탄을 덩어리로 뭉친 다음 용광로에 집어넣어 녹이는 데 반해, 이 공법은 철광석과 유연탄을 덩어리로 만드는 과정 없이 가루 형태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따라서 투자비와 원가가 크게 절감되고 공해발생이 거의 없는 획기적인 공법이다.]

 


포스코는 그 간 철 전쟁에 맞서 중국법인 포스코차이나를 통해 외연확장에 나서는 면모를 보여 왔다.  포스코는 2011년부터 중국진출을 다욱 가속화해 톈진과 옌타이 등 16곳에 자동차 강판 가공센터를 비롯 중국 전역에 40여개 생산ㆍ판매ㆍ투자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는 기업 몸집 부풀리기보다는 시장밀착형 사업 외연 확장을 위해 중국에 생산기반 및 물류, 판매기반을 구축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사진은 중국 장자강에 위치한 연 100만톤 케퍼 포스코의 스테인리스 생산센터(ZPSS) 준공식 모습]

 


포스코는 철 전쟁 직후 찾아든 유럽 발 글로벌 경제위기 한파 속에서 가장 견실한 생존능력을 보인 철강기업에 속한다.  크게 보면 경쟁력 저변에 세계 최고 기술력이 깔려있고, 포스코의 주 시장기반인 국내 및 중국 경제가 세계경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인 점도 생존환경에 크게 기여했다.

 


2012년 들어 포스코는 열연강판 등의 내수회복세를 바탕으로 영업실적이 개선되고 있으며, 영업이익 상황도 안정세를 보였다.  올 3분기에 국내외 철강사들이 거의 적자에 허덕인 반면 포스코는 각각 9.2% 영업이익률을 올렸다.  또한 세계적인 철강불황 여파로 포스코 역시 신용등급이 평가기관에 따라 한 단계 씩 내려간 ‘Baaa1' 혹은 ’BBB+'를 기록했으나, 여전히 신일본제철(BBB), JFE스틸(BBB-), 아르셀로미탈(BB+), 바오스틸(BBB)보다는 우량한 수준이다.

 


"미래 10년을 향한 포스코의 ‘선택과 집중!’"

 


최근 수년 간 포스코는 글로벌 철강시장 내 혼탁경쟁과 케퍼 경쟁에 따른 수요부족 등 철강위기에 대응해 방어전략과 공격전략을 동시에 전개해 왔다.  M&A 위협에 대응한 지분구도 안정화와 신일본제철 등과의 제휴강화가 방어전략이었다면, 중국진출과 에너지, 2차전지 등 신소재 사업으로의 영역 확대라는 공격적 경영에 나섰다.

 


특히 철강 및 철강 외 분야로의 사업확장 과정에서 부채증가와 유동성 저하 등 재무구조 악화를 경험한 포스코는 최근 9월과 10월을 지나면서 재무건전성을 점차 회복하고 있다.  현 단계에서는 신규사업 부문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비전 재검증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미 대우 인터내셔널 자회사 매각을 포함해 사업 구조를 재편, ‘철강-소재-에너지’ 중심의 주력군을 형성한다는 계획을 공표한 바 있다.

 

 

[포스코의 계열사 포스코켐텍이 작년 9월 충남 연기에 연산 2,400톤의 2차전지 음극재 생산공장을 착공했다.]

 


내부 계열화 정비사업도 눈길을 끈다.  지난 9월 포스코는 포스코엠텍과 포스코켐텍 등 계열사들이 갖고 있는 자회사들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기준 포스코의 계열사는 30여개에 달한다. 이들 계열사가 보유중인 2차 계열회사까지 포함할 경우 전체 포스코 계열 법인은 70개에 달한다.  이번 구조조정 대상 계열사 가운데 한 곳으로 지목된 포스코켐텍의 경우 포스칼슘(지분율 86.67%)과 포스그린(지분율 60%)을 흡수 합병하는 등 올해 안에 10개 계열사를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포스코가 글로벌 철강위기 속에서도 사업다각화에 나선 것은 장기적인 철강시장 침체에 대응해 에너지, 소재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위기 드라이브 전략이었다.

 


이 과정에서 계열사가 70개나 늘어나 문어발식 확장이라는 의혹을 받기도 했지만 광고대행사, 그룹사 건물 등 재보험을 담당하는 보험중개회사, 합작파트너의 철수로 지분이 상대적으로 높아져 계열사에 편입된 소모자재 구입 회사 등을 제외하면 모두 철강, 에너지(건설), 소재 등 핵심사업군에 집중돼 있다.

 


전문가들은 2014년 무렵 철강시황의 회복을 조심스럽게 예측하는 분위기이지만, 그렇다고 예전과 같은 고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에너지, 소재분야의 투자는 포스코의 미래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는 핵심 키다.  어려운 경영 여건 속에서 새로운 분야의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으나, 미래를 기약한다는 측면에서는 타이밍을 늦추기보다 당기는 것이 유리하다. 

 


2008년 금융위기 때를 비춰 봐도 당시 1조원 수준을 투자해 인천 제5,6발전기를 증설하지 않았다면 오늘날 국내 최대 민간발전회사 포스코에너지는 없었을 것이다.  철강분야에서 가장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포스코가 조만간 에너지에 이어 소재분야에서도 확실한 글로벌 강자로 자리 잡으면 당분간 포스코의 위상을 넘볼 기업은 없어 보인다. 

 


더욱이 내년도까지 철강불황이 지속하리란 전망이 지배적인 현 상황에선 공격보다 수성(守城)이 먼저다.  군살을 빼고 체질을 강화해 시장의 위기신호에 총력 대응하는 것이 급선무다.  탄탄한 기술력과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량한 재무구조, 그리고 주력시장의 철강 수요 등 모든 경쟁요소에서 포스코는 불리하지 않다.

 


오랜 철강불황이 끝나고, 시장이 기지개를 켤 시점, 앞으로 1~2년 안에 진정한 스틸-메이저이자 절대강자로 도약할 기회는 포스코에게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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