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와 팝아트투어 주최자 '손가락욕' 해명

2013-04-17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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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팝아트협동조합' 페이스북] 팝아트협동조합 강영민 대표(@misocih


[출처='팝아트협동조합' 페이스북]


팝아트협동조합 강영민 대표(@misociheart)가 ‘박정희와 팝아트투어’ 참가자 중 한 명이 육영수 여사 모형에 앞에서 한 '손가락욕'에 대해 해명했습니다.


지난 16일 강 대표는 페이스북으로 "행사의 취지가 언론에 왜곡 보도되어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박정희 전 대통령을 모욕하기 위한 의도가 결코 아니었다"고 밝혔습니다.



['손가락욕' 논란이 됐던 ‘박정희와 팝아트투어’ 참가자 오키드 레드(Orchid Red) 페이스북에 공개된 사진]


다음은 강 대표가 '팝아트협동조합' 페이스북에 공개한 해명 글 전문입니다.


‘박정희와 팝아트투어’에서 벌어진 사건과 행사취지에 대한 해명 글

안녕하세요. ‘박정희와 팝아트투어’를 기획한 팝아트협동조합의 대표 강영민입니다. 저희가 기획한 ‘박정희와 팝아트투어’의 참가자중 한명이 육영수 여사 모형판넬 앞에서 손가락 욕을 한 것이 물의를 일으키고, 행사의 취지가 언론에 왜곡 보도되어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이에 대한 해명과 행사취지를 설명 드리고자 합니다.

이번 행사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현대사를 공부하자는 목적으로 지난 13일, 하루 일정으로 ‘박정희대통령기념도서관’, ‘박정희대통령생가’를 돌아보는 투어형식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참가인원 대부분 젊은 예술인들이었기 때문에 퍽 자유분방한 분위기였습니다. 행사 중 각자 나름대로 감상을 얘기하고, 또 자신만의 해석과 표현을 하며 그 모습을 사진에 담기도 했습니다.

대중에게 잘 알려진 낸시랭 작가는 “평소 박정희 전 대통령을 존경해왔다. 이번 기회에 더욱 그 분을 잘 알고 싶다”며 방송스케쥴까지 변경해가며 참가했습니다. 다른 참가자들도 열의과 관심이 없었다면 주말 오전부터 하루 종일 진행되는 투어에 참가할 엄두를 내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손가락 욕을 한 참가자는 ‘오키드레드(Orchid Red, 25, 본명 이주혜)’라는 이름의 여성작가로서 이화여대 조소과를 졸업하고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는 신진작가입니다. 주로 성적인 소재를 통해 인간의 실존과 여성의 해방이란 메시지를 표현해왔습니다.

그녀는 동아일보 인터뷰를 통해 자신은 육영수 여사를 향해 욕을 한 것이 아니라고 직접 해명했습니다. 인용해보자면, “내 손가락 방향을 보면 육영수 여사가 아니라 그 사진을 보는 ‘박정희 빠(열혈지지자)’에게 욕을 하는 것. 박정희는 이미 죽었지만 사실 죽지 않았다. 박근혜가 대통령이 된 것이 이를 증명한다”라는 내용입니다. 또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박대통령에 대한) 무지와 폭력을 계몽하기 위한 의도였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비록 작가의 의도가 욕영수 여사를 모욕하기 위함이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대중에게 오해를 살 여지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술가의 의도란 관객의 해석에 의해 열려있고 만들어져 가는 것이니까요. 또 그런 상호작용의 소통과 충돌을 통해 의미 있는 공론장이 펼쳐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키드레드 작가는 앞으로도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계속 알리겠다고 전달해왔습니다.

행사의 기획자이자 진행자로서 참가자들의 자유관람행위를 전면통제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될 것입니다. 대상이 자유분방한 젊은 예술가들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인을 모신 곳에 보다 경건한 마음으로 임해야 함을 강조하지 못한 것은 주최 측의 불찰입니다.

저희가 서울 상암동에 소재한 ‘박정희대통령기념도서관’을 찾았을 때, 기념관측에서도 환대해주셨고, 참가자들은 낯설었던 박대통령과 근대화의 족적을 즐겁게 관람했습니다. 평소 익숙했던 주입식 업적 나열이 아닌 섬세하게 연출 된 전시를 통해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선입견이 깨지고 대한민국의 근대화과정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물론 훌륭한 기념관을 만든 ‘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회’의 공이자 예술성일 것입니다.

또한, 사업회 측에서 ‘박정희생가’의 책임자를 연결 해주셔서 구미에 내려가 보다 쾌적한 관람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일행 중 일부는 고인을 모신 제단에 참배도 하였음을 밝힙니다. 환대해주신 ‘박정희생가’ 측에도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근대화를 견인하고 격정과 투지의 현대사를 관통한 상징적인 인물입니다. 그 인물이 가지는 중요성에 비해 청년세대가 박대통령과 역사에 대해 무관심하고 무지하다는 점에 대한 반성으로 이번 행사가 기획되었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 드리지만 저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모욕하기 위한 의도가 결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젊은 세대 층에 박대통령의 예술적인 면모나 인간적인 면모 등 잘 알려지지 않은 모습까지 알려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열린 해석을 도모하고자 했습니다.

행사의 공동기획자이신 디자인평론가 최범 선생님의 말씀을 빌자면 이번 행사가 “역사공부+감성여행+예술교육+퍼포먼스+정치적 실천, 이 모든 것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부족한 부분에 대한 지적은 달게 받을 것이며, 앞으로 더욱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비록 우발적이고, 오해에서 비롯된 일이라 하더라도 고인을 기리는 분들에게 불편한 마음을 들게 한 점에 대해 행사주최자로서 깊이 사과를 드립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앞으로도 박 전 대통령과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보다 섬세하고 진지한 자세로 참가자들에게 소개해야겠다는 책임감을 느낍니다. 그리고 다가오는 ‘5.18과 팝아트투어’에서는 참가자들 뿐 만아니라 관심 갖고 지켜보는 시민들에 대한 책임과 예의를 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강영민 팝아트협동조합 대표


home 김도담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