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수출용 가스관 북한 경유 아닌 동해 해저 건설 가능"

2013-10-08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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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러시아 천연가스를 한국으로 수

[사진=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러시아 천연가스를 한국으로 수출하기 위한 가스관을 동해 해저를 따라 건설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막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이같은 구상을 밝혔다.

러시아 극동 연해주의 블라디보스토크와 한국을 잇는 해저 가스관은 길이가 650~900km 정도이며 동해 수심은 최대 3km에 이른다고 통신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해저 지형의 복잡함을 들어 동해를 관통하는 가스관 건설에 부정적 견해를 밝혀왔다.

푸틴 대통령의 언급은 북한을 경유하는 가스관 건설 프로젝트가 북핵 문제로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북핵 문제가 단시일 내에 해결될 전망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러시아가 북한 경유 노선만을 고집하지 않고 비용이 더 들더라도 동해 해저를 관통하는 가스관 건설을 검토할 수 있다는 의사 표시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총연장 1천100km 정도의 북한 경유 가스관의 경유 건설 비용이 25억 달러 정도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국과 러시아는 지난 2008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때 러시아 극동에서 출발해 북한을 거쳐 한국으로 연결되는 가스관 건설 사업에 합의했다. 애초 계획에 따르면 30년 이상 러시아산 가스를 한국으로 공급하기 위한 이 가스관은 2015년까지 건설될 예정이었다.

북한 경유 가스관 사업은 상대적으로 값싼 러시아 천연가스를 한국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경제적 이익 외에 남북한 관계를 개선하고 한반도 안정화에 기여하는 정치적 부수 효과를 가져다 줄 프로젝트로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당사국인 남북한과 러시아 간의 여러 차례에 걸친 협상에도 불구하고 사업은 지금까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북한을 경유해야 하는 가스관의 안정성 문제와 가스 공급가에 대한 한-러 이견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러시아 측은 애초 북한 경유 가스관 건설에 적극적이었던 한국이 최근들어 사업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러시아산 가스의 한국 수출을 위한 가스관 건설 문제는 오는 11월 중순으로 예정된 푸틴 대통령의 한국 방문 시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주요 의제 가운데 하나로 다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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