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림사건' 실제 피해자가 노무현에 쓴 편지"

2013-12-20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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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무현재단 노무현사료관]영화 '변호인'의 흥행으로 '부림사건'이 다시 주목 받고 있

[사진=노무현재단 노무현사료관]

영화 '변호인'의 흥행으로 '부림사건'이 다시 주목 받고 있는 가운데, 해당 사건 피해자가 쓴 편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시사IN은 지난 9일 자 325호에 '부림사건' 실제 피해자 송병곤 씨가 보내온 노무현 전 대통령 회고글을 실었습니다.(☞회고글 전문 보러가기)

송 씨는 시사IN에 보낸 회고문에서 "'바보 노무현'이라고 불리는 당신을 처음 만난 날은 1981년 여름 어느 날, 저는 부림사건의 피고인이었고, 당신은 변호인이었다. 제 나이 만 22세, 당신의 나이 35세. 이제 와서 나이를 헤아려보니 노 변호사님도 그때는 무척이나 젊었다"며 "전두환 군사독재 정권하의 사법부는 선배들과 친구들에게 징역 6년에서 1년6개월까지의 판결을 선고하였고, 저는 3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후 부림사건 피고인들은 1983년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석방되기 시작하여 그해 연말까지 특사로 모두 석방됐다"며 "석방된 후 당감성당에서 송년회 겸 석방환영회가 개최되던 날, 이호철·노재열과 함께 노 변호사님께 감사인사를 드리러 사무실로 찾아갔었다. 무척이나 반갑게 맞이해주던 당신을 따라 처음 갔던 사우나의 어색함이 생생하다"고 전했습니다.

송 씨는 이날 송년회에서 흥에 겨워 추던 노 전 대통령의 곱사춤도 기억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1990년 4월 14일 송 씨의 결혼식에 주례를 서기도 했습니다.

송 씨는 "노 변호사님은 차가 많이 밀린다며 결혼식에 늦으셨다. 비록 늦게 열린 결혼식이었지만 다들 짜증을 내지 않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며 "저보다도 더 기뻐하고 축하해주시던 모습이 기억난다"고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이어 "그리고 2002년, 이해를 잊을 수가 없다"며 "50년 남짓 산 인생에서 2002년은 가장 행복했던 해"라며 "그해에 노무현의 대통령 경선이 있었다. 노무현의 대통령 당선 과정이 전부 드라마였지만, 저에게는 경선 과정이 가장 큰 기적이었다. 행복했다"고 밝혔습니다.

송 씨는 글 말미에서 "우리의 억울함이 다시 차오를 무렵 당신의 모습을 담은 영화가 개봉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영화가 우리의 억울함을 잘 대변해줄 것으로 믿는다"며 "당신의 그림자가 길다. 당신은 우리의 영원한 변호인"이라고 전했습니다.

19일 개봉한 영화 '변호인'은 23만2247명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습니다.

home 박민정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