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박이말 되새김] '들무새'

2014-02-12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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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배달말지기][오늘 토박이말] 들무새[뜻] 몸을 사리지 않고 남의 궂은 일이나 막일

[이미지=배달말지기]

[오늘 토박이말] 들무새

[뜻] 몸을 사리지 않고 남의 궂은 일이나 막일을 힘껏 도움. 또는 그런 사람

[보기월] 토박이말을 살리는 일의 들무새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을 테니 말입니다.

길눈이 내린 고장 이야기를 여기저기서 많이 들었습니다. 닷새나 내렸는데 또 올거라는 기별이 있어 많이들 걱정을 합니다.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다고 하는데 도움을 드리지도 못하고 마음만 쓰고 있습니다.

설을 쇠고 만나지 못했던 조카를 만났습니다. 이제 따박따박 말을 하는데 얼마나 귀여운지 모른답니다. 만나자마자 보고 싶었다며 안기는 아이를 어찌 귀여워하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 밥도 떠 먹여주고 싶고 뭐든 입에 넣어 주고 싶어 겨루기 하듯 아이 옆에 모이곤 하지요.

그렇게 귀염을 받다가 헤어질 때는 헤어지기 싫어 한참을 실랑이를 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어제도 어김없이 헤어지기 싫어하는 아이를 안고 집에까지 데려다 주고 왔습니다. 뭐 그렇게 잘해주는 것도 없는데 저를 따르고 좋아하니 그 까닭을 모르겠습니다. 그 바람에 할 일을 못했지만 하나도 아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새로 일할 기운을 얻었습니다.

이런저런 일이 겹치다 보면 힘이 들기도 합니다. 할 일이 많을 때는 더 그렇지요. 그럴 때는 들무새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저도 토박이말을 살리는 일을 하면서 그런 생각을 많이 했었지요. 여러 해를 토박이말 생각만 하며 산 보람인지 요즘 토박이말 살리는 일을 함께하겠다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혼자 터울거리며 힘든 적도 있었지만 이제 함께하는 분들이 있어 든든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실 거라 믿습니다. 토박이말을 살리는 일의 들무새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을 테니 말입니다.^^

'들무새'는 '어떤 일이나 사람을 뒷바라지하는 데 쓰이는 몬'의 뜻도 있고 '무엇을 만드는 데 쓰이는 감'이란 뜻도 있습니다. '들무새하다'는 '몸을 사리지 않고 남의 궂은일이나 막일을 힘껏 돕다'는 뜻이 되지요.

아래와 같이 쓴 보기를 보시고 알맞게 써 보시길 바랍니다.

-함안댁은 그 마을에서 온갖 일의 들무새였다.

-제대하고 복학한 그 형은 학과 일이라면 뭐든지 들무새했다.

-대소간에 대사가 있을 때마다 그녀가 징발됐던 것도 남의 집 뒷수쇄에 뛰어난 능력을 보였음이니, 온갖 일의 들무새요 안머슴이었던 것이다. (고려대 한국어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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