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고 타" 10대에 집단폭행 당한 30대 남성 자살

2014-03-18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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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이미지는 해당 기사와 관련 없습니다 / 사진=연합뉴스]고교생들에게 집단폭행 당한 30

[본 이미지는 해당 기사와 관련 없습니다 / 사진=연합뉴스]

고교생들에게 집단폭행 당한 30대 남성이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겪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울산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해 10대 7명에게 집단폭행을 당한 32살 이모 씨가 지난 11일 울산 남구 달동 자신의 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습니다. 유가족은 이 씨가 폭행의 후유증으로 인한 머리통증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3일 울산 중구의 한 상가 6층 노래방 입구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려던 이 씨는 10대 7명이 안에 있던 사람이 내리지 않은 상태에서 엘리베이터를 타려 하자 "(사람이) 먼저 내리고 타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화가 난 10대 7명은 이 씨의 얼굴을 볼펜으로 찍고, 머리와 배를 집중적으로 때리는 등 이 씨를 집단 폭행했습니다. 이 씨가 119에 신고하자 무리는 도망쳤고 인근병원에 실려간 이 씨는 코뼈와 눈 주변 뼈가 골절되는 피해를 입고 수술 후 8주간 입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CCTV를 분석해 가해자들을 검거한 경찰은 무리 7명 중 폭행에 직접 가담한 5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지난 2월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유가족들은 이 씨가 집단폭행의 후유증으로 뇌의 혈관이 부풀어 오르는 부종현상이 발견돼 퇴원 이후에도 술이나 진통제를 먹지 않으면 심한 통증으로 잠을 자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씨의 부종 수술을 위해서는 600만원 상당의 수술비가 필요했지만 폭행사건에 대한 합의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암투병 중인 아버지 등으로 집안 형편이 어려워 이 씨는 수술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술을 미루고, 부산의 한 대학병원에서 울산으로 내려온 지 2일 만인 지난 11일 이 씨는 자신의 방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습니다.

검찰은 유가족의 요구에 따라 이 사건을 보완 수사할 계획입니다.

home 박민정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