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두에서 원두로... 커피 로스팅의 '마술'

2014-04-14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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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www.shutterstock.com]“커피향을 깨우는 과정을 아시나요?”

[사진=www.shutterstock.com]

“커피향을 깨우는 과정을 아시나요?”

케냐, 콜럼비아, 자바… 커피를 고를 때 흔히들 커피 원두의 산지를 선택합니다. 그러나 커피의 맛을 결정하는 요소는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원두의 종류는 물론, 몇 가지 원두를 섞었을 때 블렌딩의 배합 상태, 또한 원두를 볶는 로스팅 방식에 따라 커피의 맛과 향은 달라집니다. 물론 커피를 내릴 때 물의 온도와 소요 시간, 압력, 그리고 물을 따르는 방식에 따라서도 맛이 달라지지요.

신선한 재료가 음식 맛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듯이 커피의 맛도 원두에서 1차적으로 결정지어집니다. 무엇보다 원두의 품질이 좋아야 하는 것임은 두말 할 나위가 없습니다.

그러나 커피 원두가 아무리 좋더라도 커피맛을 내는 또다른 결정적인 단계가 바로 로스팅입니다. 로스팅은 원두로부터 커피 향을 깨우는 신비로운 과정입니다.

[사진=엔제리너스]

흔히 알고 있는 로스팅 방법에는 다크 로스팅, 미디엄 로스팅, 라이트 로스팅이 있습니다. 말 뜻에서 알 수 있듯이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약하게 또는 강하게 볶느냐로 구분하는 것이지요. 약하게 로스팅 할수록 신 맛이 강해집니다.

로스팅 시간이 길어지면 원두의 크기가 점점 커집니다. 또 로스팅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커피 맛은 캐러멜 향에서 신 맛을 거쳐 쓴 맛이 강조되는 것이 기본입니다.

맛에서 맛으로로스팅 좌표이동

이렇게 로스팅의 기준을 구분해놓고 있지만, 어느 것이 정답일 수는 없습니다. 개인별로 취향이 다르기 때문이지요. 커피 브랜드에 따라 맛과 향이 서로 다른 것도 바로 로스팅 시간과 방법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로스팅은 그 시간에 따라 ‘로스팅 좌표’를 정해서 가장 순한 ‘라이트’에서 가장 쓴 맛이 나는 ‘이탈리안’까지 단계로 나눠집니다. 예를 들어 그림에서 보듯이 ‘엔제리너스 커피’는 ‘이탈리안’의 바로 아래 단계인 ‘프렌치’ 좌표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로스팅 시간에 따라 구분된 ‘로스팅 좌표’. 엔제리너스 커피의 경우 ‘다크 로스팅 프렌치’를 기본으로 해서 중후한 맛을 강조하고 있다.]

커피 브랜드들은 로스팅 시간만이 아니라 커피 생두가 낼 수 있는 최고의 맛과 향을 내는 서로 다른 기술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최고의 맛과 향을 내도록 하는 로스팅을 ‘정점 로스팅(Peak-Roasting)’이라고 합니다.

로스팅 포인트 따라 결정되는 브랜드별 커피

커피가 가장 맛있어지는 순간인 ‘로스팅 포인트’를 어디로 잡느냐에 따라 브랜드 별로 맛이 결정됩니다. 예를 들어 ‘다크 로스팅 프렌치’의 경우 생두의 색깔이 검어지고 표면에 커피 오일이 나오며, 약한 탄 맛이 느껴지는 로스팅 방식입니다. 다크 로스팅 프렌치 방식은 쓴 맛과 함께 중후한 맛이 강조돼 거칠지 않고 부드러운 맛이 나게 하는 ‘마술’입니다.

커피 브랜드들은 로스팅에 걸리는 시간 뿐 아니라 로스팅 과정에 다양한 기법과 테크닉을 동원합니다. 아무리 좋은 생두라도 로스팅 단계의 테크닉이 발휘되지 않으면 맛과 향이 제대로 살아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로스팅 방식은 생두에 열을 가하여 볶는 것으로 로스팅 기계 안에서 이뤄집니다. 로스팅 기법은 열의 전도와 대류 방식에 따라 직화식, 반열풍식, 열풍식으로 구분됩니다.

어떻게 볶느냐?”...숨어있는 로스팅 기술

직화식은 생두에 직접 열을 가하기 때문에 로스팅의 정도를 균일하게 맞추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반열풍식은 원두를 볶는 통이 두툼한 철판 드럼으로 만들어져 화력을 높여도 생두가 쉽게 타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열풍식은 뜨거운 바람을 생두 더미에 쏘아주거나 열풍이 순환하는 곳에 생두를 넣어 골고루 열을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은 원두에 열이 고르게 닿기 때문에 빠른 시간 안에 로스팅이 가능하고, 로스팅의 품질도 가장 좋아지는 기법입니다.

로스팅 기법 역시 브랜드 별로 다릅니다. 엔제리너스 커피의 경우에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대류 열풍식 기법인 ‘퓨어 로스팅(Pure Roasting)’을 사용합니다. 원두 전체에 균일하고 열을 가하기 때문에 커피 맛이 균일합니다. 또한 원두를 360도 회전시키는 도중에 원두에 섞인 이물질을 골라내고 깨졌거나 흠이 있는 원두를 자동으로 골라낼 수 있는 방식입니다.

[엔제리너스 커피의 독자적인 로스팅 기법인 대류 열풍식 ‘퓨어로스팅’ 과정]

[출처_Slater Design]

바리스타의 손끝에서 향긋한 커피가 나오기까지, 그리고 브랜드에 따라 일정한 커피 맛과 향이 유지되기까지 이처럼 오묘한 ‘로스팅의 마술’이 숨어있습니다.

[영상출처_youtube.com/angelinustime Lot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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