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중독' 남성이 고백한 아들 살해 이유

2014-04-16 07:19

add remove print link

게임 하러 나가야 하는데 아이가 잠을 자지 않아 살해했습니다 온라인 게임에 빠진 20대

게임 하러 나가야 하는데 아이가 잠을 자지 않아 살해했습니다

온라인 게임에 빠진 20대 초반 아버지가 28개월된 아들을 살해한 이유다.

쓰레기 봉투에 생후 28개월된 아들을 버린 22살 정모 씨는 15일 경찰조사에서 "게임을 하러 나가야 하는데 아이가 잠을 자지 않아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정씨는 "손으로 아이의 코와 입을 막아 숨지게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지난달 7일 오후 11시쯤 경북 구미시 자신의 아파트에서 28개월된 아들이 잠을 자지 않고 귀찮게 한다는 이유로 명치 등 중요 부위를 3차례 손으로 치고 손바닥으로 입과 코를 막아 숨지게 했다.

그는 "밥을 먹이고 재운 뒤 PC방에 게임을 하러 가려 했으나 아들이 잠을 자지 않아 불만이 쌓였다"고 말했다.

모친이 부동산중개업소에 아파트 전세를 놓은 사실을 기억하고 지난 11일 집으로 돌아와 쓰레기 종량봉투에 아들의 시신을 담아 1.5㎞ 떨어진 빌라 담벼락에 버렸다.

[게임에 빠져 28개월된 아들을 방치하다 숨지자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린 정모(22)씨가 숨진 아이가 든 것으로 보이는 봉투를 들고 집을 나서는 모습. CCTV 화면 캡쳐 / 사진=연합뉴스]

아들을 살해한 뒤 24일간 아파트 방에 방치했고, 이어 11일간 아파트 베란다에 내버려둔 것이다.

숨진 아들의 부검은 지난 14일 경북대학교 병원에서 실시됐으나 아직 사인 등 정확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정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16일 오후 3시쯤 대구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정씨는 온라인 역할 수행 게임(RPG)인 '리그 오브 레전드'와 1인칭 슈팅게임(FPS) '서든 어택' 등 중독성 강한 게임을 즐겨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게임 모두 지인 등과 한 팀을 이뤄 무기 등으로 상대편을 죽여야 이기는 공격적인 게임이다.

home 김도담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