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명조끼 끈 서로 묶은 채 발견된 두 아이"

2014-04-24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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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침몰 세월호에서 희생된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의 책상 위에

[23일 오후 침몰 세월호에서 희생된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의 책상 위에 국화 꽃다발이 놓여 있다 / 사진=연합뉴스]

구명조끼 끈으로 서로를 묶은 남녀 학생 희생자가 선체에서 발견됐다.

경향신문(@kyunghyang)은 24일 신문에서 이들을 물속에서 처음 발견한 잠수사 A 씨의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22일 이들을 물속에서 발견한 A 씨는 경향신문에 "어린 학생들이 얼마나 무섭고 힘들고 괴로웠겠느냐"며 "나름대로 함께 공포에 맞서려고, 살려고 서로의 몸을 끈으로 묶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수색 중 희생 남학생을 먼저 발견한 A 씨는 남학생을 밀어 배 밖으로 나오려고 했지만 길이 1m가량 되는 구명조끼 아래쪽 끈에 뭔가가 연결돼 있어 끈을 당기자 맨발 상태의 여학생 주검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두 사람을 한꺼번에 끌고 나가기에는 너무 무거워 연결된 끈을 푼 A 씨는 남학생을 먼저 배 밖으로 밀어낸 후 여학생을 데리고 나왔다.

A 씨는 "보통 시신은 물속에서 떠오르기 마련"이라며 "그런데 웬일인지 남학생 시신이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그 순간 일생에서 가장 놀랍고, 가슴 뭉클한 순간을 물속에서 맞이했다"며 "'이 아이들이 떨어지기 싫어서 그러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home 김도담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