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밥 봉사' 터키인이 눈시울 붉히며 남긴 말

2014-04-24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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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제대로 못하는 실종자 가족분들과 여기 다른 자원봉사자 분들을 위해 오늘 점심까지

"식사를 제대로 못하는 실종자 가족분들과 여기 다른 자원봉사자 분들을 위해 오늘 점심까지만 만들고 가려고 했다."

"진도군청의 허가를 받고 개인자격으로 찾았는데 심려를 끼친 듯하다. 힘든 시기를 함께 보내자는 우리의 목적이 제대로 전달됐기를 바란다."

24일 진도 실내체육관 앞에서 실종자 가족을 위해 케밥을 만들던 중 한때 항의를 받았던 터키인이 남긴 말입니다.

이날 MBN은 케밥 봉사를 한 터키인이 눈시울을 붉히며 이같은 말을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케밥 지원 봉사, "여기가 잔치집이냐" 항의…결국 '눈시울 붉혀'

서울 강남역 근처에서 터키식당을 운영하는 터키인 4명은 이날 체육관 앞 부스에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아울러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간절히 기원합니다. 형제의 나라 터키'라는 펼침막을 내걸고 케밥을 손수 만들었습니다.

또 케밥을 직접 체육관 안에까지 나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다른 자원봉사자로부터 "이곳이 축제 현장인 줄 아냐",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 가족들에게 고기 냄새를 풍기는 것은 실례" 등의 항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케밥 봉사 터키인들이 항의를 받아 현장에서 쫓겨났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해 김성준 SBS 앵커는 이날 "취재결과 쫓겨나지 않았습니다"라는 트윗을 남겼습니다.

김 앵커는 "처음에 일부 오해가 있었지만 풀려서 실종자 가족들이 케밥 전달받아 잘 드셨고, 오전 봉사일정 다 마치고 남은 음식도 전달하고 떠났습니다"라며 "'형제나라 힘내세요'라는 말도 남겼습니다"라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케밥 봉사를 했던 터키인 에네스 카야(Kaya)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도 관심을 모았습니다.

카야는 이날 "우리는 누군가에게 칭찬을 듣고 싶어서 했던 것이 아니라 여러분의 아픔을 함께 느끼고, 여러분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싶다는 우리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을뿐이니 전달이 충분히 잘 됐을 거라고 믿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유가족 여러분 힘내시길 바랍니다. 형제 나라 한국 힘내길 바랍니다"라며 응원 메시지도 남겼습니다.

[이미지=에네스 카야 페이스북 캡처]

이번 일과 관련해 진중권 동양대 교수도 트위터로 자신의 생각을 전했습니다.

진 교수는 이날 관련 기사를 링크하며 "문화적 차이 때문인데... 그 아름다운 마음만은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아주 미묘한 문화적 차이인데... 여기서는 과민 반응으로 보이지만, 현장에서는 어땠는지 여기서는 알 수가 없죠"라며 "아무튼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거기 내려간 터키 분들이 저보다 수 천 배 훌륭한 분이라는 것. 그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후 터키인들이 쫓겨나지 않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25일 "케밥, 중간에 철수한 게 아니라 봉사활동 다 마치고 철수했답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안도하기도 했습니다.

[24일 전남 진도 실내체육관 앞에서 케밥을 만드는 터키인들 / 사진=연합뉴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