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케시마 후원' 논란 기업, 직접 알아보니...

2014-05-29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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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 사진=해양경찰청] [경제산업팀 이동훈-김승일-임재랑] 아베 일본 총리의 우경화

[독도 / 사진=해양경찰청]

[경제산업팀 이동훈-김승일-임재랑] 아베 일본 총리의 우경화 정책과 맞물려 '다케시마' 정책을 후원한 일본 기업들에 대한 논란과 의혹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상당수의 기업들은 수차례에 걸쳐 '우리와는 무관하다'는 해명을 내놓았다. 그러나 최근 대학가를 중심으로 관련 기업 불매운동이 다시 번지고 있다. 이 바람을 타고 트위터와 카카오톡 등 SNS에서도 '다케시마 후원기업 명단', 또는 '일본 우익 기업', '일본 역사 교과서 개정 후원기업 불매운동 참여 촉구'와 같은 제목을 단 글들이 계속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 언론매체들은 "근거가 없이 일본 기업을 공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SNS 이용자들의 자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SNS에선 여전히 ‘다케시마 후원기업 불매운동’
위키트리가 일본 내 뉴스와 포털 검색을 통해 확인해 봤다. 야후 재팬, 니프티, goo 등 일본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포털에서 '우익 기업', 또는 '다케시마 후원기업' 등 다양한 검색어를 이용했다.

한 일본 단체의 공식 블로그를 통해 이른바 우익 기업 명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1998년에 다와라 요시후미(俵義文, 타와라 요시후미) 씨가 조직한 '어린이와 교과서 전국 네트워크 21'의 공식 블로그였다. 지금까지 일본 우익 교과서 반대 운동을 이끌어 온 단체다. 다와라씨는 '일본의 양심'이라 불리는 사회운동가다. 이곳 블로그에서 이번 교과서 개정을 후원한 기업들의 명단이 발견됐다.

일본 우익 역사 교과서 지원 70여 개 기업 명단 드러나

다와라 요시후미 씨가 공개한 자료에는 미쓰비시중공업을 비롯해 도시바, 후지쯔, 캐논, 스미토모금속, BMW도쿄, 시미즈, 그리고 마일드세븐 담배를 제조하는 일본담배(JTI) 등 70여 개사 이름이 올라 있었다.

[‘어린이와 교과서 전국네트워크21’ 공식 블로그에 게재된 일본 우익 교과서 지원 기업 명단 / 이미지=관련 블로그 바로 가기]

[2006년 교육기업 집회서 발언 중인 타와라 요시후미 / 사진=http://www.janjannews.jp]

타와라 요시후미 씨를 인터뷰한 2013년 8월 8일 보도된 동아일보 기사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중국에서의 반응도 살펴봤다. 중국 관영 국제매체 환추시보(環球時報)와 런민(人民)일보, 우한천바오(武漢晨報) 등 매체들은 여러 건의 보도를 통해 일본 우익단체에 자금을 지원한 기업을 지목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보도에서는 아사히맥주, 미쓰비시중공업, 가시마건설, 일본담배(마일드세븐), 마쓰시다 전기(파나소닉) 등을 특정하고 있다.

중국에선 아사히맥주, 마일드세븐 등 명단 공개

지난 2013년 1월 '중국경영보'는 미쓰비시중공업과 마쓰시다 전기, 아사히맥주, 가시마 등을 일본의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수호 정책에 자금을 후원하는 대표적 기업으로 지목했다.

[위 기사를 클릭하면 관련 기사로 이동합니다 / 이미지=중국경영보 캡처]

특히 중국 내 반일 여론이 싹트던 초기인 지난 2005년 4월, 중국 관영 온라인 뉴스 사이트인 '차이나넷(中國網)'과 '법제만보'는 '교과서 개정을 지지한 우익 일본인 명단'이란 제목으로 기업인, 학자 등 303명의 이름과 소속을 공개했다. 이 명단에는 마일드세븐 제조회사인 일본담배(JTI) 히지 카타 다케시(土方武) 회장, 미쓰비시중공업 아이가와 켄타로(相川賢太郞) 회장을 비롯해 BMW 도쿄주식회사 전 회장, 스미토모그룹 계열사 전현직 임원 등 76명의 기업인 명단이 포함돼 있다.

국내 진출 일본기업들 한결같이 “우리는 무관”

지금까지 국내에서 공식 비공식으로 일본 우익 기업, 또는 역사 교과서 개정 및 다케시마 정책을 후원한 것으로 거론된 일본 기업들은 80여개에 이른다. 이 중 최근 SNS 상에서 거론된 주요 기업이나 브랜드는 일본 유명 의류 브랜드를 비롯해 캐릭터 브랜드, 맥주, 담배, 화장품, 편의점 체인, 전자제품, 비디오게임, 카메라, 유통, 스포츠용품 기업 등 다양하다.

SNS에서 자주 거론되고 있는 유명 의류 브랜드의 홍보팀 관계자는 "독도를 다케시마로 바꾸는 운동에 수익의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는 SNS 내용과는 일절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2012년 12월 5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밝힌 바 있다"고 해명했다.

SNS에서 거론되고 있는 편의점 브랜드의 홍보팀 관계자는 "SNS에서 거론되고 있는 일본 브랜드와는 완전히 다른 기업"이라며 "전혀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작년에 해당 일본 기업에 확인해본 결과 "우익 활동을 하지 않았다는 답변도 받았었다"고 전하면서 "이와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적은 없고, 트위터로 답변을 올린 적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본 비디오게임업체의 한국법인 측은 "작년부터 모회사가 다케시마 후원기업이라는 루머가 떠돌고 있다"면서 "확실히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또 "글로벌 게임 엔터테인먼트 기업이기 때문에 정치적인 부분에 편승하는 일이 없다"면서 "근거 없는 루머는 이제 그만 나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계열사들이 거론된 모 그룹의 홍보팀 관계자는 "계열사들이 일본 다케시마 후원 기업 리스트에 오른 사실은 알고 있다"며 "하지만 확인 결과 전혀 관련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어 "각 계열사에서 '일본 다케시마 후원과 관계없다'는 내용을 공지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부 관련 기업에서는 이에 대해 언급을 거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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