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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정동극장 '배비장전' 대금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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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동 별곡(別曲)]

     

    부러질 듯 강하게 내질러 본 소리인 듯 하더니

    어느새 서정을 담고 흐르는 물소리로 잔잔히 변하는 구나.

    강인한 양반의 기개를 품었던 배비장

    애랑을 만나 한 없이 무너지니

     

    옳아, 옳지, 옳다구나

    '배비장'의 악기는 단연 '대금'이로다!

       

    **[정동 별곡(別曲)]

    -정동이 전통을 전합니다. 당신이 알고 있던 전통, 정동이 새로 쓰고 탐구하며, 전혀 다른 전통 이야기를 만듭니다. 


    [정동별곡]은 매주 '금요일' 이야기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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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동극장<배비장전> 대금이야기

    정동극장<배비장전> 기악팀 대금 연주자 '장영수'님이 들려줍니다.


    [이하 사진=정동극장] 


    대금을 연주한 지 15년 되었네요. 우연히 길을 가다가 듣게 된 단소 소리가 너무 좋아 대금 연주자의 길을 걷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그 청아한 소리, 그 맑은 소리가 좋아서 ‘대금’연주자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때 들었던 소리는 ‘단소 소리’였다는 걸 알았죠. 단소와 대금은 소리의 차이가 큽니다.

     

    판소리만 심금을 울리나? 들어보자, 심금을 울리는 대금 소리!

     

    대금에는 *‘청’이 있지만 단소는 ‘청’이 없죠. 그래서 단소는 피아노 음계로 따지자면 한 옥타브 위에 음이 있기 때문에 고음 소리가 많이 나요. 하지만 대금은 묵직한 소리를 낼 수도 있고, ‘심금을 울린다’는 표현을 소리를 통해 낼 수 있어요. 판소리를 들을 때 토해내는 듯한 소리 아시죠? 그 느낌을 대금 소리가 낼 수 있어요.


    그런데 이 ‘청’은 잘 찢어져요. 예전에 정동극장에서 공연 중 대금의 청이 찢어진 적이 있어요. 지금은 연주자가 오케스트라 피트에서 연주를 진행하지만, 그 때는 연주자가 메인무대로 나와 객석을 마주 보고 있었어요. 당황했지만, 공연 중이어서 임기응변으로 옆에 있던 휴지로 대금을 막고 연주했던 적이 있어요. 물론, 소리는 잘 나오지 않았지만 휴지로 막고서 공연을 끝까지 마쳤던 기억이 나네요.


    * 대금 청 : 대금의 ‘청’은 갈대 속에 붙어 있는 얇은 막(膜)을 뽑아내어 이것을 대금의 취구와 지공 사이에 있는 청공에 붙여 더 맑고 청아한 소리를 내도록 떨림판 역할을 한다. 대금 소리를 더욱 신비하고 생명력 있는 소리로 만들어 내는 구실을 하고 있다.

     

    <배비장전> 속 멀티 플레이어 대금 연주자!


    단소 소리를 ‘대금’으로 착각하고, 시작하긴 했지만 대금 연주자는 단소, 소금, 중금을 다 연주할 수 있기 때문에 결론적으로는 목적 달성을 했어요. 정동극장<배비장전>에서 대금 연주자는 단소, 대금, 소금, 나각, 트라이앵글까지 총 5가지의 악기를 연주해요. 그래서 공연중에 집중력이 많이 필요하죠. 공연 전체의 흐름에 있어서, 장면의 변화, 캐릭터 호흡의 흐름이 달라지는 지점을 악기의 변화로 표현하기 때문에 쉴 새 없이 타이밍에 맞춰 연주를 합니다.

     

     


    정동극장 <배비장전>에서 ‘대금’은 곧 ‘배비장’이다!


     이 작품은 대금 연주자로써 많이 힘든 작품이예요. 여담이지만, 작품이 만들어 질 때, 작곡자님께 따로 부탁을 한 적이 있었어요. 대금이 너무 많이 나오니 좀 줄여달라고요. 말 그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대금 연주가 나오기 때문이죠. 이 작품에서 배비장을 표현하는 소리는 ‘대금’이예요. 


    그가 하려는 말, 그의 심경, 움직임을 표현하는 소리가 바로 ‘대금’이죠. 그래서 배비장이 등장하면 무조건 ‘대금’ 소리가 나와요. 그러니 시작부터 끝까지 대금의 연주는 계속 된다고 볼 수 있어요. 배비장의 호흡이나 심경, 장면의 분위기가 달라질 때 악기가 단소, 소금으로 바뀌긴 하지만, 악기만 달라질 뿐, 대금 연주자의 연주는 끝이 없습니다. ‘대금’은 ‘배비장’의 소리 이기 때문에 ‘배비장’의 움직임에 따라 연주가 달라져요. ‘배비장’이 즐거우면 연주도 즐겁고 경쾌하게 진행되죠. 가장 신나고, 경쾌하게, 즐거운 느낌으로 연주하는 장면은 배비장과 애랑의 만남 장면이예요. 이 장면은 빠른 템포로 진행되는 만큼 장면의 재미를 위해 연주도 재밌게 끌어가려고 노력해요.


    ‘배비장의 상사병’ 장면은 연주자에게 있어 정말 난해하고, 어려운 장면이라고 할 수 있어요. 아마도 대금 연주자들은 그 장면을 다 힘들어 할 거예요. 배비장의 감정을 따라 가야 하기 때문에 이 장면에서 음을 하나씩 쌓아가는 부분이 등장하고, 이 때 감정도 같이 쌓아 올립니다. 


    그러다가 그 장면은 배비장의 모든 에너지가 쏟아지고, 표출되는 장면으로 배비장의 움직임이 격렬하게 바뀌어요. 그 호흡과 같이 대금 연주도 움직임처럼 질러내야 하기 때문에 그 장면이 끝나면, 배비장과 함께 모든 걸 쏟아버린 기분이 들어요. 연주자로써 그 장면 이후에 애랑을 만나러 가는 장면으로 밝게 급전환 되는 부분이 가장 힘듭니다.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 낸 후, 바로 변화를 줘야 하니 어렵고, 힘든 부분이죠.


    ‘배비장’과 ‘대금’ 은 필연!

     

    ‘애랑’이 등장하면 가야금이 나오고, ‘배비장’이 등장하면 ‘대금’ 소리가 나옵니다.


    ‘대금’이 남성적 악기의 상징이라기보다는 그냥 이 작품에 가장 맞는 악기가 아닌가 해요. ‘대금’은 남도의 민요를 연주할 수 있고, 경기 민요도 연주할 수 있어요. 남도는 판소리로 대표되는 걸직한 ‘남성다운’ 음악의 색깔을 나타낸다면, 경기민요는 보다 여성적인 느낌의 노래로 볼 수 있죠. 이 모든 구분 없이 연주 가능한 악기가 ‘대금’이고, 표현 범위가 넓기 때문에 ‘배비장’의 다각적인 측면을 표현하기에 알맞은 악기가 아닌가 합다.

     

     


    대금은 나의 분신! 나의 마음!


    정동극장 <배비장전>공연에서 대금 연주자로써 애쓰고 있는 부분은 극 음악이기 때문에 음악을 연주함에 있어서 나 혼자 끌어간다거나, 다른 연주자 혹은 무용수, 혹은 관객을 불안하게 하는 지점을 없게 하는 것이예요. 그래서 더 집중하고, 더 열심히 연습해야 하죠. 


    대금 연주의 포인트 라기보다는, 극을 이끌어가는 악기이기 때문에 이 작품에서는 무엇보다 ‘집중력’이 가장 중요해요. 대금은 강할 땐 강한소리, 잔잔할 땐 무엇보다 서정적인 소리를 가진, 양면의 소리를 다 가진 악기예요. 그것이 매력이죠. 대금은 나의 분신이자, 나의 마음 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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