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관문에 '군 위안부 기림비' 세워진다

2014-07-15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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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 사진=연합뉴스] (뉴욕=연합뉴스) 이강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 사진=연합뉴스]

(뉴욕=연합뉴스) 이강원 특파원 = 미국 최대도시 뉴욕 맨해튼으로 향하는 관문에 '일본군 강제동원 군 위안부 기림비'가 세워진다.

미국의 심장인 맨해튼 중심가로 향하는 유일한 통로인 '링컨터널' 입구에 군 위안부 기림비가 들어서는 것이다.

미국 뉴저지주 도시인 '유니언시티'(시장 브라이언 스택)는 오는 8월4일 낮 12시 링컨터널 입구 '리버티플라자'에서 군 위안부 기림비 제막식을 한다.

리버티플라자는 링컨터널 길목에 위치한 공원으로, 맨해튼 중심가를 굽어보고 있어 '9·11 추모비'가 세워져 있을 정도로 뉴욕 인근에서는 의미있는 곳이다.

게다가 이번 기림비는 한인사회가 주도한 것이 아니라 미국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서 세우는 첫 기림비라는 남다른 의미도 있다.

이번 기림비가 세워지면 뉴욕·뉴저지주에서는 4번째이며 미국 전역에서는 6번째다.

이날 제막식에는 군 위안부 피해자 이옥순, 강일출 할머니가 한국에서 직접 날아와 참석한다. 또 이번 기림비 건립 과정에 처음부터 참여해 지원한 유니언시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인 김자혜씨와 한인유권자단체 시민참여센터(대표 김동찬) 관계자들도 참석한다.

특히 이날 제막식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저지른 여성 인권유린 만행을 규탄하고 각국 위안부 피해자 전체의 넋을 기리는 형태로 진행된다.

그래서 바위에 동판을 부착하는 형태로 만들어진 이번 기림비에는 한국은 물론 중국, 대만, 필리핀, 네덜란드, 인도네시아 등 각국의 수많은 여성이 일본군에 의해 '성적노예'로 강제 동원됐다는 내용이 새겨진다.

아울러 미국 지자체가 직접 기림비 건립을 주도했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시장과 시 정부 인사들의 이름도 새겨넣었다.

유니언시티 정부는 기림비 제막을 기념하기 위해 오는 25일 저녁 유니언시티 뮤지엄에서 연극 '위안'(Comfort) 갈라쇼를 연다. 이 연극은 뉴욕의 3대 공연 페스티벌 가운데 하나인 '뉴욕 미드타운 극장 페스티벌' 공모 당선작이다.

이 연극은 오는 8월8일까지 맨해튼 주얼박스극장과 링컨센터 무대에 차례로 오른다. 특히 내달 4일 링컨센터 공연에는 제막식에 참석한 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무대에 직접 나와 증언한다.

아울러 기림비 건립을 기념하는 음악회도 열린다. '인권'이라는 주제로 내달 1일부터 10일까지 유니언시티가 주관하는 '2014 뉴욕 인터내셔널 콘체르토 페스티벌'이 진행된다.

미국에서는 지난 2010년 뉴저지주 팰리세이즈 파크를 시작으로 뉴욕주 롱아일랜드, 뉴저지주 버겐카운티,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카운티 등 모두 5곳에 군 위안부 기림비가 세워졌다.

시민참여센터 김동석 상임이사는 14일(현지시간) "미국의 심장 맨해튼 중심가로 향하는 곳에 군 위안부 기림비가 세워져 이루 말할 수 없이 감격스럽다"면서 "일본의 진정한 사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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