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휴전 결렬'

2014-08-02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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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은 팔레스타인 가자시티에서 연기가 솟고 있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은 팔레스타인 가자시티에서 연기가 솟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72시간 한시적 휴전 합의가 2시간 만에 결렬됐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군이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공격을 재개하면서 인명 피해가 다시 급증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휴전 합의는 깨졌다"며 "가자에서 지상전을 계속하고 하마스와 무장단체의 공격에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와 이스라엘 언론이 보도했다.

하마스 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이 먼저 휴전을 깼다며 "팔레스타인의 저항은 우리 민족에 대한 학살을 막으려는 자위권에 근거를 둔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의 발표는 휴전에 돌입한 직후 이스라엘군이 가자 남부 라파 지역에 탱크 포격을 가해 최소 70여명이 숨지고 가자에서 이스라엘로 로켓 포탄이 발사된 직후 나왔다.

이스라엘군은 또 라파 접경지대에서 땅굴 탐색을 하던 군인 1명이 납치당했다며 이 군인을 찾고자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 대변인 피터 러너는 "휴전에 돌입하고 나서 90여분 뒤 땅굴을 수색하던 우리 군인들을 가자의 무장 세력이 공격하면서 총격전이 벌어졌다"며 "교전 과정에서 우리 군인 2명이 숨졌고 1명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마스 측은 "휴전에 돌입하기 전에 이스라엘 군인 1명을 생포했다"고 반박했다고 터키 아나돌루 통신이 전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미국과 유엔의 중재 아래 이날 오전 8시를 기해 72시간 한시적 휴전에 합의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평소보다 많은 사람과 차량이 거리에 나왔고 시신 수습 작업 등도 재개됐다.

그러나 휴전이 시작된 후 2시간이 지나고 나서 이스라엘 탱크 포격과 공습으로 가자 곳곳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

남부 라파 등지에서는 휴전 이후 최소 70명이 사망하고 200명 이상이 다쳤다고 가자 보건부는 밝혔다.

이스라엘 남부 지역에서는 로켓포 공격을 알리는 경고 사이렌이 울렸으며 휴전 이후 가자에서 로켓 포탄 15발이 발사됐다고 이스라엘군 라디오가 전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휴전 결렬이 상대방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하마스는 "적(이스라엘)이 휴전을 존중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고 이스라엘은 "우리 군이 하마스의 공격에 대응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달 31일 공동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조건 없는 휴전에 합의했다"며 "휴전 기간에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시급히 필요한 인도주의적 구호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가자는 이번 휴전으로 식량과 의약품을 조달받고 사망자를 매장하며 부상자를 치료할 시간을 얻게 됐다. 또 가자의 수도와 에너지공급시설도 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미국과 유엔은 설명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은 이번 한시적 휴전 기간 이집트에서 영구 휴전 협상을 벌일 예정이었으나 이 일정도 연기됐다고 dpa통신은 전했다.

가자에서는 지난달 8일부터 25일째 이어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1천500여명의 사망자와 8천명이 넘는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중 대다수는 여성과 아이를 비롯한 민간인들이라고 유엔은 밝혔다. 이스라엘에서는 군인 60여명과 민간인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날 요르단강 서안에서도 팔레스타인 20대 남성 1명이 이스라엘군 발포에 사망했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 국왕은 이날 국영 SPA통신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세계가 이스라엘의 전쟁 범죄에 침묵하는 것은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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