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논란 후 배우 이산이 남긴 페북글

2014-08-27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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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이미지=이산 페이스북] 세월호 유가족과 배우 문성근을 향한 막말로 물의를 빚은 뮤지

[이하 이미지=이산 페이스북]

세월호 유가족과 배우 문성근을 향한 막말로 물의를 빚은 뮤지컬 배우 이산(본명 이용근)이 입장을 밝혔다.

이산은 27일 오전 페이스북에 "대통령께 '너 같으면 잠이 와?'라고 한 유가족분 대통령께 먼저 사과하라. 그럼 저도 당신께 사과하겠다"며 "역사상 '한민족 최초로 최고통수권자 앞에서 쌍욕한 당신' 대통령께 먼저 사과하면, 당신께 사과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문성근 선배님, 한때 가장 존경했었다"며 "선배님께 육두문자를 쓴 건 정치적 수사였다. 하지만 인간의 정치적 욕망이 뭔지. 선배님과 저를 반대방향에서 보도록 만들었다.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산은 글에서 부모님과 형의 죽음 등 자신의 개인사도 전했다.

그는 "저도 내 친형을 불과 보름 전, 49재 치르며 세상 떠나보냈다"며 "형은 비명횡사했지만 전 국가에 책임지라고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산은 최근 자신의 SNS에 "'유민이 아빠라는 자'야! 그냥 단식하다 죽어라. 그게 니가 딸을 진정 사랑하는 것이고, 전혀 '정치적 프로파간다'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는 '유일한 길'이다. 죽어라"라는 글을 남겨 물의를 빚었다.

그는 지난해 12월에도 문성근을 겨냥해 "연극인으로서 한 마디 하고 싶다. '문성근 XXX' 넌 내 눈에 띄면 죽여버린다. XXX야"라는 욕설을 남겼다.

이날 오전 이산 페이스북 글 전문이다.

대통령께 '너 같으면 잠이 와?'라고 한 유가족분 대통령께 먼저 사과하십시요! 그럼 저도 당신께 사과하겠습니다.

김영오씨!

역사상 '한민족 최초로 최고통수권자 앞에서 쌍욕한 당신' 대통령께 먼저 사과하면, 당신께 사과하겠습니다.

김재규도 박정희 대통령을 시해하면서 당신처럼 육두문자는 쓰지 않았습니다. 제가 투표한 정치적 신념의 지도자가 전 국민이 보는 TV로 능욕되는 장면을 본, 투표권자로서의 모멸감에 대해 사과 하십시오.

문성근 선배님!

한때 가장 존경했었습니다. 최고의 배우이시니까요. 선배님께 육두문자를 쓴 건 정치적 수사였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정치적 욕망이 뭔지. 선배님과 저를 반대방향에서 보도록 만들었네요. 안타깝습니다.

배우는 세상의 객관자요, 심판자야 한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선배님도 '셰익스피어의 광대들'을 기억하시겠죠? 그런 점에서 배우로서 사사로운 정치적 신념을 드러낸 저의 무례함의 대가, 달게 받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저도 내 친형을 불과 보름 전, 49재 치르며 세상 떠나보냈습니다. 형은 죽은 지 열흘여 만에 발견됐습니다.

비명횡사였지요. 형의 얼굴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패돼 있었습니다.

전 국가에 책임지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부모의 죽음, 자식의 죽음, 형제의 죽음, 모두 가족인데 아픔의 크기가 다릅니까?

5년 전, 제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8개월 후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아버지는 지방공연 끝나고 서울에 도착한 그날 돌아가셨습니다. 마음이 더욱 아팠습니다.

공연 중 돌아가신 게 아니라는 것이 다행이라는 배우로서의 비애와 더불어 말이죠.

두 분 모두 불행하게 돌아가셔서 오랫동안 우울증을 앓았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부모님이 안계신 세상을 상상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리고 형의 죽음은 저로 하여금 공황장애까지 앓게 하고 있습니다.

전 뇌경색 진단을 받았고 저혈당 증상이 있어 죽음은 늘 저에게도 실체적 공포입니다.

쌓이고 쌓여서 배우로서의 본분을 망각하고 극단적 폭언을 한 점은...저도 인간인지라 넓은 아량으로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배우이기 이전에 대한민국이 하나가 되길 늘 간절히 바라는 국민입니다.

세월호의 진실, 당연히 밝혀져야 합니다. 그러나 방법에 대한 국민들의 견해가 너무 다릅니다.

부디 세월호 정국이 돌파구를 찾아 합의돼 국민 모두가 행복한 결말이 되길 빌어봅니다.

전 페북글 하나도 지우지 않았습니다.

낙인 찍혔는데 지운들 뭐하겠습니까...

들어 오셔서 저의 추한 모습 마음껏 욕하시고, 마음껏 비웃어 주십시오.

배우 이산 올림

home 박민정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