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섭취기준 반 낮춘 WHO 권고, 실현 가능한가?"

2014-08-28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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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에서 과당과 여러 질병과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는 을지대 식품영양학과 이해정 교수. /

[포럼에서 과당과 여러 질병과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는 을지대 식품영양학과 이해정 교수. / 이하 사진 = 위키트리 ]

당 섭취량을 현재보다 절반 이상 줄인 5%이하로 해야한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새로운 '당섭취 가이드라인'에 대한 찬반양론이 팽팽하게 맞섰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 회장 박태균)은 28일 오후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후생관 강당에서 창립기념으로 '당 섭취기준 50% 낮추기 논란'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앞서 WHO는 지난 3월 5일 천연 당을 뺀 첨가 당의 하루 섭취량이 현재 전체 섭취열량의 '10% 수준'에서 '5% 수준'을 넘기지 말도록 하는 새로운 예비권고안을 내놨다. WHO는 지난 2002년 첨가당(식품의 제조나 조리 과정에서 첨가되는 설탕 등 단당류나 이당류)을 통해 섭취하는 열량이 하루 총 섭취열량의 10%를 넘지 말아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내놨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김초일 박사는 "최근 4년의 조사결과, 우리 국민의 당(첨가당을 의미) 섭취량은 총 섭취열량의 7.1%였다"며 "5%로 낮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라고 주장했다. 다만 "10대와 20대는 3명 중 1명이 이미 당 섭취비중이 10%를 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별도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발제자로 나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김초일 박사]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도 비슷한 견해를 보여 지난 4월 WHO에 "5%는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작을뿐더러 우리나라는 외국보다 당류 섭취량이 많지 않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식약처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은 하루 평균 61.4g의 당류를 섭취해 WHO가 권고하는 하루 평균 당류 섭취량(25g)을 훌쩍 뛰어넘는다. WHO가 새로 권고하는 당류섭취량 기준을 맞추려면 설탕뿐 아니라 액상과당, 꿀, 과즙, 시럽 등 식품에 첨가하는 당류도 먹지 말아야해 식품산업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CJ제일제당 소재연구소 김성보 감미료팀장은 "적절한 당 섭취는 영양학적으로 필수적이지만 당류 저감화를 위해선 대체 감미료에 대한 준비가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5% 이하로 당을 섭취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수원대 식품영양학과 임경숙 교수(대한영양사협회장)는 "나트륨도 WHO가 권장한 하루 2g 이하는 우리나라에서 현실적으로 힘든 목표였지만 이 권고기준을 따른 결과 나트륨 섭취를 줄이자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권장기준은 현실성보다 국민에게 주는 메시지를 생각해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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