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 논란 해명한 '유민아빠' 김영오씨 페북글 전문

2014-09-02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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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희생자 고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 씨] 진도체육관과 청와대 앞에서 욕설을 한

[세월호 희생자 고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 씨]

진도체육관과 청와대 앞에서 욕설을 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자, 세월호 유가족인 '유민아빠' 김영오 씨가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남기며 해명했다.

김 씨는 2일 오전 남긴 페이스북 글에서 진도체육관 상황과 관련 "경호원과 실랑이 끝에 겨우 일어나서 사고 지휘를 하고있던 해경청장을 바꿔달라고 발언을 하자 경호원이 뒤에서 제지를 했다"며 "그래서 뒤돌아서면서 경호원한테 한마디 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앞 상황에 대해서는 "진실을 밝혀달라고 하소연 하러간다는데 한시간을 몸싸움까지 해도 길을 터주지 않았다. 길을 터주지 않는 것도 분통이 터지는데 뒤줄에 서서 지휘하던 경찰이 우리를 보고 비웃었다"며 "그래서 '경호원이란 X들이 이 모양이니 청와대 안에 있는 대통령이 저 모양으로 정치한다'고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씨는 세월호 참사 직후인 지난 4월 17일 전남 진도체육관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을 앞에 두고 고함을 지르다 경호원에게 제지당하자 욕설을 했다. 또 박 대통령과 함께 체육관을 찾은 남경필 경기도지사(당시 새누리당 국회의원)에게도 욕설을 퍼붓고 마이크를 뺏기도 했다.

지난달 19일에는 박 대통령 면담을 요청하며 청와대로 향하던 중 경찰과 경호원들에게 가로막히자 욕설을 했다. 일부 매체는 김 씨가 욕설을 하는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욕설도 했다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

김 씨는 수사권과 기소권이 포함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농성을 벌여왔으며 지난달 22일 건강이 악화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김 씨는 병원에 입원한 뒤에서 한동한 단식을 계속하다가, 단식 46일째인 지난달 28일 이를 중단했다.

김 씨가 남긴 페이스북 글 전문이다.

9월 2일

국민 여러분 안녕하셨습니까.

단식을 중단하고 수액을 맞으며 복식을 하고 있습니다.

단식 기간이 오래되어 아직까지 미음을 먹고 회복 중에 있고요. 미음을 먹기 시작하면서 물을 거의 안마셨더니 몸에서 수분이 빠져나가서 인지 몸무게가 46kg까지 빠졌습니다.

최근 저에 대한 논란에 대해 말씀 드리려구요. 사고가 참사로 된 4월 17일 박근혜 대통령이 진도체육관을 방문했던 날입니다.

유민이가 구조되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에 팽목항에 아침 일찍 나갔었죠. 한참 기다리고 있는데 수습된 시신 한구가 들어왔습니다.

구급차가 와서 시신을 병원으로 이송해야 하는데 도로에는 기자 차량 및 정부 기관에 관계된 차량들로 만차가 되어 구급차가 항구까지 들어 오는데 한시간이나 소요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생존자가 구조되어 항구에 들어온다면 병원까지 빠른 시간에 이송할 수 있을까요?

기자들은 정부의 콘트롤 타워가 아예 없고 국가의 무능력한 구조 대응에 대한 방송은 일절 내보내지 않고 유가족이 쓰러져 실신하면 그 장면만 찍어서 방송에 내보내기 바빴습니다.

그래서 체육관에 와서 주차문제 및 그렇게 많은 기자가 와서 취재하고 있는데 방송에 안 나가고 있어서 한마디 했던 것입니다.

4월 16일부터 단상에 올라가서 마이크 몇번 잡았더니 정보과 형사들이 항상 감시하고 심지어는 자원 봉사자로 위장해 식사하는데까지 저를 미행했습니다. 물론 주머니 속에 무전기를 발견하고 알게 되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가족들과 대화 중 경호원 4명이서 저를 애워싸더군요. 손을 들고 발언을 할려고 하면 경호원들이 나의 옷자락을 잡고 계속 일어나지 못하게 했습니다.

저는 경호원과 실랑이 끝에 겨우 일어나서 사고 지휘를 하고있던 해경청장을 바꿔달라고 발언을 하자 경호원이 뒤에서 제지를 하더군요. 그래서 뒤돌아서면서 경호원안테 한마디 했던 것입니다.

단식 37일째 청와대 앞에서 대통령한테 면회 신청서 작성하러 간다고 하던 날 청와대로 간다고 하자 청와대 경호원 소속 경찰들이 횡단보도 앞을 가로 막았습니다.

유가족이 대통령을 만나서 자식이 왜 죽었는지 진실을 밝혀달라고 하소연 하러간다는데 한시간을 몸싸움까지 해도 길을 터주지 않았습니다.

길을 터주지 않는 것도 분통이 터지는데 뒤줄에 서서 지휘하던 경찰이 우리를 보고 비웃더군요.

그래서 경호원이란 X들이 이 모양이니 청와대 안에 있는 대통령이 저 모양으로 정치한다고 했던 것입니다.

각각의 동영상 자료 내용을 자세히 들어보면 상황 설명이 잘 될 것입니다. 일부 언론에서 선정적으로 보도하고 그걸 정치인이 퍼나르고 있습니다.

무능한 정부로 인해 자식이 내 눈 앞에서 억울하게 학살당하고 있는 걸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봐야만 했던 힘 없는 애비의 입장은 이들에게는 사치인가 봅니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