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 꿈 접었다" 한체대 생체검사 참가자 경위서 전문

2014-09-1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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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체육대학교(한체대)에서 인체를 대상으로 한 불법(무면허) 생체검사가 10년 넘게 이뤄져

한국체육대학교(한체대)에서 인체를 대상으로 한 불법(무면허) 생체검사가 10년 넘게 이뤄져 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진후(@ktuhope) 정의당 의원실과 '뉴스타파'는 한체대 교수와 대학원생들의 연구 논문을 분석한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뉴스타파는 이날 "의료법 절차를 지키지 않고 인간의 근육과 지방을 추출하는 생체검사 연구가 2000년 이후에만 모두 21차례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며 "생검(생체검사)에 동원된 대상자는 모두 218명이며, 이중 절반 이상이 한체대 학생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생체 시험 연구에 참여한 한체대 교수는 김창근, 김효정, 김영선, 김효식, 최강진, 육현철 등 모두 6명이며 이들은 운동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해 생검용 주사 바늘로 근육조직을 떼어내는 근생검과 지방을 추출하는 지방생검을 활용했다. 인체를 마취한 뒤 조직을 떼어내는 시술은 주로 김창근 교수가 담당했다"고 덧붙였다.

또 "그러나 의료 면허가 없는 김 교수의 시술은 현행 의료법을 위반한 불법 행위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라며 "김 교수는 특히 학생들에게 성적을 미끼로 실험에 참여할 것을 권유, 학자로서의 연구 윤리도 위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정 의원실과 뉴스타파는 근생검 시술을 받은 이후 부작용으로 국가대표의 꿈을 접은 한체대 출신 A씨가 지난해 1월 작성한 경위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A 씨는 경위서에서 "김창근 교수의 운동생리학 수업을 들었다. 실험에 참가할 대상자를 모집한다는 설명과 함께 실험에 참가할 경우 본인의 근섬유 타입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음은 물론 A+ 학점을 부여하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퇴부를 절제한 후에도 피가 멈추지 않았고 심한 통증이 있었다. 근육채취검사 이후 다음 날에도 오른쪽 대퇴근의 감각이 없고 오른발을 디딜 수가 없었다"며 "통증과 신경이 마비되는 현상으로 운동을 지속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국가대표가 되기 위한 꿈도 접게 됐다"고 덧붙였다.

A 씨가 작성한 경위서 전문을 캡처한 이미지다.

[이미지=정진후 정의당 의원실 자료 캡처]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