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공개한 '박 대통령 뉴욕 간담회' 주요 내용

2014-09-28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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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오후(현지시간) 뉴욕 한 호텔에서 미국 주요 연구기관 대표들을 접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오후(현지시간) 뉴욕 한 호텔에서 미국 주요 연구기관 대표들을 접견, 환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청와대가 박 대통령이 지난 24일(미국 현지시간) 열린 간담회에서 행한 발언을 28일 참고자료 형태로 공개했다. 청와대가 행사가 열린 지 3일만에 발언자료를 공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24일 오후 6시(현지시각) 미국 뉴욕 숙소인 왈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회의장에서 한 시간여 동안 뉴욕 소재 주요기관 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 직후, "한국의 중국 경도론은 오해"라는 사전 공개 내용을 취소하는 바람에, 사전 자료를 참고로 기사를 썼던 일부 언론들이 오보를 내는 혼선이 빚어졌다.

박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주로 북한문제와 한반도 통일 등에 대해 논의했고, 일본 및 중국 등과 관련된 사항은 언급하지 않았다.

아래는 청와대가 공개한 간담회 주요 내용 전문이다.

◆ 간담회 주요 내용

▶ 박근혜 대통령 인사

- 미국의 주요 연구기관을 대표하는 여러분들을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반갑다. 국제적으로 여러 도전요인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동북아 정세도 유동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 정세에 정통한 여러분들을 만나 의견을 교환하게 된 것을 뜻 깊게 생각한다. - 지금 동북아는 역사, 영토 등을 둘러싸고 긴장이 높아지고 있고, 또 북핵 문제는 20년이 넘도록 아직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새로운 도전에는 보다 창의적이고 다원적인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 오늘 한반도 문제를 중심으로 해서 동북아 지역의 정세와 관련한 주요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좋겠다.

▶참석 인사들 발언

- 대통령님께서 바쁘신 일정에도 불구하고, 긴 출장 일정 말미에 오늘 간담회를 통해 여러 현안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

- 북한의 중대한 위협이 계속되는 등 어려운 상황에서, 대통령님께서 위협에 대한 대응을 넘어서 한반도 통일 등 비전을 제시하고 계신 점을 지지한다. 본인이 과거 여러 해 동안 한국에서 근무했는데, 당시 대부분의 한국 대통령들은 통일이 목적.목표임과 동시에 부담(burden)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통일이 되면 한편으로 한국에 부담이 되겠지만, 또한 큰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통일이 한국 국민들과 한반도의 평화 안보에 도움이 된다면 좋을 것이다.

- 대통령님의 성공적인 국정수행을 축하드리며, 우리 모두 협력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 대통령님께서는 그동안 여러 가지 과감한 아이디어도 제시하면서 대단히 창의적이고 건설적인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계신다. 특히 기후변화와 관련해서 적극적으로 나서고 계신데, 그와 같은 지도력이 전 세계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 무엇보다 기후변화를 부담이 아니라 기회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메시지가 중요한데, 한국이 경제적으로 부상하는 나라일 뿐만 아니라 산업이 중심이 되는 국가라는 점에서 대통령님의 언급이 더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아주 창의적으로 접근하고 계신데, 충분히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함. 특히 영양 부족으로 인한 어린이 지능 발달 저해 문제와 모자 보건 등에 대해 초점을 두는 것이 아주 중요하며, 당장은 북한이 호응해 오고 있지 않지만, 지속적으로 이를 추진해 나가셨으면 한다.

- 한국을 방문했을 때 창업가들이 가지는 기회와 그들의 열의를 느낄 수 있었는데, 한국 경제발전의 제2장이 열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개도국들과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을 공유하고자 하는 것에 주목한다. 특히 '새마을 운동'이라는 표현 자체가 아프리카에서도 널리 통용되고 있는 것을 보고 매우 놀랐다.

- 훌륭한 여성 지도자로서 대통령님의 모습에 대해 다시 한 번 찬사를 드린다.

- 북한 문제에 대해서 보다 창의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대통령님의 말씀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한다. 한국과 미국은 북핵 불용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고, 북한은 반드시 핵무기를 보유해야 한다는 의지를 계속 갖고 있는 상황에서, 그와 같은 창의적인 방법이 매우 절실하다고 생각한다.

- 미국외교정책협회(Foreign Policy Association)는 풀뿌리 단체로서 국제 문제에 관한 교육에 초점을 두고 있다. 대통령님의 드레스덴 연설에 대해서 높이 평가하는데, 특히 독일 통일이 한국 통일에 대해 주는 시사점에 대해 말씀하신 것에 주목한다. - 기회가 된다면 미국의 대학에서 드레스덴에서와 같은 연설을 해 주실 것을 요청 드리며, 그 경우 한반도와 동북아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인 관여의 필요성을 미국 국민들에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되실 것으로 생각한다. 지속가능한 외교는 결국 국민들의 지지를 필요로 한다. 얼마 전 폴슨 전 미 재무장관과 루드 전 호주 총리와 함께, 미.중 양국이 북핵 문제에 대해 앞으로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명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루드 총리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본격화될 경우 일본이 핵무장을 할 가능성이 있고 이것은 더욱 큰 문제를 유발할 것이라는 점을 미.중 협력 강화의 이유로 언급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대통령께서 향후 대미 전략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을 들려주시면 감사하겠다.

- 북한 문제와 관련하여 최근 주목할 만한 점은 국제사회에서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금년 초 유엔 북한인권조사위(COI) 보고서가 발표되었고, 이후 국제사회가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 나가고 있음. 최근 케리 국무장관도 북한 인권문제를 신랄하게 비판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대통령께서는 국제사회가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어떻게 접근해야 한다고 보시는지에 대한 의견을 듣고자 한다.

- 아시아 소사이어티에 참석하는 아시아 많은 지도자들의 발언을 들어 보면, 그 분들의 상당수가 동북아에서의 분쟁이나 남중국해에서의 해양 분쟁 등에 대한 위기의식이 더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봄.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여쭙고자 한다.

▶박근혜 대통령 답변

- 여러분들 말씀을 들으면서, 한국 문제에 대해서 참 깊이 생각하는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음. 영감을 주는 좋은 말씀들을 해 준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 여러분의 질문에 답변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드리겠다. 예를 들면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어떤 방법이 좋을 것이지, 국제사회가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을 것인지에 대해 말씀 하셨는데, COI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고 올바른 일이라고 생각한다.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확실하게 세계에 알린 적이 없었다. 그로 인해 북한도 급한 마음에 북한 인권에 대한 자체 보고서를 만들어서 세계에 알릴 정도로 자극을 받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COI 보고서가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높이 평가한다.

- 앞으로도 국제사회가 이 문제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지속 전달하는 것이 북한 인권문제를 개선해 나가는 데 기여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드레스덴 구상 등은 남.북한간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기본적이면서도 당장 할 수 있는 일들을 해 나가자는 것인데, 북한은 이를 거부하고 있음. 우리로서는 북한에 대해, 고립상태에서 북한 경제를 살릴 수 없으니 대화에 나와서 모든 문제들을, 드레스덴 구상 등을 통해 협의하자고 이야기해 나갈 것이다. 이를 통해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모멘텀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국제사회가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 주민의 삶의 개선을 위해 노력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 통일을 추진해 나가는 데 있어, 알렉산더 대왕이 Gordian Knot를 끊어버리듯이, 얽힌 실타래를 풀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탈북자 문제, 핵문제, 인권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엉켜 있는데, 그것을 궁극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길은 통일이라 할 수 있다. 통일은 한반도의 안정과 번영은 물론이고,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며, 지구촌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믿고 있다.

- 독일의 통일이 유럽 통합의 기본이 되었듯이, 즉 독일의 통일 없이 유럽 통합이 가능하지 않았던 것처럼, 동중국해, 남중국해, 영토 문제 등 역내의 여러 문제들이 하루아침에 해결될 수 없는 복잡한 문제이기는 하나, 어쨌든 동북아에 평화가 온다면 그러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데도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그러한 의미에서 이제는 통일 환경을 만들어 통일을 준비하는 데 있어 미국이 힘을 모아주면 좋겠다.

- 조금 전 북한 핵문제에 대해 미국과 중국이 같이 협력해서 풀어 나갈 수 있는 협력의 여지가 있다는 얘기가 나왔는데, 사실 북한이 핵능력을 고도화시키면 일본이나 주변국들도 모두 이에 대해 경각심을 갖게 되고 '핵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중국도 결코 원치 않는 것이며, 미국도 그러한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북한 핵문제에 대해 협력의 관행을 만들어 나간다면 이는 동북아에서 이들의 역할을 크게 할 것이고 세계 평화에도 기여할 것이다.

- 또한, 북한에 대한 창조적 접근에 대해 공감한다는 언급이 있었는데. 우리 이니셔티브나 정책에 힘을 실어주고 좋은 말씀을 해 주어 감사하다. 이렇게 도와주고 힘을 모아준다면 북한 문제에 대한 창조적 접근 또한 힘을 받아서 이를 통해 평화 통일에 대한 기반이 구축될 것으로 믿는다.

- 한국은 전쟁의 폐허 위에서 오늘날까지 발전해 오는데 한.미 동맹이 매우 큰 역할을 했다. 한국은 미국과 국제사회로부터 유엔으로부터 받은 것을 세계에 돌려주어 기여하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여러 가지 인도적 위기에 빠진 나라들에 대해서도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돕고 기여하고자 묵묵히 노력하고 있고, 우리 개발경험을 개발도상국들에 전해줌으로써 이들이 빈곤으로부터 탈출해 나가는 데도 역할을 하고자 한다.

- 기후변화와 같은 전 세계적인 도전 또한 전쟁 못지않게 매우 위험한 것인데, 그 또한 창조적인 방법으로, 선도적으로 노력할 수 있는 것은 함으로써, 국제사회가 힘을 합쳐 이러한 문제들을 같이 해결해 나가는 데 있어 한국도 할 수 있는 기여를 해 나가려 한다.

- 이러한 노력들과 함께, 앞으로 통일 한국이 된다면, 한국은 동북아는 물론이고 세계 평화를 위해서도 큰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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