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실명 정책'에서 한발 물러섰다

2014-10-02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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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과의 회의에 참석한 트랜스젠더 연대 회원들 / 사진=transgenderlaw

[페이스북과의 회의에 참석한 트랜스젠더 연대 회원들 / 사진=transgenderlawcenter.org]

페이스북이 10년간 계속해온 실명 정책을 새롭게 수정하기로 했다.

페이스북의 최고 제품 책임자 크리스 콕스(Chris Cox)는 1일(이하 현지시각) 페이스북을 통해 낸 성명서에서 실명 정책으로 인해 피해를 본 LGBT 공동체에 사과를 표하고, 사용자 실명을 확인하는 페이스북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콕스는 "우리 정책은 페이스북 사용자 모두에게 법적 이름만 쓰도록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이 정책의 본래 의도는 페이스북 사용자 모두가 실제 생활에서 쓰는 진짜 이름을 쓰도록 하는 것이었다"며 "페이스북 이용자 중 한 사람이 이번에 피해를 본 계정들을 전부 '가짜'라고 신고했고, 다른 위조 계정들과 함께 처리되어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일을 통해 페이스북 내 신고와 제재 방법, 위조 계정을 판단하는 방법, 피해를 본 사용자를 위한 고객 서비스 등 많은 부분에서 개선이 필요한 것을 느꼈다. 세상 모든 '시스터 로마(Sister Roma)'들을 다른 위조 계정과 구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라고 밝혔다. 시스터 로마란 이번 성명서에서 콕스가 예명을 실제 생활에서 주로 사용하는 이들을 비유한 말이다.

Post by Chris Cox.

페이스북은 지난 9월부터 신고가 들어온 계정을 차례로 차단해왔다. 피해자는 대부분 예명을 사용하는 트랜스젠더와 드랙퀸(drag queen, 여장 남자)으로 한 개인의 악의적 신고를 페이스북 시스템이 알아차리지 못하고 처리한 것이 문제였다.

문제가 일어나자 샌프란시스코 당국은 곧장 페이스북과 회의를 주선하고, 감리 위원회 2명이 대화를 시도했으나 페이스북은 실명 정책 바꾸기를 거부했다. 이에 반발한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익명을 보장하는 소셜 미디어 '엘로(Ello)'로 대규모 이동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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