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사고, 함께 숨지기 전 남편이 아내 배려한 행동

2014-10-23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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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붕괴사고 현장에 놓인 조화 / 사진=연합뉴스]판교 환풍구 붕괴사고로 숨진 40대 부

[판교 붕괴사고 현장에 놓인 조화 / 사진=연합뉴스]

판교 환풍구 붕괴사고로 숨진 40대 부부 사연이 안타까움을 주고 있는 가운데, 당시 이들을 목격한 생존자 증언이 나왔다. 사고 직전 아내를 배려한 남편의 행동에 대한 내용이었다.

당시 환풍구에 올라가 있었지만 다행히 목숨을 구한 30대 직장인 ㄱ씨가 23일자 '한겨레신문'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은 이렇다.

"제가 올라가고 얼마 안 돼 중년 부부가 올라왔는데, 남편분이 근처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의자를 갖고 올라와 부인을 앉혀 기억에 남았다. 만약 방방 뛰는 분위기였다면 그 와중에 의자에 앉아 있을 수 있었겠나."

ㄱ씨는 "사람들이 환풍구 위로 올라가 방방 뛰는 모습은 전혀 없었다"라며 당시 상황을 증언을 하면서 이들 부부의 생전 마지막 모습을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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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사고 희생자 40대 부부는 판교테크노밸리 한 업체에서 일했던 정연태 씨(47)와 그의 아내 권복녀 씨(46)다. 평소 사이가 좋았던 금슬 좋은 부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 정 씨는 사고 당일인 지난 17일이 쉬는 날이었고, 최근 유방암 수술을 받은 아내에게 기분전환을 시켜주겠다며 함께 공연장을 찾았다. 하지만 환풍구 위에서 한 걸그룹 공연을 보던 도중 환풍구 덮개가 갑자기 무너지면서 함께 세상을 떠났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