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참치 한 마리 주세요" 바다사자가 말했다

2014-10-28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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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 제도의 산타크루즈 섬, 이곳 시장을 어슬렁거리는 손님. 그는 바다사자다.

"아저씨, 저도 참치 한 마리 주세요."
때가 되면 동네 물고기 가게를 방문하는 특별한 손님이 있다. 그 주인공은 바다사자다.
Sea lion has become a regular at fishmonger's shop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27일(현지시각) 전한 이야기다. 콜롬비아 야생동물 사진자가 크리스티앙 카스트로(38)는 에콰도르 갈라파고스 제도의 산타크루즈 섬을 방문했다. 평소에도 야생동물을 사랑하고, 그들의 일상을 카메라로 포착하는 것을 즐기는 그다. 그의 눈에 재밌는 광경이 잡혔다.
동네 수산 시장. 막 잡아온 싱싱한 수산물들과 사고 파는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가운데 눈에 띄는 '손님' 하나. 암컷 바다사자 한 마리가 마치 장보러 나온 아낙네처럼 가판 앞을 서성이고 있다. 참치가 먹음직스러워 보이는지 다랑어 손질에 여념없는 가게 주인을 뚫어지게 바라본다.
더 흥미로운 건 이 주인의 반응이다. 늘 오던 손님이 온 것 마냥 무심하다. 바다사자는 예의 바르게 먼저 온 손님들이 구매를 마칠 때까지 기다린다.
그렇게 한 시간이 지나자, 주인은 생선 조각들을 모아 이 인내심 많은 손님에게 건넨다. 눈으로 인사를 나눈 후 바다에서 온 손님은 집으로 돌아간다.
카스트로(38)는 “이 곳 사람들에게 동물들은 자연스러운 공존 대상이다. 지나친 관심도, 무심함도 없다. 자연스럽게 적절한 관계를 이어간다. 야생동물과 인간의 가장 바람직한 공존형태를 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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