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략의 원흉이고 흉물" 북한 김정은, 미국 원색 비난

2014-11-25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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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반미교양시설 신천박물관 방문 / 이하=연합뉴스] 인권결의안 비난 군중대회도

[북한 김정은, 반미교양시설 신천박물관 방문 / 이하=연합뉴스]

인권결의안 비난 군중대회도 열려…당분간 북미관계 찬바람 불 듯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국제사회의 대북 '인권 공세'를 주도하는 미국에 대해 원색적인 분노를 표출했다.

평양에서는 유엔총회 제3위원회의 북한인권결의안 통과에 반발하는 대규모 군중대회가 개최되면서 북한 내 반미 분위기가 고조되는 양상이다.

조선중앙통신은 25일 김 제1위원장의 황해남도 신천박물관 현지지도 소식을 보도하며 그가 미국을 비난한 발언들을 그대로 소개했다.

김 제1위원장은 6·25 전쟁 당시 미군이 신천군 일대에서 대규모 양민 학살을 저질렀다며 '살인귀', '식인종', '침략의 원흉이고 흉물' 등 거친 표현으로 미국을 비난했다.

김 제1위원장이 집권 이후 처음으로 '반미 교양의 거점'인 신천박물관을 찾아 작심이라도 한 듯 대미 비난 발언을 쏟아낸 것이다.

[북한 김정은, 반미교양시설 신천박물관 방문]

북한 공식 매체의 미국 비난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고지도자가 직접 미국을 원색적으로 비난한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은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해 '최고존엄 모독'이자 '체제붕괴 시도'로 간주하며 정면 대응하겠다는 뜻을 천명해왔다.

최고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는 지난 23일 발표한 성명에서 인권 공세에 맞서 '초강경 대응전'을 펼칠 것이라며 '첫째 가는 대상'으로 미국을 겨냥했다.

김 제1위원장이 직접 나서 미국을 비난한 것은 북한 내부적으로 '반미'의 기치를 선명히 내걸어 체제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제1위원장은 "적에 대한 환상은 곧 죽음"이라고 강조하며 주민들의 '복수결의 모임'을 활성화하라고 지시하는 등 '반미 교양'을 독려하기도 했다.

[북한, 유엔인권결의안 비난 대규모 군중대회]

이날 저녁 조선중앙TV는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국방위원회 성명을 지지하고 미국을 비난하기 위해 열린 평양시 군민대회를 녹화중계로 방영했다.

행사에는 김기남·김평해 노동당 비서와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등 고위간부와 군 장병, 근로자, 학생 10만여 명이 참석했다.

특히 군 장성 사룡남은 "핵선제 타격의 선택권도 우리에게 있으며 영원한 승리의 권리도 우리에게 있다는 것을 미제는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위협했고 행사장 곳곳에는 '반미대결전', '미제는 평화의 파괴자' 등 미국을 비난한 팻말이 눈에 띄었다.

김 제1위원장이 직접 미국을 원색적으로 비난한 데 이어 주민들이 참가한 반미 군중대회까지 열린 만큼 당분간 북미관계에는 찬바람이 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이 이달 초 북한에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을 파견하고 북한이 미국인 억류자들을 석방한 것을 계기로 조성되는 듯했던 북미관계 개선 분위기도 물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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