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우희가 남긴 못다한 수상소감' 팬카페 글 전문

2014-12-20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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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우희 인스타그램]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천우희 씨가 못다한 소감을 전했다

[천우희 인스타그램]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천우희 씨가 못다한 소감을 전했다.

천 씨는 19일 공식 팬카페에 글을 남겨 "눈물을 잘 참았다고 생각했는데 얼굴 보고 놀랐다"며 "내가 연기라는걸 한지 10년이 되는 때에 여우주연상이라니..첫 주연 영화에서 여우주연상을 받다니..너무나 작은 영화로 그리 유명하지 않은 내가. 이천 시골 출신 촌년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 청룡뿐만 아니라 너무나 많은 상들을 받았는데 그 모든것이 나에겐 같은 무게 같은 영광"이라며 "이 모든 상들과 칭찬이 사실 내가 잘해서 받았다기보다 한공주를 함께한 모든 사람들과 모든 것들이 너무나 조화가 잘되었기 때문에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천 씨는 "예전에 그런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너는 얼굴이 예쁜것도 아니고 키가 크지도 않고 몸매가 좋은것도 아니고 어떻게 배우하려고 하니? 하지만 그런 질문을 받을때마다 오히려 믿음이 생겼고 강해졌고 확신이 생겼다. 배우의 본질은 연기다. 실력으로 맞짱뜨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7일 천 씨는 제35회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뒤 '폭풍 눈물'과 함께 소감을 전했다. 천 씨는 오는 2015년 '손님', '곡성', '뷰티인사이드' 등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다.

천 씨가 남긴 글 전문이다.

안녕 럽천

오늘에서야 글을 올리네요

오늘 아침부터 올리고 싶었지만 뷰티인사이드 촬영이 있는지라 하지못했어요

음.. 참 꿈같은일이 벌어졌네..ㅎㅎ

나는 눈물을 잘 참았다고 생각했는데 후에 얼굴보고 깜짝 놀랐네요ㅋㅋ

내가 연기라는걸 한지 10년이 되는 때에 여우주연상이라니...

그것도 첫 주연 영화에서 여우주연상을 받다니...

그것도 너무나 작은영화로..그리 유명하지 않은 내가..

이천 시골 출신 촌년이 ㅋㅋㅋㅋ

올해 청룡뿐만 아니라 너무나 많은 상들을 받았는데 그 모든것이 나에겐 같은 무게 같은영광이에요.

이 모든 상들과 칭찬이 사실 내가 잘해서 받았다기보다 한공주를 함께한 모든 사람들과 모든 것들이 너무나 조화가 잘되었기 때문에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나를 사랑하고 한공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좋은맘으로 빌어주었고, 특히나 나를 믿어주는 우리 가족과 럽천식구들..

그 덕분에 그 좋은기운에 내가 이자리에 설수있었던것같아요

정말 모든게 감사함뿐입니다

예전에 그런 얘기를 많이 들었었어요

너는 얼굴이 예쁜것도 아니고 키가 크지도 않고 몸매가 좋은것도 아니고 어떻게 배우하려고 하니?

하지만 그런 질문을 받을때마다 오히려 믿음이 생겼고 강해졌고 확신이 생겼습니다

배우의 본질은 연기다

진정한 배우가 되겠다고 꼭보여주리라 맘먹었어요

실력으로 맞짱뜨겠다

언젠가는 통하리라

오로지 연기에만 집중하려했고 그런 뚝심으로 밀어붙이다보니 조금씩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한발한발 왔네요

아무것도 없이 나자신만을 믿고 혼자 맨몸으로 부딪히며..

쉽진 않았지만 그리 나쁘지않았어요ㅎㅎ

누군가는 길다고 느낄수 있지만 나는 그리 길지않은 시간에 이루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것이 나의 정점이라고 생각지않아요

이제 시작일뿐이고 과정일뿐입니다

앞으로 더욱 좋겠죠?

그만큼 힘들고 괴로운것들도 많을거구요

하지만 그런 아픔도 그자체만으로 삶이니까 그것만으로도 감사하고 행복한 일인것같아요

나를 보며 위로받고 희망을 갖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모습을 볼때마다 나는 더욱 내가 더 열심히 해야겠구나 싶습니다

사실 지금의 좋은 평가들이 겁이 나기도 합니다

혹시나 그 믿음과 호감들이 실망과 배신감으로 변하게 하면 어쩌나..

하지만 그 부담감마저도 행복과 기쁨이고, 나의 처음 마음처럼 누군가에게 칭찬받기위해 돋보이기위해 연기함이아니라 온전히 배우로 작품에서 그인물로 내 몫을 해나가자고..

앞으로도 보여주고 싶어요

오로지 연기로 말하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고 싶습니다

지켜봐줘요

항상 고마워요

나의 힘의 원천

p.s

어제 수상소감할때 럽천얘기할수있어서 너무 좋았어요ㅎㅎ

사실 하나더 얘기하고싶은것도 있었는데 조심스러워 말하기않았어요

진심을 담아 얘기한다하더라도 혹여나 모든 시선이 그리 가거나 특정사건에 대한 얘기로 흘러갈까봐 겁이 났습니다

특정사건이아니라 사건이 중심이 아니라 언제나 말했듯이 한공주는 스스로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영화입니다

공주에 대한 나의 맘은 언제나 조심스럽습니다 그리고 너무나 아끼고 사랑합니다

우리 럽천식구들은 그맘을 알거라 믿어요 다하지 못한 말은 여기에나마 남겨봅니다

home 박민정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