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는 북한 대체할 '새로운 악당' 찾는 중

2014-12-20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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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이하 소니)의 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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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이하 소니)의 코믹 영화 '인터뷰'가 북한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해킹과 협박으로 개봉 취소된 가운데 할리우드 영화 제작사들이 북한에 대한 두려움에 떨고 있다.

영화 제작사들 사이에 '제 2의 소니'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면서 북한을 등장시킨 영화의 촬영이 취소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9일(현지시간) 21세기폭스의 '더 디펙션'(The Defection)과 뉴 리젠시의 '평양'(Pyongyang)을 예로 들며 할리우드 영화사들의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첩보 영화인 '더 디펙션'은 미국의 정보요원이 북한으로 망명하는 장면이 잠깐 나올 뿐 이야기 대부분은 미 중앙정보국(CIA)에 국한됐다.

하지만, 21세기폭스는 '소니 해킹'사건의 여파로 스크립트를 재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화 제작에 참여한 한 프로듀서는 "그냥 편하게 가도록 스토리를 바꿔야 하는지를 어제 몇 번씩이나 생각했다"는 말로 고민을 털어놓았다.

뉴 리젠시는 내년 3월부터 시작할 예정이었던 영화 '평양'의 촬영을 취소했다.

이 영화는 캐나다 출신 만화가인 기 들릴이 평양을 직접 방문해 겪은 경험을 토대로 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관련 일로 평양에 머물렀던 들릴이 전체주의사회에 대해 느낀 감정 등을 적은 자서전 성격 그래픽 소설이 원작이다.

하지만, 뉴 리젠시는 해킹의 또 다른 피해자가 되는 것을 미리 우려해 촬영에 들어가지 않기로 했다.

할리우드 영화 제작사가 영화 촬영 계획을 취소한 것은 소니가 해킹된 여파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해석했다.

북한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의 암살을 주제로 '인터뷰'를 만든 소니는 지난달 해커로부터 해킹당했다.

북한은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의 연방수사국(FBI)은 북한의 소행이 맞다고 이날 공식 발표했다.

소니는 '인터뷰' 상영 영화관에 대한 테러 협박이 이어지자 아예 상영하지 않기로 해 엄청난 금전적 손실을 안게 됐다.

소니는 제작에만 4천400만 달러(약 484억 원)를 투입했으며 마케팅 비용으로도 수백만 달러를 사용했다.

한편 '인터뷰' 상영 취소 이후 일부 영화관에서는 2004년 제작된 '팀 아메리카'(Team America)의 대체 상영을 고려했으나 이마저도 포기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덧붙였다.

'팀 아메리카'는 미국의 테러진압팀이 김정은의 아버지인 김정일로부터 세계를 구한다는 줄거리의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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