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저지 아파트단지에 큰 불, 한인 재산피해

2015-01-23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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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연합뉴스] (뉴욕=연합뉴스) 이강원 김화영 박성제 특파원 = 미국 뉴저지 주 허드슨

[이하 연합뉴스]

(뉴욕=연합뉴스) 이강원 김화영 박성제 특파원 = 미국 뉴저지 주 허드슨 강변에 있는 에지워터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21일(현지시간) 오후 대규모 화재가 발생해, 전체 408가구 가운데 절반이 넘는 240여 가구가 전소됐다.

신속한 대피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500여 명의 주민이 집이 불타는 재산 피해를 봤다. 당분간 거처를 옮겨야 하는 나머지 주민까지 포함하면 이재민은 1천 명에 달하고 있다.

특히 이 아파트 주민의 20% 안팎이 한인으로 알려진 가운데 100여 명의 한인이 직접적인 재산 피해를 본 것으로 잠정 파악되고 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불은 이날 오후 4시 30분 뉴욕 맨해튼과 허드슨 강을 사이에 둔 인구 밀집지역인 에지워터의 고급 아파트인 '아발론'에서 발생했다.

단지를 이루는 두 개 동(棟) 가운데 한 건물의 1층에서 불길이 목격됐다.

소방 당국이 출동했을 때에는 연기가 나는 정도였으나, 강풍과 영하의 날씨로 불길이 목조 건물의 외벽을 타고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면서 오후 7시께에는 건물 한 동 전체가 화마에 휩싸였다.

200여 명의 소방관이 진화 작업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강 건너 맨해튼은 물론 뉴욕 브롱크스에서도 검은 연기가 보일 정도였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불길은 이날 밤 11시께 가까스로 잡혔으나, 발생 24시간을 넘긴 22일 오전까지도 현장에 흰 연기가 피어오르는 등 완전히 진화되지 않은 상태다.

불이 난 건물은 하부 구조물만 남기고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전소됐다.

불이 난 건물 안에 살고 있던 주민 500여 명은 인근 학교와 지역센터로 대피했다. 아파트 인근 2천300 가구에는 영하의 날씨에 정전이 됐다.

에지워터 시는 22일 공립학교에 휴교령을 내리는 한편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사고 수습에 나섰다.

이 아파트는 15년 전인 2000년에도 건축 과정에서 발생한 화재로 7천만 달러(760억 원)의 재산 피해를 내고 2년 뒤 다시 건축된 바 있다.

아파트 주민 가운데 20%는 전문직 종사자, 주재원, 유학생 등 한인으로 알려졌으나, 정확한 피해 규모는 아직 집계되지 않고 있다.

최근까지 이 아파트에 살았던 한 남성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아발론 아파트에는 자녀가 어린 젊은 부부가 많이 사는데 다들 망연자실"이라며 "대부분 급하게 대피하느라 몸만 빠져나왔다고 한다"고 말했다.

한 한인 주부는 화재가 나지 않은 건물에 살아 화를 면했지만 "두 아이를 데리고 빠져나오느라 정신이 없었다. 핸드폰과 지갑만 갖고 달려나왔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뉴욕 총영사관은 화재 현장에 직원을 보내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뉴저지 한인회도 7명의 비상대책위(위원장 유강훈)를 구성했다.

총영사관은 한인회의 협조를 받아 23일부터 뉴저지 주 팰리세이즈파크에서 긴급 순회 영사 업무를 시작하기로 했다.

총영사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부분 한인 피해자가 맨 손으로 달려나왔다"며 "새로 여권을 만들고 이어 영주권, 운전면허증 등 미국 신분증도 새로 만들어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인 피해자가 현재 분산돼 있어 정확한 피해 규모 집계에는 시간이 더 걸리겠으나 대략 100명 안팎이 피해를 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거의 집과 가재도구가 불에 탄 이들에게는 에지워터 시를 통해 당분간 임시 거처가 제공될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는 화재보험을 통해 1만∼3만 달러 수준의 피해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한인 사회 관계자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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