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아이 제안, 암 치료제 연구에 새 물꼬 트다

2015-01-30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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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xabay.com] "너 같으면 암을 어떻게 치료하겠니?""항생제 써봐요. 제가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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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같으면 암을 어떻게 치료하겠니?"

"항생제 써봐요. 제가 목감기 걸릴 때처럼요"

8살 아이가 과학자 부모한테 건넨 제안이 암 치료제 연구에 획기적인 방향을 제시했다고 인디펜던트 등 영국 언론이 보도했다.

영국 맨체스터에 사는 카밀라 리잔티(Lisanti·8)는 저녁을 먹다가 암 치료 의학자였던 마이클 리잔티 교수로부터 어떻게 하면 암을 고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딸은 잠시 생각해보더니, 목이 칼칼할 때 썼던 항생제를 써보라고 답했다.

맨체스터 대학 암 연구팀에서 함께 일하는 과학자 커플이었던 마이클 리잔티와 페데리카 소트지아(Sotgia)는 이 답에 회의적이면서도 한번 시도해보기로 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값싸고 널리 쓰는 항생제 물질 몇 개가 그 '부작용'을 일으킬 때 암 줄기세포를 파괴하는 결과를 관찰했다.

일부 항생제는 암 세포가 미토콘드리아를 생성하는 걸 억제했다. 암 줄기세포는 보통 아주 많은 미토콘드리아를 갖고 있다.

연구진은 하루에 6펜스 정도 하는 값싼 항생제가 유방암, 고환암, 폐암, 난소암, 췌장암, 피부암 등 각종 암의 줄기세포를 파괴하는 현상을 관찰했다. 게다가 건강한 세포는 해치지 않았다.

맨체스터대학 연구진의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임상 단계를 거쳐야 한다. 만약 실제 환자에게서도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면, 보다 값싸고 획기적인 암 치료제 개발이 이뤄지게 된다.

지금도 암 치료에 항생제가 쓰이지만, '암 줄기세포' 자체를 파괴하는 게 아니라 암으로 인한 각종 합병증을 제어하는 데 이용돼 왔다.

리잔티 교수는 "딸아이는 우리 부부가 암에 대해 얘기하는 걸 굉장히 많이 들었다. 그래서 우린 딸한테 암 치료에 대한 생각을 묻는 게 재미겠다고 생각했다"며 "항생제로 암을 치료한다는 게 처음에 나이브하게 느껴졌지만, 이제 보니 그게 맞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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