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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 10 8 페르난도 체 게바라는 볼리비아 정부군에 생포된다.  그의 생포소식은 급히 모스 부호를 타고 상부에 전달된다.  페르난도 500의 신병을 확보했으며, 600(생존)을 할 것인가, 700(죽음)을 할 것인가를 기다린다.  자정전 700이라는 볼리비아 대통령(미국 CIA와 협의를 거침)의 결정과 함께 10 9일 오후 1 30분경 39세의 젊은 나이로 눈을 부릅뜬채 죽었다.

 

전쟁 중에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던 체 게바라.  언뜻 부조화처럼 보이는 그는 민중해방을 위해 투쟁했지만 정작 민중에게 신고를 받고 생을 마감했다.

 

지구상에 제국주의가 있고, 신음하는 민중이 있는한 체 게바라는 어디에도 존재한다.  단지 이름이 체 게바라가 아닌 각각의 피부색깔로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쿠바는 미 제국주의로부터 혁명을 완수했지만 현재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  북한 역시 사회주의 혁명을 완성했지만 3대 부자세습이라는 유례없는 실험을 하고 있다.  수 많은 혁명가들이 민중해방을 위해 목숨을 버렸건만 21세기 현재는 처참한(?) 상황이다.  제국주의가 신자유주의로 포장되어 민중들은 빈곤층으로 전락하고, 대학생의 80%가 비정규직으로 취업하고 있다.  전반적인 생활은 나아졌지만 여전히 사회는 빈부간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

 

이 책 체 게바라로 난 길, 뜨거운 여행은 前 부산일보 만평가인 손문상 화백과 프레시안 정치부 기자 박세열씨의 70여일 간의 남미 여행기록이다.  40대 중반과 20대 후반, 언뜻 세대차에 의해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이 버무린 일기의 편린이다.  무작정 떠났다고 하지만 이미 그들의 마음속은 과거로부터 가고 싶은 욕망에 불타올랐다.  단지, 현실에 얽매어 결단하지 못했던 것일 뿐.  나 역시 결단을 하지 못하고 책방의 여행기를 뒤적이듯이 말이다.

 

이번 여름 일본 오사카에 베낭여행을 갔었다.  오사카 국립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들 중 일본 제국주의 시절 중국에서 약탈한 문화재를 버젓이 전시하고 있었다.  미국 예일대 역시 페루의 마추빅추에서 발굴한 유물 4만여 점을 돌려주지 않고 있다.  영국도, 프랑스도 마찬가지다.  세계지도는 민중들의 피와 눈물로 얼룩져 있다.  세계지도가 국경으로 얼룩져 선이 그어진 것처럼.

 

400페이지가 넘는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은 이렇게 결론을 맺는다.  우리가 하는 말은 죄다 믿지 말라.”  궁금하는 이 여행기를 읽은 그대가 직접 여행을 떠나라고 한다.  아르헨티나, 칠레, 페루,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쿠바를 말이다. 

 

한국의 좌파라 불리는 사람들은 남미를 미화하지 말아야 한다.  대표적인 책이 차베스 미국과 맞장뜨다(2006, 시대의 창)’이지 않을까.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대통령이 미국을 향해 날 선 공방을 하고 있는 것은 좋은 일이다.  쿠바에 석유를 공급하고 남미의 대동단결을 외치는 것도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자국의 대다수 민중들이 신음하고 있는 현실과 독재정치는 개선해야 한다.  설교시간에 목사들이 믿습니까?” 하면 무조건 아멘!”하고 튀어나오듯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대통령을 좋은 면만 해석해선 안된다.  궁극의 목적은 민중들이 행복해야 하는 것이지, 미국을 향해 대항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손문상 화백과 박세열 기자가 좌충우돌 경험한 남미 각 국의 경험, 특히 베네수엘라의 처참한 인프라는 좋은 간접 경험이 되었다.

 

누가 체 게바라인가?  혹은 누가 체 게바라를 만드는가?  때로는 세상에서 가장 비정한 사내가 됐다가 또 어느 순간에는 약자의 편에 선 정의의 화신으로, 혹은 현대 사회의 심적 구세주로 끊임없이 변신하는 그에게 묻는다.  도대체 당신, 배후가 누구요?” (53)

 

한국에도 일제 강점하에 항일무장투쟁을 선도한 이회영 같은 뛰어난 인물이 있었다.  체 게바라는 전세계적으로 티셔츠나 책을 통해 잘 알려져 있지만 이회영은 몇몇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남아있다.  민중의 아픔을 함께 한 사람이라면 이회영이든 체 게바라든 캐릭터에 함몰되기 보다는 지금 내가 여기에서 어떤 스탠스를 유지하느냐가 중요하다.  나는 어느편에 설 것인가.

 

뱀꼬리. 손문상 화백의 맛깔 나는 그림을 중간 중간 볼 수 있어 좋았다.
키워드 여행,체게바라,손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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