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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사의 땅 중동, 히잡 대신 안전모 쓴 한국 여성 4인방

2015-02-2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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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씨 40도를 오르내리는 열사의 땅 아랍에미레이트(UAE)의 수도 아부다비. 이 도시

섭씨 40도를 오르내리는 열사의 땅 아랍에미레이트(UAE)의 수도 아부다비. 이 도시 지하에서는 16.1km에 이르는 거대한 터널공사가 한창이다. 영화 '국제시장'처럼 이 공사현장의 산업역군들 역시 한국인들이다. 중동 최대 규모 하수터널이 될 이 프로젝트는 삼성물산이 맡고 있다.

그런데 이 현장에는 한가지 다른 점이 눈에 띈다. 한눈에도 대학을 갓 졸업한 듯 보이는 앳된 한국인 여성들이 있었다.

“여성 최초로 중동에 갔다. 남들이 하지 않는 걸 우리가 한다. 이런 생각에 많이 설레고, 보람도 그만큼 더 컸다”

아직 학생 티가 남아있는 듯한 한은솔 씨(26세)의 말이다. 삼성물산의 아부다비 UAE DTS 현장에 투입됐던 재원이다. 또 그는 중동 경험이 만족스러웠다며 이 같이 말한다.

“자원해서 간 곳이었지만, 막상 떠나려니 많이 두려웠다. 낯선 땅, 낯선 영어에 대한 두려움이 제일 컸다. 그러나 무서워하다가는 아무 것도 못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작 현장에 나가보니 다 지나친 걱정일 뿐이었다”

[유튜브 'Samsung']

‘히잡 아닌 안전모를 쓰고’ 여성 첫 중동 진출

삼성물산이 아부다비에 건설 중인 하수로 공사는 지하 30미터 깊이에 16.1KM길이의 거대한 터널을 뚫는 역사다. 이 터널이 완공되면 중동에서 가장 긴 하수터널로 기록된다.

[지하 하수터널을 건설하고 있는 삼성물산 DTS-T01현장/ 이하 사진 '삼성물산']

여기엔 첨단 터널공법인 ‘TBM(Tunnel Boring Machine, 터널 굴진기)’ 기술이 도입됐다. 이 공법은 삼성물산 등 국내 기업들이 세계 최고 수준에 오른 기술이다.

삼성물산은 토목분야 해외현장으로선 처음으로 여성 사원들을 이 곳에 파견했다. 여성이라면 히잡을 써야 할 중동에 나타난 이 4인방. 토목현장을 누비는 이들, 어떤 일을 할까.

4인방은 터널 공사현장에서 공사진행을 체크하고 필요한 자재들을 파악해서 조달한다. 그리고 발주처의 요구사항이 있으면 이를 해결해 주는 임무도 맡고 있다. 현장을 컨트롤하는 일은 여성이 감당하기에 벅차지 않을까 하는 편견과 우려도 있을법하지만 이 4인방은 당차게 이를 완수해냈다.

토목공사 현장이라고 꼭 남성들 몫은 아니다. 이처럼 공사현장 앞과 뒤를 꼼꼼하게 체크하고 조율하는 데는 여성적 섬세함이 필요한 셈이다.

"지하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화장실이 없다"

“50도를 육박하는 무더위보다 더 어려운 게 있었다. 지하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화장실이 없다. 최소한의 물만 마신다. 독해지지 않으면 현장 일을 수행할 수 없다.”

울기도 많이 울었다는 4인방은 한결같이 특수한 지하터널 현장에서 겪은 생리적 한계상황은 큰 어려움이었다고 토로했다.

Civil사업부 임지숙(25) 사원은 “지하 터널에 들어갈 때는 탄광에 들어가는 광부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우리의 임무가 그 곳에 있고, 적응되니 내 일터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라마단, 문화충격이 준 새로운 경험

무슬림 근로자들은 라마단 기간에 해가 떠있는 동안은 어떤 음식도 먹지 않는다. 4인방 역시 낮 동안에는 물조차 제대로 마시지 않고 현장 근로자들과 호흡을 함께 했다. 아침과 점심은 금식, 저녁엔 폭풍흡입. 이런 생활이 한 달 간 이어지면서 느낀 건 ‘무슬림들의 신앙심이 대단하다’는 문화적 경외심이 생겨났다. 라마단을 통해 4인방은 한 겹 더 속 깊은 중동체험 경지에 들어섰다고 말한다.

토목이라는 분야는 아직 남성들의 문화가 지배하고 있다. 언어조차 낯선, 그것도 중동이라는 곳에서 여성이라니 병아리 취급 당하기도 일쑤였다. 하지만 험난하고 낯설수록 같은 부서 동료라는 점 외에도 ‘여성’이라는 공통점이 4인방을 똘똘 뭉치게 했다. 이것이 임무완수를 하게 된 힘이 됐다.

이들은 하나같이 “중동경험이 충분히 쓴 약이자 나의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이들 4인방은 오늘도 해외와 국내의 토목현장들을 누비며 여전히 땀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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