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막힌다" 정규노선 무시하고 운행한 시내버스

2015-03-01 14:56

add remove print link

[pixabay.com]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시내버스가 불

[pixabay.com]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시내버스가 불법 주차 차량이 늘어선 상가 도로를 피해 정규 노선을 무시하고 운행해 영문 모르는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해당 구간의 불법 주차는 고질적인 현상인데도 단속 책임이 있는 자치단체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광주 북구 용봉동에 사는 박모(58·여)씨는 최근 '상무 64번' 버스를 탔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평소 정차하던 정류장을 지나지 않을 것이라며 500m 떨어진 길가에서 내리도록 기사가 권유했기 때문이다.

박씨는 "걸어서 몇 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이기는 하지만 날씨도 춥고, 짐도 많아 불편했다"며 "하루 이틀도 아니고 계속 이렇게 운행한다니 어디에 항의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 버스는 지난달 19일 전후부터 매일 오후 7시 30분부터 오후 11시 무렵까지 '용봉동 성당', '용봉현대 3차 아파트' 두 개의 정류장이 있는 1㎞ 구간을 지나지 않고 우회 운행하고 있다.

버스 회사 측은 광주시 담당 부서의 사전 허가도 없이 버스에 안내문만 붙인 채 우회 운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왕복 2차로인 이곳은 주변 음식점 등 상가 손님의 주차 탓에 차량 소통이 상습적으로 정체된다.

그러나 광주 북구와 경찰은 상인들의 불만을 의식해 단속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정체 시 관계자들만 주차차량에 끼어 진땀을 흘리는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그동안 상인회가 주차 금지 시설물을 설치해 한때 문제가 해결됐지만 상인들의 손님 유치경쟁에 도로는 다시 어지러워졌다.

북구는 상인들과 협의해 별도 주차공간을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예산보다 비싼 땅값 탓에 흐지부지됐다.

관리·감독 기관과 상인들이 갈팡질팡하는 사이 버스 회사가 일방적으로 우회운행을 하면서 애꿎은 승객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

광주시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버스 업체 측은 의견수렴을 위해 안내문만 부착했고 실제 우회운행은 안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시 허가 없이 우회 운행을 했다면 행정처분 대상인 만큼 경위를 알아보겠다"고 밝혔다.

home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