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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쪽이 이익일까, 황금 vs 소금 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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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황금 1온스 vs 소금 1온스의 교환은 어느 쪽이 이익일까...


피터 번스타인은 그의 저서 ‘황금의 지배’에서 다음과 같이 ‘벙어리 물물교환’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15세기에 아프리카 서해안으로 진출한 유럽인들은 아프리카인들과 ‘벙어리 물물교환’을 했다.

 

먼저 유럽인들이 소금을 교환장소에 놓아둔  멀찍이 물러난다그러면 이방인과의 접촉을 꺼리는 흑인 부족이 나타나 소금의 가치에 합당하다고 생각하는  만큼의 황금을 놓아두고  멀찍이 물러난다.

 

유럽인들이 다시  곳으로 가서 흑인 부족이 두고  황금의 양을 확인한다 양이 만족스러우면그들은 황금을 들고  곳에서 물러나 떠나면 그걸로 거래 끝이다.


만약  양이 만족스럽지 못하면 그들은 그냥 물러나서 계속 기다린다.

 

그러면 흑인 부족이 다시 와서 황금의 양을 조금 증가시키고 물러난다. 이런 식으로 양쪽이 모두 만족할  있을 때까지  같은 과정이 끈기있게 반복된다.

 

이렇게 해서 형성된 황금과 소금의 적정 교환 비율은 얼마쯤 됐을까?

 

대부분의 거래에서 황금 1온스 vs 소금 1온스로 교환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거래, 즉 황금 1온스 vs 소금 1온스의 교환은 어느 쪽이 이익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내기 전에 한 가지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있다위와 같은 교환이 흑인 부족의 미개함의 결과로 생겨난 것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는 점이다.

 

황금 1온스 vs 소금 1온스의 교환이 이루어졌던 위 사례는 유럽인들의 저술에서 꽤 자주 언급되는데, 그 서술태도를 보면 흑인 부족의 미개함에 대한 조롱이나 연민이 깔려있음을 자주 본다.

 

하지만 이는 유럽인의 선조인 로마 군인들이 소금(sal)으로 급여를 지급 받았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선조를 모독하는 태도에 다름 아니다.


오늘 영단어 중 salary(급여) soldier(군인, 소금을 받는 사람)는 이와 같은 역사적 사실로부터 유래한 단어이다.

 

그러므로 위에서 필자가 제기한 질문에 대해 흑인 부족의 미개함이라는 생각은 지워버리고, 조금 진지하게 생각해보자.

 

일단 모든 질문은 그 질문 내용 속에 어느 정도 답이 들어있는 법이다.


위에서 필자가 서술한 내용 중에 “이런 식으로 양쪽이 모두 만족할  있을 때까지  같은 과정이 끈기있게 반복된다”는 구절이 들어있다.

 

즉 이 거래를 통해 양쪽이 모두 만족(이익)을 얻는다.

 

이를 경제학 용어로는 소비자 잉여라고 한다.


모든 거래는 소비자 잉여를 발생시키므로 양 당사자 모두에게 이익이다. 그 때문에 속담에서 “거래는 붙이고 싸움은 말리라”고 하는 것이다.

 

(완전한 독점의 경우는 거래의 일방이 상대방의 소비자 잉여를 모두 흡수해버릴 수도 있다. 이게 바로 독점 이윤이고, 이 경우 그 상대방의 이익은 제로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위 경우는 “양쪽이 모두 만족할  있을 때까지  같은 과정이 끈기있게 반복된다”고 했다. 즉 독점적인 거래가 아니었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일단 위 거래에서는 양 당사자가 서로 필요한 것을 얻었기 때문에 양측 모두 이익이다.

 

이렇게도 생각해볼 수 있다유럽인들은 금을 가지고 돌아가면, 그 금으로 1온스보다 더 많은 소금을 살 수 있다.


흑인 부족도 소금을 가지고 돌아가면, 그 소금으로 얼마든지 1온스보다 더 많은 금을 살 수 있었다역시 양측 모두 이익이다.

 

흑인 부족의 영토에서 금은 발 끝에 채여 굴러다녔다.


구리나 철이라면 연장이나 사냥도구를 만들겠지만 금은 너무 무르기 때문에 쓸모가 없었다.


반짝거리기 때문에 어린아이들이 잠시 호기심을 보여 갖고 놀거나, 여자들이 장신구로 쓰기도 했지만 결국은 싫증을 냈기 때문에 별 가치가 없었다.

 

이상과 같은 상황에 변화를 가져온 것은, 어느날 배를 타고 나타난 이상한 사람들 때문이었다. 그 사람들에게 쓸모없는 금을 가져가면 기꺼이 소금과 바꾸어주었던 것이다!

 

그 부족에게 소금은 너무도 소중한 것이었다. 소금을 얻으려면 며칠동안 위험한 정글을 뚫고 가서 낙타 대상을 만나야 했다. 위험한 여행이라 그 과정에서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소금을 먹지 못하면 사람은 죽기 때문에, 목숨을 건 여행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또한 소금은 최고의 조미료이기 때문에 음식 맛을 좋게 해주었고, 사냥한 고기를 염장해두면 오래 보관할 수도 있어서 매일매일 소비하게 되는 필수품이었다.


그처럼 소금은 소중한 것이었으므로 그 부족은 소금을 화폐로 사용했다. 과거 로마에서 화폐로 사용했던 것과 똑같이

 

그런데 어느날 배를 타고 온 사람들이 쓸모없는 금을 가져가면 기꺼이 화폐(소금)와 바꾸어주었기 때문에, 이제 그 부족에게도 금이 일정한 가치를 갖게 되었던 것이다.

 

이처럼 유럽인과 흑인 부족 사이에 형성된 금 1온스 vs 소금 1온스의 시장 가격은 지극히 경제적인 논리에 따라 형성된 것이었다.


유럽인 측에서는 유럽에서 소금을 싣고 오는데 드는 비용과 위험, 반대로 금을 싣고 유럽으로 돌아갔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반영된 것이었다.


흑인 부족 입장에서는 부족의 마을로부터 금을 싣고 오는데 드는 비용과 위험, 반대로 소금을 싣고 마을로 돌아갔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반영된 것이었다.

 

결국 양쪽 다 소비자 잉여를 얻었다. 이처럼 경제학 원리는 아프리카 오지의 거래에서도 적용되는 것이다.

 

여기서 좀 더 생각을 진전시켜보자.


처음에 필자는 어느 쪽이 이익일까, 라는 질문을 던졌다. 양쪽 다 이익이다,는 답변을 기대하고 질문을 던진 것은 아니다.

 

위 거래는 유럽인의 기준으로 보면 유럽인이 이익이고, 흑인 부족의 기준으로 보면 흑인 부족이 이익이다.

그렇다면 객관적 기준으로 보면 어느 쪽이 이익일까를 따져봐야 하지 않겠는가?

 

흑인 부족의 기준만으로 판단하는 것이 공정치 않듯이, 유럽인의 기준만으로 판단하는 것 역시 공정치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객관적인 제 3자의 시각을 취해보자. 즉 우주인의 눈으로 이 거래를 바라보면 어떨까?

 

우주인이라면 이 거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필자가 생각하기에, 당시의 거래를 안드로메다에서 온 우주인이 지켜보고 있었다면, 흑인부족 쪽이 이익이라고 생각했으리라 본다.

 

안드로메다 우주인은 이렇게 생각할 듯 하다.

 

이상하다, 바다를 건너 멀리서 온 저 지구생물은 왜 불리한 거래를 받아들일까소금은 저 지구생물의 생존에 필수불가결한 소중한 물질이다.


그런데 왜 그 소중한 물질을 애써 먼 곳에서 싣고 와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저 누런 금속과 바꾸는 것일까?


저 누런 금속은 너무 물러서 연장으로 만들어 쓸 수도 없다. 저 지구생물에게 정말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다. 그런데 왜 저토록 불리한 거래를 자청해서 받아들이는 것일까…?

 

이와 같은 우주인의 생각에 동의가 되시는지

 

이와 같은 생각에 쉽게 동의되지 않는다면, 그 이유는 아마도 무의식 중에 금을 화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분명 인류는 한 때 금을 화폐로 사용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그러므로 지금은 화폐로서의 금이 아니라, 일반 상품으로서의 금의 가치를 직시해야 옳다즉 위에서 살펴본 흑인 부족의 시각 내지 우주인의 시각으로 금의 가치를 바라보는 것이 옳다.

 

이렇게 보면 현재 금가격이 꼭지점에 비해서는 많이 내렸다고 하지만, 여전히 터무니없이비싸다그러므로 금에 투자해서는 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인터넷에는 화폐로서의 금의 가치를 강조하며, 금에 투자하라고 선동하는 글이 너무 많다.


일부에서는 이를 이용한 사기사건이 일어나기도 하는 모양이다필자는 이 점이 우려스러운데, 이에 대해서는 다음 기고문에서 써보고자 한다.


세일러 Sailor

우리미래연구소장

 


세일러 urifuture@gmail.com
안녕하세요? 세일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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