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가 팔로우해" 정신병원에 갇힌 여성 사연

2015-03-26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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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로이터 뉴스1] "트위터에서 오바마가 날 팔로우(Follow·구독)해요. 난 좋은

[미국=로이터 뉴스1]

"트위터에서 오바마가 날 팔로우(Follow·구독)해요. 난 좋은 사람"이라고 주장한 여성이 망상증과 조울증 진단을 받고 정신병원에 강제로 수감됐던 사실이 보도됐다. 실제로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이 여성을 트위터에서 팔로우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뉴욕 데일리 뉴스(New York Daily News)'는 지난해 9월 경찰에 의해 강제로 정신병원에 수감됐던 여성이 병원을 고소했다고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각) 단독 보도했다.

EXCLUSIVE: Woman held in psych ward over Obama Twitter claim
뉴욕 데일리 뉴스가 단독 입수한 소송 문서에 따르면, 뉴욕 롱아일랜드에 거주하는 캠 브록(Kam Brock)은 지난해 9월 12일 자신의 2003 BMW 325Ci를 타고 가다 뉴욕경찰(NYPD)에게 제지당했다.

경찰은 브록이 마약을 투여했다고 추정, 차량을 뒤졌으나 마리화나는 나오지 않았다. 차량에서 마약을 투여했다는 증거가 아무것도 나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브록의 차를 압수했다.

다음날 브록은 자신의 차를 되돌려 받기 위해 경찰서를 찾았다. 그는 "당시 억울하게 차를 압수당한 것에 대해 감정적이었던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절대 정서 장애인 것처럼 행동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브록을 상대한 경찰은 그의 손에 수갑을 채워 정신병원으로 향하는 구급차에 태웠다.

브록은 "경찰이 갑자기 날 붙들더니 의사가 다가와선 주사를 놨다. 곧장 정신을 잃었다"며 "그들이 내 속옷을 벗기고 있을 때 잠깐 깨어났지만 다시 정신을 잃었다. 다음날 다시 일어났을 때는 이미 병원 가운 한 장만 입은 채였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8일 간 병원에서 그룹 치료를 받고 강제로 진정제, 로라제팜과 리튬을 투여받았다.

이 과정에서 브록은 제정신이라는 것을 호소하기 위해 자신이 은행에서 일하고 있으며 오바마 대통령도 트위터에서 자신을 팔로우하는 등 긍정적인 사람이라고 의사에게 말했다.

그는 "내가 어떤 종류의 사람인지 보여주기 위해 의사에게 '오바마도 나를 트위터에서 팔로우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난 좋은 사람이다, 긍정적인 사람이다. 오바마는 긍정적인 사람을 팔로우한다"라고 밝혔다.

브록은 '@AkilahBrock'라는 아이디로 트위터 계정을 갖고 있다. 1938명에 달하는 팔로워 중에는 저널리스트, 학생, 정치인 등 다양한 사람이 있으며 실제로 오바마 대통령도 그를 팔로우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트위터 계정 '@AkilahBrock' 팔로워 목록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찾을 수 있었다. / 트위터 화면 캡처]

하지만 의료진은 그가 은행에서 일하고 있는 것도,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도 믿지 않았다. 오히려 치료 목적에 '환자가 취업에는 교육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게 할 것이며 오바마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그를 팔로우하지 않는다고 인정하게 할 것'이라고 적었다.

심지어 '환자의 약점: 현실을 인식하지 못함, 무직'이라고 덧붙였다.

8일 간 강제 수감된 후 브록은 병원에서 '퇴원'했다. 하지만 퇴원할 때에도 의료진은 그가 왜 퇴원해도 되는지, 무엇을 치료한 것인지 전혀 알려주지 않았다.

브록은 '정신병 이력'뿐만 아니라 1만 3600달러(약 1497만 원)에 달하는 병원비를 일방적으로 청구당했다. 현재 그는 병원을 상대로 보상금을 요구하며 소송을 낸 상태다.

브록의 변호사는 브록이 자메이카 출신 흑인이라 더 심한 대우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약 64만 명에 달하는 트위터 계정을 팔로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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