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행총재 '색종이 테러' 여성 "어떻게 보안 뚫었냐면..."

2015-04-17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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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사진 프랑크푸르트=로이터 뉴스1] 지난 15일(현지시각) 독일 프랑크푸르트 유럽중앙

[이하 사진 프랑크푸르트=로이터 뉴스1]

지난 15일(현지시각) 독일 프랑크푸르트 유럽중앙은행에 난입해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에게 색종이를 뿌린 여성이 하루아침에 활동가들의 스타로 떠올랐다.

이 여성의 이름은 조세핀 비트(Josephine Witt·21). 함부르크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는 여대생이다. 과거 페미니스트 운동단체 '페멘(FEMEN)'에서 활동했었다.

비트는 16일 영국 매체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색종이 테러' 후일담을 털어놨다.

비트는 "빌딩 안에 들어가는 게 너무 쉬워서 깜짝 놀랐다"며 "위압감 있어서 이렇게 쉽게 될지는 몰랐다"고 했다.

"그냥 일상적인 절차를 밟고 들어갔어요. 아이디를 보여줬죠. 물론 제 가방을 체크하긴 했어요. 근데 종이 밖에 들어있지 않아서 그냥 기자라고 생각했던 거 같아요"

비트는 "안에 들어갔더니 기자들이 서로 '은행 기자회견은 엄청 지루해"라고 말하더라"며 "그래서 속으로 생각했다. 이번에 다를거야"라고 했다.

"적절한 상황에선 토플리스 활동을 하지 않고도 더 많은 반응을 끌어낼 수 있다는 걸 알았어요. 전세계에서 엄청난 반응을 얻었거든요"

"수많은 블로거들이 나에 대해 썼고, 엄청나게 많은 이메일도 받았어요. 대부분 격려하는 내용이었죠. 물론 내 T팬티를 언급한 마초들도 있었는데, 소수였어요"

비트는 이날 테이블 위로 올라온 후 "ECB의 독재를 중단하라"고 외치면서 드라기 총재 머리 위로 색종이를 뿌렸다. 그는 'ECB의 독재를 중단하라'는 문구가 적힌 검은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이후 그는 안전요원이 자신을 제지하자 손가락으로 승리의 브이자를 그려보이며 웃음을 짓기도 했다.

비트는 "거대 은행이 우리를 소유하고 있다"며 "보여주고 싶었던 건 경제라는 게 그냥 당연히 주어진 것이고 그냥 따라야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유럽중앙은행은 민주적으로 선출된 기관이고, 따라서 은행은 그에 맞는 좋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비트의 어머니는 물리치료사, 아버지는 태양광 패널 업계에서 일한다. 18세부터 페멘 활동을 하며 밖을 돌아다니는 딸이 이제는 적응이 될 지경이다.

"부모님도 뉴스에서 절 봤어요. 뭐 물론, 저를 그리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으셨어요. 하지만 내가 괜찮냐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주셨어요"

비트는 과거에도 크리스마스 미사 중 토플리스로 난입하는 등 여러 차례 '난리'를 피워 체포됐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비트는 "교회 권력에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I am God'라고 상반신에 쓰고 뛰어들었다. 아래는 당시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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