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파한 '난민 보트'에서 수십명 건진 그리스 슈퍼맨

2015-04-26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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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로데스=로이터 뉴스1] "구조하다가 손과 발을 긁혀서 다쳤지만 전혀 의식도 못했어

[이하 로데스=로이터 뉴스1]

"구조하다가 손과 발을 긁혀서 다쳤지만 전혀 의식도 못했어요"

아프리카 난민을 실은 배가 난파해 물 속으로 가라앉자 홀로 뛰어들어 수십 명을 건져낸 그리스 남성이 있다.

영국 매체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20일(현지시각) 오전 8시쯤 그리스 해군 부사관인 안토니스 델리기오르기스(Deligiorgis·34)는 아내와 함께 그리스 로데스 섬 해변을 거닐고 있었다. 그때 저 멀리서 아프리카 에리트리아 난민을 가득 실은 배가 바위에 부딪혀 난파했다. 배는 기울었고, 배 위에 타고 있던 수백명의 난민들은 빠르게 물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델리기오르기스는 생각할 새도 없이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한 명, 또 한 명... 그렇게 그는 수십 명을 건져냈다. 자신의 목숨도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특히 한 젊은 여성을 어깨에 짊어지고 초인적인 모습으로 바다 속에서 나오는 사진은 전세계에 확산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조사에 따르면, 이 여성의 이름은 에리트레아 사람인 와가시 네비아트(Nebiat·24)라고 했다. 네비아트는 6시간 전 터키 마르마리스 항을 떠나 유럽으로 향했다. 다른 난민들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삶을 만들겠다는 꿈에 목숨을 걸고 유럽을 향한 것이다.

네비아트는 지난 3월 고향을 떠났다고 한다. 그녀 부모님이 새 삶을 찾으라고 딸에게 1만 달러를 쥐어줬다. 네비아트는 수소문 끝에 결국 유럽으로 향한 난민선에 몸을 싣을 수 있었다.

하지만 유럽 대륙을 눈 앞에 두고 그녀가 만난 건 암초였다. 부서진 배와 함께, 물 속으로 빨려들어간 네비아트... 목숨이 경각에 달린 순간, 델리기오르기스가 그녀를 건져냈다.

델리기오르기스는 93명 탑승자 중 20여 명을 혼자 힘으로 해변 안전한 곳으로 데려가는 초인적 활약을 보였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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