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검으로 행인 팔 자른 검도사범' 잔혹범죄 6건

2016-11-30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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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만삭 여인이 저지른 유괴 살해 사건 (1997년)

1. 만삭 여인이 저지른 유괴 살해 사건 (1997년)

박초롱초롱빛나리양 유괴 살해사건 범인 전모 씨가 1997년 9월 17일 강남 뉴코아백화점 킴스클럽 앞에서 실시된 현장검증에서 박 양을 유인하는 장면을 재연하고 있다 / 이하 연합뉴스

예쁜 외모로 유독 눈에 띄던 한 소녀 박초롱초롱빛나리(이하 나리)양. 8살이던 아이는 만삭 임신부에게 유괴돼 살해당했다.

만삭 임신부 전모 씨는 1997년 8월 30일 오후 3시쯤, 서울 잠원동 뉴코아 문화센터에서 영어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나리 양을 유괴했다. 이후 전 씨는 나리 양의 집에 전화를 걸어 현금 2000만원을 요구했다.

협박 전화 당시 경찰의 발신지 추적으로 서울 명동의 한 커피숍 안이 수사 장소로 좁혀졌다. 형사들은 출구를 봉쇄한 채 손님과 종업원을 대상으로 신분확인과 지문채취를 시행했다.

당시 범인 전 씨는 형사들에게 '만삭의 임신부한테 지금 뭐하는 짓이냐?, '아기가 놀라 배를 차는 바람에 너무 아프다', '병원에 가봐야 하니 빨리 보내달라'며 히스테리 반응을 보였다.

형사들은 임신부 전 씨의 지문만 채취한 뒤 병원행을 허용했고 전 씨는 커피숍을 빠져나갔다.

나리 양 실종 5일째, 사건은 공개수사로 전환됐고 9월 11일, 결정적 제보자가 나타났다. 제보자는 범인 전 씨의 아버지였다.

고위 공무원인 그는 만삭인 자신의 딸이 9월 1일 가출했고 그 뒤로 집에 들어오지 않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협박 전화 녹음테이프를 듣고 범인의 목소리가 자신의 딸임을 확인해줬다.

나리 양은 유괴 당일 오후 6시 이미 사망했다.

2. 진검으로 행인 팔 자른 검도 사범 (2000년)

pixabay

2000년 7월 8일, 평범한 가장은 길에서 오른쪽 손목과 왼팔을 잃어버렸다.

사건 당시 41살이던 이모 씨. 그는 길에서 휴대폰으로 부인과 말다툼을 벌이고 있었다. 이때 이 씨가 자신에게 욕설을 퍼붓는 것으로 오해한 해동검도 사범 박모 씨(사건 당시 21세)는 갖고 있던 진검을 4차례 휘둘렀다.

박 씨의 검에 이 씨의 오른쪽 손목과 왼팔이 잘렸고 머리와 옆구리에는 20cm의 상처가 생겼다. 이후 이 씨는 접합 수술을 받았지만 신경이 끊어져 근로능력을 완전히 상실했다.

박 씨에게 합의금 5000만원을 받았지만 아내가 이를 훔쳐 도망갔고 이 씨에게는 아이들과 전 재산 200만원이 남았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당뇨병까지 걸린 이 씨, 그의 인생은 이 사건으로 나락으로 떨어졌다.

3. 잠자던 동생 도끼 살인 (2001년)

친동생 살해 사건 피의자 양모 군이 2001년 3월 9일 범행 현장에서 범행 당시를 재현하고 있다 / 이하 연합뉴스

2001년 3월 5일 오전, 야식집을 운영하던 양모 씨 부부는 비극을 맞이한다.

초등학교 4학년이던 막내아들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다. 부부는 아들을 병원으로 옮겼지만 아이는 숨을 거뒀다.

부부는 막내아들을 살해한 범인이 중학교 3학년이던 큰 아들이라는 걸 안 순간 경악을 금치 못했다.

자신의 동생을 살해한 양 군은 사건 발생 이틀 전 '가족과 정이 들면 안 된다. 살인이라는 것을 꼭 해보고 싶다. 평범함을 벗어나고 싶다. 할인점에서 도끼를 구입해 날을 갈아 침대 밑에 숨겨두었다'라는 글을 일기 형식으로 남기기도 했다.

양 군의 '이상행동'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학교에서도 장래희망을 '살인업자'라고 적어 담임 선생님이 양 군 부모에게 정신과 치료를 제안하기도 했다.

양 군은 소년법 적용을 받아 재판 과정과 결과가 비공개됐다.

4. 20대 연인 살해한 70대 어부 '보성 어부 살해 사건' (2007년)

전남 보성 앞바다에서 조모 씨 등 젊은이 4명을 자신의 배에 태워 바다로 나가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된 오모(70)씨가 2007년 10월 1일 보성경찰서에서 조사 받고 있다

2007년 8월말 '배에 태워달라'는 연인의 부탁을 승낙한 70대 어부 오 씨.

오 씨는 배에 오른 남성을 먼저 바다에 빠뜨렸다. 그는 살려 달라며 배에 오르던 남성을 어로 장비 삿갓대로 때려 숨지게 한 뒤 혼자 남은 여성을 겁탈하려했다. 이에 여성이 저항하자 오 씨는 여성을 바다에 빠뜨린 뒤 삿갓대로 숨지게 했다.

이 사건이 있은 지 한달여 뒤, 같은 선착장에서 20대 여성 두명이 오 씨에게 '배에 타보고 싶다'고 말했고 오 씨는 이들도 자신의 배에 태워 같은 방법으로 살해했다.

오 씨는 2015년 4월 현재 최고령 사형수로 수감 중이다.

5. "웃음소리에 화났다" 신정동 옥탑방 살인사건 (2010년)

2010년 9월 14일 범행 장소에서 현장검증을 하고 있는 범인 윤모 씨

2010년 8월 7일 토요일 오후 6시, 단란했던 가정의 행복이 깨졌다.

망치와 칼을 꺼내든 범인 윤모 씨는 피해 가족과 아무 관계도 아니었다. 범인은 사건 당시 "나는 이렇게 우울하고 절망하고 있는데 뭐가 그리 행복하다고 웃고 있느냐"라는 생각이 머리에 스치며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고 진술했다.

두 아이의 부모를 무참히 살해한 윤 씨는 14년간 강도·강간죄로 교도소에서 복역하고 출소한 상태에서 이 사건을 저질렀다.

그는 단 한 번도 면회를 오지 않은 가족과 불안한 현실 등 자신의 상황을 비관하며 동네를 돌아다니다 웃음소리가 새어나오는 옥탑방으로 향한 것이다.

윤 씨는 무기징역을 선고 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6. 인천 과외제자 살인사건 (2013년)

실제 사건 현장 / SBS '궁금한 이야기Y'

2013년, 제자가 자신을 성폭행하려 했다며 둔기로 때리고 뜨거운 물을 부어 패혈증으로 숨지게 한 잔혹한 과외교사.

이 사건은 '기묘한 관계'에서 시작한다.

사건 가해자 이모(여·30)씨는 피해자 권모 군이 재학 중이던 강릉의 한 고등학교로 교생실습을 나가게 된다. 이 학교에서 이 씨는 권 군(16)에게 각별한 정성을 쏟는다. 그 이유는 자신의 단짝 친구인 김모(여·30)씨와 권 군이 사귀는 사이기 때문이다.

권 군이 자신과의 사이를 발설할까봐 두려워진 김 씨는 권 군을 자퇴시키고 친구 이 씨에게 권 군을 맡길 계획을 세웠다.

이 씨는 김 씨에게 '조종'당해 권 군에게 무차별적인 폭력을 가한다. 김 씨는 피해자 권 군이 이 씨의 폭력에 못이겨 집에 돌아가려 할 때마다 '공부 열심히 해서 시험 붙어서 나랑 인천에서 살자'라는 메시지 등으로 권 군을 구슬렸다.

이 씨를 '조종'한 또 한명의 사람이 있다. 그는 가상의 인물 '원이'다. 이 씨는 친구 김 씨의 소개로 '원이'를 만나 교제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 씨는 '원이'와 교제하는 4년 간 단 한번도 그를 만난 적이 없다.

'원이'는 '권 군이 검정고시 합격 못하면 야쿠자가 저의 어머니 죽일 거래요'라는 황당한 문자를 이 씨에게 보내기도 했다. 이 문자에 극도로 불안해진 이 씨, 권 군에 대한 폭행이 늘어갔고 결국 권 군을 숨지게 했다.

대법원은 지난 2014년 9월, 권 군을 사망에 이르게 한 이 씨에게 징역 7년, 이 씨의 친구 김 씨에게 징역 2년을, 김 씨의 남자친구 안모 씨(30)에게 각각 징역 8월을 선고했다.

home 박민정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