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드들강 여고생 살인사건' 6개월전 여간호사 변사 발생

2015-05-27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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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 나주 드들강 여고생 살인사건 편 / SBS

[지난 16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 나주 드들강 여고생 살인사건 편 / SBS '그것이 알고싶다']

(나주=뉴스1) 윤용민 기자 = 지난 2000년 전남 나주시 드들강 여고생 살인사건이 발생하기 6개월 전, 승용차로 20분 거리에 떨어져 있는 만봉천에서도 비슷한 유형의 여 간호사 변사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당시 사인을 '불명'으로 결론났으며 현재로선 재수사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유족들은 드들강 여고생 살인사건과 동일범의 소행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27일 전남 나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2000년 8월 18일 저녁 무렵 나주시 봉황면 만봉천 인근 마을에 사는 간호사였던 이모(당시 22세·여)씨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집에서 가족들과 저녁 식사를 하던 도중 어머니와 부부 싸움을 하는 아버지를 달래기 위해 밖으로 데리고 나간 후 돌아오지 않았다.

아버지는 경찰수사 과정에서 "함께 집 앞 공터로 나온 딸이 '왜 엄마를 때리냐. 아빠 나쁘다'고 얘기를 하길래 '너 집에 가라'고 했더니 딸이 화가 나 집으로 갔다"고 진술했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인 8월 25일 집에서 도보로 20분 거리에 떨어져 있는 만봉천 일대에서 이씨의 싸늘한 주검이 발견됐다. 이씨는 발견 당시 속옷까지 모두 벌거벗겨진 상태로 저수지에 빠져 숨져 있었다.

경찰은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지만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져 들었다. 한 여름인 8월에 사건이 발생한 탓에 발견 당시 이씨의 사체는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부패돼 있었다. 부검을 실시했지만 사인조차 나오지 않았다.

뚜렷한 용의자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자살이나 실족사의 가능성도 낮은 상태였다. 결국 이 사건은 15년째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로 남았다.

그후 이씨의 가족과 지인은 뉴스1이 <5월20일자>로 단독 보도한 '나주판 살인의 추억-드들강 여고생 살인사건'을 보고, 이씨의 죽음에 강력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씨의 남동생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최근 뉴스1의 보도와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나온 '드들강 여고생 살인사건'을 보고 누나의 사망사건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며 "당시 경찰은 누나가 자살했을 수도 있다고 했는데 절대로 그럴리가 없다. 우울증을 앓거나 특별히 자살할 만한 이유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세상에 자기 팬티까지 벗고 자살하는 사람이 어디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그 사건의 충격으로 우리 가족은 평생 살아온 나주를 떠나게 됐다"며 "두 사건의 범행이 동일범의 소행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연계해 수사해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유족들은 2001년 2월 4일 새벽 나주시 남평읍 드들강 유역에서 여고생 박수연(당시 17세)양이 성폭행 당한 뒤 벌거벗겨져 강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된 이른바 '나주 드들강 여고생 살인사건'과 유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근거로 ▲사체가 벌거 벗겨진채 물에 빠져 있었고 ▲또 현장에서는 그 어떤 유류품도 발견되지 않은 점 ▲같은 나주에서 6개월새 발생한 점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수사 기록을 검토해본 결과 이씨가 자살했을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결국 사인은 불명으로 처리됐다"며 "지금에 와서 두 사건을 연계해 수사하기에는 연결고리가 약해 보인다"며 재수사 가능성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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