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메르스 감염 첫 희생자 아들 추정 글

2015-06-04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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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첫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망자 A씨(57·여) 아들로 추정되는 이가 S

[페이스북]

첫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망자 A씨(57·여) 아들로 추정되는 이가 SNS에 올린 글이다.

이 글은 지난 3일 오후부터 SNS에 '메르스 첫 희생자분 아들 페이스북'이라는 제목으로 확산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일 급성호흡기부전으로 숨진 A씨에 대해 유전자 검사를 한 결과 메르스 양성 판정이 나왔다고 2일 밝혔다.

A씨는 메르스 첫 환자이자 '슈퍼 감염자'로 불리는 B(68)씨가 지난달 15~17일 머문 경기도 평택 ㄱ병원에 입원해있던 환자다.

A씨 아들로 추정되는 이는 이 글을 통해 ㄱ병원 입원부터 A씨가 사망한 당시까지의 과정을 글로 써내려갔다.

글쓴이는 "뉴스와 다른 것은 저희 어머님은 ㄱ병원에 감기 증상으로 입원하셨다가 5월 11일쯤 퇴원했다. 그러므로 15일에서 17일 사이 1차 감염자와 접촉했다는 사실은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또 "뉴스에서 직접 접촉했다고 하는데 결과적으로는 다른 사실이다. 어머니가 ㄱ 병원에 있을 당시 병원 측에서는 메르스감염자가 있다는 사실을 공고하지 않았고 같은 층에 있다는 사실도 말해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글쓴이는 A씨가 사망한 당일인 "1일 오전 면회를 갔더니 (A씨가) 격리 조치 돼 있길래 물으니 (ㄴ 병원 측은) 메르스 감염 의심 환자여서 격리조치를 했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후 글쓴이는 A씨와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글쓴이에 따르면 ㄴ 병원 측은 당시 어머니의 상태에 대해 "점점 좋아지고 있다 다음주부터 일반실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일 A씨는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이날 병원에서 질병관리센터 담당자를 처음으로 접했다는 글쓴이는 "당시 질병관리센터 측이 '메르스 의심 환자이니 검사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말해 운명하신 어머니가 7시간 동안 혼자 계셨다"고 전했다. 이후 A씨는 메르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

글쓴이는 정부의 늑장 대응과 병원 측의 태도를 지적했다.

글쓴이는 "병원은 위험한 환자를 다른 병원에 돌리기 바쁘고 정부는 서로 책임 미루기에 바쁘다. 병원과 질병관리본부 모든 책임자에게 묻고 싶다. 이게 최선으로 행동하는 것이냐고"라고 말했다.

지역 보건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신장투석 질환이 있는 A씨는 최초 메르스 환자 B씨와 같이 지난달 10∼18일 ㄱ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퇴원했으나 이후 상태가 악화돼 또 다른 병원으로 갔다가 25일 수원으로 이송되는 중 ㄴ 병원으로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사망한 경기도 ㄴ 병원 관계자는 "사망한 환자가 지난달 25일 평택에서 수원으로 이송되던 중 상태가 위중해져 (우리쪽) 응급실로 내원했다"며 "(우리쪽)병원에서는 지난달 31일 오후 8시쯤 복지부에서 연락이 와서 (의심환자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 돼 바로 환자와 의료진을 격리했다"고 말했다.

복지부에서 의심환자라는 연락이 온 지 18시간 이후인 1일 오후 2시 복지부 역학조사관이 병원에 도착했고 오후 2∼3시 샘플을 채취한 뒤 조사가 진행되는 오후 3시 57분쯤 급성 호흡부전으로 사망했다는 것이 병원 측 설명이다.

복지부는 "A씨를 담당한 주치의가 '사망자의 기저질환이 면역력 약화 및 호흡기 질환의 발병과 관계가 있으며, 메르스 감염 후 임상 경과 악화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home 김도담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