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취재 어떻게 하는게 옳은지 두고 미국 유력지 지상공방

2015-06-26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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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AP통신이 촬영한 평양 외곽 농장의 모습 / 연합뉴스(서울=연합뉴스) 강건택

지난해 10월 AP통신이 촬영한 평양 외곽 농장의 모습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미국의 유력 일간지들이 북한 취재를 어떻게 하는 게 옳은지를 놓고 지상 공방을 벌여 눈길을 끈다.

발단은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유명 사진기자인 데이비드 거튼펠더의 사진을 편집한 '북한에서 보낸 6일'이라는 제목의 온라인 기사였다.

북한 주민들의 일상생활을 담담하게 전한 이 르포 기사가 게재된 지 거의 2주일 만인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신랄한 비판을 퍼부으며 논쟁을 점화시켰다.

브렛 스티븐스 WSJ 논설위원은 '르포가 선전도구가 될 때'라는 논평을 통해 "북한의 일상을 보여주는 듯한 이 사진들은 우리가 여태껏 수많은 소스를 통해 접한 북한의 끔찍한 모습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거튼펠더는 북한 정권을 거의 '정상화'함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그 실체를 잊게 만든다. 그것은 저널리즘이 아니다"라며 "독재 정권은 언제나 멍청한 바보들을 선전선동에 이용한다"고까지 비판했다.

이에 워싱턴포스트(WP)는 24일 애나 파이필드 WP 도쿄지국장의 칼럼을 통해 "권위주의 정권에 대한 어떤 작은 정보라도 전혀 정보가 없는 것보다는 낫다"며 NYT를 대신해 반박에 나섰다.

과거 파이낸셜타임스(FT) 서울 특파원 시절을 포함해 북한을 6차례 현장취재한 파이필드 지국장은 "스티븐스의 논리대로라면 우리는 북한에 대해 아무것도 보도해선 안 된다"며 "기자가 약간의 작은 정보만을 가져오더라도 이는 그 나라와 주민들의 삶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경우 우리는 거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다. 따라서 아무리 작은 정보라도 의미가 있을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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