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하려 스마트폰 135대 빼돌린 부점장

2015-06-30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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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최신형 스마트폰을 빼돌리는 장면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인터넷

매장 최신형 스마트폰을 빼돌리는 장면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인터넷 도박 자금을 마련하려고 일하던 휴대 전화 매장에서 억대에 달하는 규모로 스마트폰을 빼돌린 직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매장에 비치된 최신형 스마트폰을 업자에게 헐값에 팔아넘긴 혐의(절도)로 최모(20)씨를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은 또 최씨로부터 장물인 스마트폰을 시가의 절반 가격에 사들인 혐의(장물취득)로 정모(44)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작년 12월부터 지난 13일까지 자신이 일하던 구로구 오류동의 한 스마트폰 매장에서 최신형 스마트폰 새 제품 135대를 44차례에 걸쳐 빼돌려 정씨 등에게 팔아치운 혐의를 받고 있다. 빼돌린 스마트폰은 시가로 총 1억 2천만원에 달하는 규모다.

조사 결과 최씨는 불법 사설 스포츠 토토 등 인터넷 도박에 빠져 월급을 모두 날리고서 도박 자금을 마련하려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씨는 근무시간이나 퇴근시간 매장 내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창고에 들어가 한 번에 스마트폰 1∼18대를 상의 안에 감춰 나오거나 택배기사에게 전달하는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씨는 삼성전자 갤럭시 S6 엣지, 애플 아이폰6 등 고가의 최신 스마트폰만 골라서 빼돌렸다.

감춰서 들고나온 스마트폰을 장물업자와 사전에 약속한 인근 모텔 화단의 '비밀장소'에 놓아두면, 장물업자가 이를 거둬가고 계좌로 돈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포장도 뜯지 않은 새 스마트폰이 유통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 현장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최씨의 범행 장면을 확인해 검거했다.

6개 스마트폰 매장을 운영하는 김모(34)씨는 젊은 나이지만 성실하게 일하던 최씨를 부점장으로 낙점하고 업무를 맡겼다가 피해를 봤다.

재고관리 등 매장 업무를 모두 최씨에게 맡겼던 김씨는 경찰이 적발하기 전까지 스마트폰을 빼돌린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최씨는 경찰에서 "처음에는 호기심에 인터넷 도박에 손댔다가 한 번 딴 이후로 욕심이 생겨 점점 빠져들게 됐다"며 "돈을 잃고서 '언젠가 한 번은 따겠지'라는 생각으로 도박을 계속하다가 범행하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최씨가 어린 나이에 부점장으로 일하며 한 달에 250만원 가량의 월급을 받다가 도박에 빠져 월급도 모두 잃어 범행까지 저질렀다"며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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