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레이싱걸 퇴출 이어 게임쇼도 복장 규제

2015-07-31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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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에 열린 차이나 조이 행사 때의 쇼모델(ImagineChina DB) / 이하

지난해 7월에 열린 차이나 조이 행사 때의 쇼모델(ImagineChina DB) / 이하 연합뉴스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모터쇼에서 레이싱걸을 퇴출시킨 중국이 이번에는 게임쇼 여성모델들의 선정적인 옷차림을 규제하고 나섰다.

지난 30일부터 내달 1일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차이나조이 2015' 주최 측은 올해는 게임전시 행사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추겠다며 쇼걸의 누드 퍼포먼스나 과다 노출 차림을 전시회에서 퇴출시켰다고 중국 영문일간 차이나데일리가 31일 보도했다.

주최 측은 행사 개막에 앞서 게임쇼 모델의 가슴이 불투명한 물질로 완전히 덮여야 하는 등의 의상에 대한 엄격하고 상세한 규정을 마련했다.

'중국 국제디지털엔터테인먼트 전람회'가 공식 명칭인 '차이나조이'는 올해로 13회째를 맞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게임산업 전시회다.

게이머들과 산업 관계자들에게 최신 게임과 신기술을 소개하는게 전시회의 목적이었으나, 해가 바뀌면서 관객의 눈길을 잡기 위한 여성 모델의 노출 경쟁으로 번지고 게임쇼가 변질됐다는게 주최 측이 보는 시각이다.

복장 규정에 따라 모델들은 또 배꼽이나 엉덩이는 물론 등 부위를 훤히 드러내서는 안 되며 티셔츠를 입더라도 넥 라인(목선)은 가슴보다 최소 10㎝ 위에 있어야 한다. 속옷을 내비치거나 비키니 차림을 하는 것 역시 금지된다.

모델들이 이 규정을 어기면 해당 모델과 소속사에 벌금이 부과된다.

지난 30일 개막한 차이나 조이 2015(ImagineChina DB)

차이나 조이 주최 측은 "쇼걸은 차이나 조이 전시회의 중요한 일부분이지만 이들이 전시회의 본질은 아니다"며 "우리는 전시회의 취지와 목적을 다시 일깨우고 관람객들이 좀 더 많은 게임을 경험해볼 수 있도록 도와줄 의무를 느낀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월 상하이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자동차 전시회인 상하이 모터쇼에서는 레이싱걸 퇴출 방침에 따라 차량 옆에서 선정적 포즈를 취하며 카메라 세례를 받던 여성 모델들이 일자리를 잃기도 했다.

올해 전시회에 세 번째로 참여하는 모델 자오웨(21)는 "이전에 입었던 의상에 비해 엄청나게 보수적"이라며 "모델들로선 이런 엄격한 규정이 진정한 축복이다. 전적으로 새 규정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다 노출은 우리에게도 정말 좋지 않았다"며 과거 행사 때에는 일부 남성 관객들이 바로 앞까지 다가와 모델들의 몸을 훑어보는데만 열중했었다고 털어놓았다.

한편 엄격해진 '드레스 코드'로 인해 모델 에이전시들은 모델들에 대한 보수를 줄였다.

전시회 참가사인 블리자드의 대표 모델인 사오샤오멍(25)은 "올해 행사가 가장 보수가 적은 해가 될 것"이라며 "이전 행사 때에는 대표 모델들은 하루 1천500∼1천800위안(28만∼34만원)을 받았고 최고 몸값의 모델은 2천위안(38만원)까지도 받았는데 올해는 1천500위안이 상한선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규정이 나오기 전 성형수술까지 받으며 행사 참여를 준비해왔던 모델들은 낭패를 봤다.

사오는 "쇼걸들이 큰 행사가 있기 전에 성형수술을 받는 것은 늘 있는 일"이라며 "올해는 차이나 조이 쇼모델을 겨냥한 성형외과 광고를 많이 봤고 단체로 오면 특별 할인해주겠다는 제안도 받았는데 타이밍이 좋지 않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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