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지키는 데 늘 유의" 부산경찰 페북지기 인터뷰

2015-08-13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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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찰' 페이스북 담당자 장재이 경사 / 이하 부산지방경찰청 '약 빤 경찰', '신이

'부산경찰' 페이스북 담당자 장재이 경사 / 이하 부산지방경찰청

'약 빤 경찰', '신이 내린 드립력' 등의 평가를 받으며 SNS 이용자들에게 경찰서 이야기를 친숙하게 전하고

있는 '부산경찰' 페이스북 페이지.

부산경찰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는 13일 현재 22만 7000여 명의 '좋아요'를, 트위터는 4만 6000여 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사건 사고 소식에 분노하는 대중과 소통하고, 때로는 감동 사연으로 시민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던 부산경찰 SNS 홍보 담당자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부산경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트위터, 인스타그램까지 SNS 채널의 모든 포스팅을 담당하는 그는 올해 특별승진대상자로 선정돼 지난 7월 9일 경사로 승진했다.

지난 2011년 12월 순경으로 경찰에 입문해 2013년 7월부터 부산지방경찰청 SNS를 전담하게 됐다는 홍보담당관실 소속 장재이(29) 경사에게 부산경찰 페북지기가 하는 일, SNS 소통법을 들어봤다.

인터뷰 12문 12답이다.

1. '부산경찰 페북지기'로 불리는 장재이 경사가 SNS 담당자가 된 계기와 현 근무 환경에 대해 말해달라

원래 홍보실 소속 직원이었고, 2013년 7월 전임자가 다른 부서로 이동하게 돼 제가 맡게 됐습니다.

출근은 오전 7시, 퇴근은 6시 칼퇴부터 상황에 따라 밤 10시까지 유동적입니다. 주5일 근무이고 당직 대기근무가 있을 시에는 주말에도 근무합니다.

2. 부산지방경찰청 SNS를 운영하는 이들은 각각 어떤 업무를 맞나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트위터, 인스타그램은 제가 전담하고 있으며 UCC나 캠페인을 기획하게 되면 동영상 담당 강대민 경사, 사진 담당 김록수 경사와 협업하게 됩니다.

웹툰은 박은정 경장이 전담하고 있으며 이 외에도 각기 담당 업무가 있는 홍보실 식구들이 머리를 맞대고 있습니다.

부산지방경찰청 홍보담당관실 야유회 사진

3. "부산경찰 페이스북 운영은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아닌가"라는 질문이 많더라. 혹 SNS 홍보나 이쪽 계통을 따로 공부했나

그런 말씀은 부끄럽고 민망합니다. 항상 콘텐츠를 만들 때 어떤 게 거부감이 없을까 어느 선까지가 허용될까. 웃기려다 실수하게 되진 않을까 고민합니다.

딱딱하고 우리 할 말만 하는 공공기관 홍보는 지양하고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만한 콘텐츠를 만들어 내자 이런 식으로 매일같이 고민할 따름입니다.

4. 부산경찰 페북 페이지가 본격적으로 시민과 소통하고 SNS 게시물에 신경 쓰게 된 시점이 언제인가. 또 그 이유가 있다면

처음으로는 '사건드립'으로 부산경찰 페이스북 페이지가 알려졌고 인기를 끌게 됐죠. 전임자가 그 기조를 다져준 바람에 제가 이어받고(2013년 7월)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재미없다는 둥~' 당시에 의견들이 분분했죠.

그 이후에는 이제 재미와 감동이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보자, 그리고 '사건드립' 뿐만 아니라 UCC나 캠페인, 공개수배 등 SNS를 활용해 보자는 생각으로 다양한 것들을 시도해보고 있습니다.

5. 사건·사고 소식을 간단하면서도 재치 있게 전하고 있다. '약 빤 경찰', '신이 내린 드립력' 등 이런 네티즌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또 페이지를 운영하는 자신만의 노하우나 신념이 있다면

솔직히 '약 빤 경찰', '신이 내린 드립력'은 전임자가 받은 평가라고 생각하고 저는 재미있고 읽히기 쉽게, 친근하게 스토리텔링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부산경찰 페이지가 공익적인 성격을 잃지 않는 선에서는 최대한 네티즌들에게 공감과 재미를 드리고자 합니다. 때로는 범죄 예방 정보, 스미싱 보이스피싱 등 신종 범죄 차단, 허위 사실 확산 방지 등 사이버상 치안 안전망을 확보하는 것에 그 목적이 있습니다.

또 사건 공개수배, 치매노인 공개수배 등 SNS 이용자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자연스럽게 경찰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식의 SNS 활용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6. 게시물 선정은 어떻게 하나. 특히나 주의하는 부분이 있다면

정확한 절차, 계획서, 공문 이런 게 없습니다. 매일 출근해서 전날 일어난 사건·사고, 일선 경찰관들이 보내주신 현장 사진들, 혹은 다른 부서에서 홍보 요청 들어온 정책들을 모두 훑어보고 '오늘 이거 올려볼까?' 생각이 들면 포스팅하게 됩니다.

특히 주의하는 부분은 당연히 '선'을 지키는 것이죠. 사건·사고 드립 역시 가·피해자가 특정되는 사건을 가지고 웃자고 올리진 않고, 감동사례 역시 우리 입장에서 치적 홍보같이 느껴지는 건 아무리 고생하고 잘했어도 과감히 포기합니다.

너무 설정샷 같은 것들은 다 제치고 내가 독자 입장에서 '재밌네~ 오 잘했네~' 할 정도의 것들을 소개합니다.

막 '우리 칭찬해주세요' 식이 아닌 '경찰관도 사람이다' 이런 소소한 비하인드 스토리, 예를들면 땀에 쩔은 포돌이, 젖병 물린 경찰 아저씨 이런 내용들을 소개합니다.

7. 댓글 관리는 어떻게 하나. 또 SNS 이용자들이 하지 말았으면 하는 행동이나 댓글이 있다면

댓글은 꼭 필요한 질문 외에는 일일이 답을 하진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 경찰 페북이라 악의적인 댓글이나 그런 게 막 달리진 않습니다. 그리고 사실 일일이 제약을 두고 싶진 않습니다. 자유롭게 소통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무조건 적인 '짭새', '견찰' 등 이런 댓글엔 상처받는 게 사실이죠.

8. 댓글이나 메시지로 긴급한 민원을 접했을 때 대처 방법은?

댓글이나 메시지로 오는 수사문의 이런 것들은 사실 확답해드릴 수가 없어요. 관련 부서에 답을 얻어 소개를 해드리거나 가까운 경찰서 민원실을 안내해드리고 있고, 분실물, 애견 이런 내용 역시 게재해드리지 못합니다. 역시 경찰민원포탈 같은 사이트를 안내해드리게 됩니다.

9. SNS 소통으로 해결된 사건 사례가 있다면

치매 노인 실종 수배, 공개사건 수배 등은 많은 분께서 좋아요와 공유 등으로 신속히 전파해주십니다.

해운대에서 실종된 할머니를 하루가 지나도 찾지 못해 SNS에 올렸는데 2시간 만에 제보가 들어와서 찾았던 사례도 있고, 카카오스토리를 보고 비슷한 인상착의 용의자를 제보해주셔서 범인을 검거한 적도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죠.

10. 장재이 경사가 생각하는 '부산경찰' SNS가 화제가 되는 이유, 차별점은?

시민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나누려고 굉장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차별점이라고 할 건 딱히 없는 것 같습니다. 그냥 꾸미지 않고 진정성 있게 공감대를 얻으려는 끊임 없는 노력...?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는 콘텐츠를 계속해서 만들어내려는 점. 아무튼 이젠 대부분의 기업 기관들 SNS가 다 재미있고 잘하시더라고요...

스토리를 기획하고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아 제작된 결과물을 소개하기 전날 밤에는 잠을 못 잘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는데, 앞으로도 계속해서 부산경찰만의 재미있는 콘텐츠를 위해 고민할 겁니다.

11. 지금까지 부산경찰이 SNS 활동으로 받은 상을 모두 알려달라

지난해 대한민국 SNS 대상 공공기관 부문 대상, 소셜미디어대상 공공기관 부문 대상, 올해의 광고상 '스마트광고상' 을 수상했습니다.

12. 경사 특별승진에 대한 소감과 '초고속 승진'이라는 타이틀에 대해

천편일률적인 말이지만, 더 잘하라는 뜻으로 알겠고 함께하는 식구들에게 항상 보답하는 마음으로 일할 것입니다.

일선에서 고생하는 경찰이야기를 어떻게 하면 잘 소개할까, 어떻게 하면 재미없는 공공기관 홍보에 관심이 가게 할까 끊임없이 고민하고 결과물로 보여드릴 생각입니다.

발로 뛰고, 현장에서 고생하는 분들이 대다수입니다. 하지만 경찰이 하는 일은 그게 다는 아니라는 걸 알아주시는 분들이 계시기에 나름의 노력을 계속해서 이어갈 것입니다.

그간 SNS 이용자들에게 가장 인기있었던 게시물과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감동 사연을 물었다. 부산경찰 '페북지기 초이스'다.

"지난해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 못 하던 치매에 걸린 할머니가 딸이 출산했다는 사실만을 기억한 채 미역국과 반찬을 보따리에 싸들고 거리를 헤맸던 것을 경찰이 찾아준 사례가 있었습니다. 많은 분이 포스팅을 접하고 눈물을 흘렸어요. 당시 포스팅에서 경찰관이 7시간에 걸쳐 수색했다는 것은 굳이 이야기하지 않았어도 시민분들께서 직접 지구대에 전화 걸어 고생 많으셨다 인사 말씀 해주시고, 아이와 할머니에게 전달해 달라고 기저귀, 라면 등을 보내주시고 했던 부분이 많이 기억 남습니다"

남루한 행색의 할머니 한 분이 보따리 두 개를 들고 거리를 헤맵니다.'한 시간 째 왔다갔다. . 할머니 좀 이상해요'신고를 받고 출동한 서부 아미파출소 경찰관들이 이것저것 여쭤보니 우리 딸이 애를 낳고 병원에...

Posted by 부산경찰 on 2014년 9월 16일 화요일
home 김도담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