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원 생닭, 튀기면 2만원 치킨값 올린 '아이돌 마케팅'

2015-08-28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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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리에 머물고 있는 생닭값과 달리국내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잇따라 가격을 올리고 있다.

제자리에 머물고 있는 생닭값과 달리국내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잇따라 가격을 올리고 있다. / 이하 뉴스1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생닭값이 수년째 제자리에 머물고 있지만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잇따라 제품 가격을 올리고 있다.

1500원 수준(산지 1.6Kg 기준)의 생닭으로 만든 치킨값이 2만원선 가까이 치솟으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졌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는 이를 비난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또 양계농가들까지 치킨 프랜차이즈의 가격 정책을 비난하고 나선 상태다.

반면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생닭값이 내려도 매장 임대료와 인건비, 신메뉴 개발 비용 등을 내세워 자신들이 책정한 가격이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매장 인테리어부터 소비자의 관심을 끌 수 있을만한 신메뉴를 내놓기까지 적잖은 비용이 소요된다는 설명이지만 대다수의 업체는 영업비밀을 이유로 생산 원가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1만1000원 수준었던 프라이드 치킨 가격은 10년 새 1만5000~1만9000원 수준까지 상승했다

27일 통계청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5년 이후 10년간 치킨값의 상승률은 34%에 달한다.

최근 수년째 생닭 가격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만 배불리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양계협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육계 가격과 치킨 가격 추이 비교 결과 10년전 닭 가격은 1kg당 1242원으로 1500원인 현재와 큰 차이가 없다.

반면 평균 1만1000원 수준었던 프라이드 치킨 가격은 같은 기간 1만5000~1만9000원 수준까지 상승했다.

특히 국내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가 판매중인 제품의 최고 가격은 2만원에 육박한다.

네네치킨과 BHC가 최고 1만9000원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교촌치킨의 교촌허니콤보의 경우 1만8000원 수준이다.

단일메뉴가 아닐 경우 가격은 2만원을 넘어선다. 네네치킨의 경우 스노윙치즈+쇼킹핫 순살 메뉴가 2만1000원으로 책정돼 있으며 스노윙치즈+양념 순살 세트가 2만원이다.

대한 양계협회 조사에 따르면 치킨 가격에서 닭값은 약 20%를 차지하고 있지만 지난 10년간 치킨값은 40%가까이 늘었다.

문제는 치킨 가격이 고공행진할 경우 구조적으로 값이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값을 올리기 위해 농가마다 사육두수를 줄일 수밖에 없기 때문인데 이 경우 생닭과 치킨값이 모두 상승하게 된다.

결국 치킨 가격이 내려가야 소비량이 늘어나고 원료인 생닭의 소비가 늘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양계협회측은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대형 치킨프랜차이즈 제품 가격에 대해 문제를 제시했지만 전혀 반응이 없다"고 설명했다.

◇아이돌 마케팅, 치킨 가격 인상 주범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치솟는 치킨값을 각종 마케팅 비용에 따른 것으로 떠넘기고 있다.

스타마케팅, 신메뉴 개발, 주요 상권 입점 임대료, 양념 재료비용 등의 각각의 비용이 최종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업체들은 원재료 비용 공개를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BBQ의 경우 걸그룹 미쓰에이의 수지와 배우 이종석을 모델로 쓰고 있으며 교촌치킨은 배우 이민호를 모델로 하고 있다.

또 네네치킨은 개그맨 MC 유재석, 굽네치킨은 배우 강소라와 서강준, 멕시카나는 가수 아이유를 모델로 각각 쓰고 있다.

특히 BBQ의 경우 지난해 광고선전 비용은 매출액 1912억원의 6% 수준인 115억원에 달한다.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스타 마케팅 경쟁을 펼치면서 금액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때 '치느님'이라는 신조어까지 발생할 정도로 SNS 상에서 인기를 끌었던 치킨은 반대로 비난의 화살을 직격으로 맞고 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연일 치킨값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게시물이 게재되고 있으며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도 과도한 가격을 지적하는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하지만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여전히 각종 부대비용에 따른 적절한 가격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한 대형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영업비밀이 포함된 만큼 원가공개를 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며 "생닭값이 변하지 않는 것은 맞지만 매년 오르는 인건비와 매장 임대료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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