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금융서비스 '8퍼센트' 실제로 투자해보니

2015-09-0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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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8퍼센트 페이스북 이용자라면 한 번쯤 이 광고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예금보다 8

이하 8퍼센트

페이스북 이용자라면 한 번쯤 이 광고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예금보다 8퍼센트' '저금리 시대의 전국민의 재테크 대안 8퍼센트'.

필자도 여러 번 봤다. 한 번 클릭하니 구글에 가도 네이버에 가도 보였다. 평소에는 광고에 대한 반감으로 클릭하지 않았겠지만 연수익 8%를 얻을 수 있다니 호기심이 생겼다. 요즘 1%를 웃도는 정기적금 금리에 비하면 어마어마해 보였기 때문이다.

고민하던 끝에 8퍼센트에 10만원을 투자해보기로 했다.

8퍼센트는 'P2P금융서비스'다. 대출자와 투자자를 직접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개인이나 소상공인이 대출을 신청하면 8퍼센트가 엄격한 심사를 거쳐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투자자들은 8퍼센트가 제공하는 재무 정보와 사업 전망 등을 고려해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

대출금리는 8~10%로 제 1금융권보다 높지만 제 2금융권보다 낮다. 때문에 제 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사회초년생, 개인사업자 등이 많이 이용한다. 다소 위험 부담이 있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어 매력적이다.

8월28일 오전 10시, '패스트파이브3차' 딜만이 남아 있었다. 아쉽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패스트파이브는 사무공간을 기업들에게 임대해주는 스타트업이다. 최근 8퍼센트로 2호점을 여는 데 필요한 자금 2억원을 20분 만에 모은 이력이 있다. 이번 딜도 투자자 모집이 시작된 지 겨우 이틀이 지났지만 2억8000만원이 넘는 금액이 모인 상태였다.

패스트파이브는 9월 초 문을 여는 3호점 보증금을 위해 3억원을 대출 신청한 상태였다.

대출 금리는 6%로 다른 상품에 비해 낮았다. 대출 기간은 24개월로 6개월 거치 후 18개월간 원리금균등상환한다고 적혀 있었다(6개월간은 매달 300~800원의 이자만 받는다. 이 기간이 지나면 나머지 18개월 동안 매달 5700원 정도의 이자를 얻는다).

8퍼센트가 내린 등급은 A1이었다. 8퍼센트는 NICE신용정보, SNS정보 등을 이용해 신용등급을 자체 평가한다. A1은 가장 높은 등급이다.

사업 현황을 봤다. 지난 4월 오픈한 1호점은 한 달 만에 전 사무실이 매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수많은 기업들이 대기 리스트에 이름을 올려두고 자리가 나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설명이 적혀 있었다. 이 설명을 믿을 수 있을까? 기업이 그럴듯하게 포장했을 가능성은 없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눈으로 직접 보지 못한 게 아쉬웠지만 일단 믿기로 했다.

10만원을 투자해보기로 했다.

투자는 10, 30, 50, 100만원 단위로 가능했다. 페이스북으로 로그인한 후 주소와 휴대폰 번호, 입금 은행, 계좌번호를 적었다. 이어 투자 위험 안내 사항에 체크를 한 뒤 '투자하기' 버튼을 클릭했다.

마지막으로 8퍼센트 계좌번호로 10만원을 입금하자 투자가 완료됐다.

실제로 해보니 쉽고 빠르고 재미있었다.

20여분 만에 투자가 완료됐다. 8퍼센트가 홍보하는 것처럼 점심시간에 시간을 내어 충분히 투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또 이자 수익 외에 기업이 제공하는 스페셜 리워드도 꽤 쏠쏠하게 느껴졌다. 10만원을 투자해 강연초대권(3개월)을 받게 됐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있었다.

1. 실제 수익률이 표시된 것의 절반에 불과했다.

이자소득에서 27.5%가 세금으로 원천징수되기 때문이다. 6%로 표시돼 있었지만 실제 수익률은 연 3.11% 정도였다. (홈페이지에서는 세후 실입금액을 따로 명시하고 있다.)

2. 8퍼센트가 1년이 채 되지 않은 스타트업이라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

8퍼센트는 부도율이 0%라고 홍보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대출이 1년 이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부도율이 얼마나 높아질지 알 수 없었다. 또 지금까지 부도가 발생하지 않아 8퍼센트가 이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지 불확실했다.

3. 위험한 금융거래, 하지만 지나치게 단순화된 정보만이 주어졌다.

개인 대출자의 경우, 익명으로 정보가 공개된다. 투자자는 3~4줄 정도의 심사총론과 간략한 소득 정보, 기존 대출 정보, 신용 등급 정보만을 보고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 또 소상공인의 경우에도 자산 6억8000만원, 부채 1억2000만원 등 재무 정보가 요약된 형태로만 주어져, 불안감이 남았다.

그럼에도 한 번 투자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정기적금 금리가 1%대 머무는 등 이만한 투자 상품을 찾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여러 딜에 분산 투자를 하면서 크게 욕심을 갖지 않는다면 꽤 괜찮은 재테크 수단이 될 것으로 판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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