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파크 몰카' 남녀, 해외도피 공모했었다

2015-08-2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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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뉴스1 (용인=뉴스1) 최대호 ,김평석 기자 = '워터파크 몰카' 동영상 촬영을 지시

이하 뉴스1

(용인=뉴스1) 최대호 ,김평석 기자 = '워터파크 몰카' 동영상 촬영을 지시했던 30대 남성은 촬영 여성을 상대로 가명을 사용하고 서로 통화한 연락처를 곧바로 삭제토록 하는 등 치밀한 계획하에 범행했다.

이들은 특히 몰카 동영상 사건이 언론에 의해 알려지자 광주에서 하룻밤을 같이 보내며 대만이나 호주로의 도피를 공모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몰카 동영상 촬영을 사주한 강모(33)씨와 강씨의 사주를 받고 동영상을 촬영한 최모(26·여)씨를 상대로 유포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7~8월 국내 워터파크 3곳과 야외수영장 1곳 등 4곳의 여성 샤워장에서 여성들의 신체를 찍도록 사주하고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강씨는 치밀한 계획하에 범행을 주도했고 최씨는 돈 때문에 범행에 가담했다.

경찰이 밝힌 이들의 진술 내용을 종합하면 수년간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던 강씨는 지난해 7월 채팅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난 최씨에게 워터파크 몰카 동영상 촬영을 제안했다. 강씨는 1회 촬영시마다 100만원을 주겠다고 했다.

강씨는 당시 자신의 본명을 최씨에게 알려주지 않았다. 다만 자신을 '미스터 K'라고 소개했다. 범행이 발각됐을 경우를 우려했던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실제 최씨는 경찰에 검거된 이후에도 그의 실명을 모른 채 'K오빠'로 지칭했다.

유흥업소를 다니다 그만둔 뒤 별다른 직업이 없었던 최씨는 강씨의 제의를 거절하지 못하고 범행을 공모했다.

강씨는 범행을 위해 처음에 안경형 몰래카메라를 구입했으나 최씨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자 인천에서 40만원을 주고 휴대폰 케이스 몰카를 구입, 최씨에게 건넸다. 몰카는 휴대전화 케이스 상단 측면에 카메라가 부착된 것으로 대만제였다.

최씨는 여자 샤워장에 들어가 비누거치대 등에 몰래카메라를 올려놓는 방식으로 샤워중인 여성들을 촬영했다.

촬영을 마친 최씨는 워터파크 내에서 기다리고 있는 강씨에게 몰카와 함께 촬영된 영상을 건넸고 강씨는 그 대가로 최씨에게 돈을 지급했다.

이 과정에서 강씨는 최씨 집에 함께 가 동영상이 잘 촬영됐는지를 확인하기도 했다.

강씨는 이후 최씨에게 서로 통화했던 내역을 모두 지울 것을 지시했다. 최씨 휴대전화에서 자신의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였다. 또 만일에 있을 추적을 피하기 위해 동영상에 표기된 날짜를 '2016년 8월' 등으로 변경했다.

강씨와 최씨는 이같은 방법으로 수도권 워터파크 2곳과, 강원도 워터파크 1곳, 서울의 한 야외수영장 등지에서 모두 4차례에 걸쳐 범행했다. 동영상 분량만 185분에 달했다.

이 범행으로 최씨가 받은 돈은 회당 30만~60만원씩 총 200만원이었다.

동영상의 존재가 언론에 보도된 후에는 서울에 있던 최씨가 고향인 전남 곡성으로 가던 중 광주에 있는 강씨와 만나 하루를 함께 보냈다.

당시 강씨는 최씨에게 대만 또는 호주로 도피하도록 지시했으나 최씨가 이를 거부했다.

최씨는 범행사실을 대부분 자백했고 27일 오후 경찰에 구속됐다. 같은 시각 강씨는 전남 장성에서 체포돼 용인동부경찰서로 압송 중이었다.

압송된 강씨는 동영상 촬영 사주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소장하기위해 촬영을 부탁했고 4~5개월 전에 동영상이 인터넷에 유포된 것을 알고 그간 보관했던 외장하드와 몰래카메라를 복원이 되지 않도록 조각낸 뒤 버렸다"고 진술했다.

강씨는 또 "누구의 사주를 받은 바도 없고 호기심에 한 일"이라며 "중고로 판매한 노트북에서 유출됐거나 해킹을 당해 유출됐을 것"이라며 유포 혐의를 부인했다.

강씨는 26일 이미 변호사를 선임했으며 검거 당시 변호사 차량으로 이동 중이었다.

경찰은 강씨에 대한 구속영장과 광주시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또 강씨가 동영상을 직접 유포했거나 최초 유포자에게 건넨 것으로 보고 여죄를 캐는 한편 동영상을 재유포한 것으로 확인된 IP 40여개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수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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